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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곰소소금, 서울 사이버오로 꺾고 8승 1위 복귀

등록일 2019.08.06

8월 6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12라운드 2경기, 김효정 감독의 <부안 곰소소금>과 문도원 감독의 <서울 사이버오로>의 1~3대국이 속개됐다. 두 팀은 전반기 5라운드 3경기에서 만나 <부안 곰소소금>이 3-0으로 승리했다.

당시 에이스 최정이 빠지긴 했지만 3-0이라는 전적은 <서울 사이버오로>가 <부안 곰소소금>과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심에는 강다정-이유진의 천적관계(이유진 대 강다정전 6연승)가 있다. 최정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꿋꿋하게 2주전 이상의 역할로 팀을 이끌어온 강다정이 <부안 곰소소금>의 이유진만 만나면 무기력하게 무너진다. 이번 경기(앞쪽이 서울 사이버오로) 장고대국 차주혜(흑, 2승 6패)-허서현(백, 5승 6패), 속기1국 강다정(백, 7승 4패)-이유진(흑, 2승 5패), 속기2국 최정(흑, 7승 무패)-오유진(백, 7승 2패)의 대진 오더를 보면 최정이 가세한 만큼 <서울 사이버오로>가 좋을 것 같지만 바둑이 멘탈의 영향이 큰 승부임을 생각하면 <부안 곰소소금>이 유리하다.

바둑TV 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홍성지)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1주전의 맞대결 최정과 유진의 속기2국인데 관전자들이 꼽은 승부판은 강다정-이유진의 속기1국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경기는 멘탈의 영향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 승부였다. 최정-오유진의 대국은 한국 여자바둑랭킹 1, 2의 대결이지만 상대전적을 보면 최정이 16승 2패로 압도하고 있고 여자바둑리그에서도 5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기록을 거스르지 못했다. 대국초반은 오유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최정의 행마가 뭔가 경직된 느낌이었는데 오유진이 그런 기분 좋은 흐름을 종반까지 이끌고 가지 못했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오유진답지 않은 위축된 수들이 몇 차례 놓이는 사이 최정이 단숨에 따라붙어 형세를 뒤집었고 이후는 최정의 독주. 실리의 격차를 벌리면서 여유 있게 승세를 굳혔다. 비세를 의식한 오유진이 좌변 백 일단을 버리면서 하변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흑 대마를 잡으러가는 극약처방의 승부수를 띄웠으나 흑 대마가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가면서 승부도 끝이 났다. 승리한 최정은 8승 무패로 다승 1위로 뛰어올랐다.

<서울 사이버오로>의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전반기와 비교해 최정이 가세한 딱 그만큼만 좋아졌다.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이어진 강다정-이유진의 대결에서 강다정은 천적의 먹이사슬 관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설진이 시선을 돌렸을 때는 이미 만회할 수 없는 격차로 이유진이 앞서 있었고 그 차이는 종반으로 갈수록 더 커졌다. 이유진이 대 강다정전 7연승을 기록하며 승리, 장고대국으로 승부결과를 넘겼지만 사실상 팀의 승부는 여기서 결정이 됐다.

차주혜(흑)-허서현(백)의 장고대국 역시 전반기의 리턴매치였는데 허서현이 전반기의 승리를 재현하며 팀의 승리도 결정했다. 차주혜는 대국초반 침착한 반면운영으로 전국을 리드했으나 중반으로 접어들어 중앙 백 일단을 향한 공격이 실패하면서 빠르게 무너졌다. 각각 우변과 하변에 큰 세력을 구축해 단순하게 갈라진 국면의 경계가 결정되고 집의 윤곽이 확실해지면서 승부도 끝이 났다. 승리한 <부안 곰소소금>은 가장 먼저 8승 고지에 오르며 1위로 복귀했고 패한 <서울 사이버오로>는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1~4위 팀이 승차 없이 물고 물리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어 최종라운드에 접어들어야 우승팀이 드러날 것 같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장고대국 허서현-차주혜의 돌 가리기. <서울 사이버오로>의 선공이다.


▲ 전반기 5라운드 3경기에선 <부안 곰소소금>이 3-0으로 <서울 사이버오로>를 압도했다.


▲ 김동면 심판위원의 대국 개시 선언.


▲ 전반기의 리턴매치 장고대국. 그때는 허서현이 승리했다.


▲ 속기1국도 전반기의 리턴매치인데 강다정-이유진은 심각한 천적관계다. 이유진이 6연승 중.


▲ 1주전의 격돌, 한국여자바둑 랭킹 1, 2위의 대결인데 상대전적은 16승 2패로 최정이 압도하고 있다.


▲ 초반 포석시기는 오유진이 나쁘지 않았다. 이 대국 결과는 이전과 달라질까?


▲ 오유진이 주춤거리는 사이 순식간에 따라붙어 형세를 뒤집은 최정. 군형감각도 발군이다.


▲ 평소와 다른,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 같은 반면운영을 보인 오유진은 멘탈강화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세계여자바둑의 원톱' 최정. 형세가 좋으면 그대로 밀어붙이고 불리하면 침착하게 따라붙어 뒤집는다. 리그 8승 무패의 위엄.


▲ 동문수학한 절친이라면서 너무한다 진짜! 병아리 때 쫓기면 장닭 돼도 쫓긴다던데 그런 관계였나?


▲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팀이 꼭 필요할 때 승리를 안겨주는 이유진.


▲ 허서현도 전반기의 승리를 재현하며 6승 6패, 50%의 승률을 기록했다.


▲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차분해진 차주혜는 특유의 패기도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다. 프로는 기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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