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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칠십리, 여수 거북선 2-1로 꺾고 7승, 2위로 껑충

등록일 2019.08.01

8월 1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 4경기 이지현 감독의 <제주 서귀포칠십리>와 이현욱 감독의 <여수 거북선>의 대결이 속개됐다. 두 팀은 전반기 4라운드 1경기에서 만나 <서귀포 칠십리>가 3-0으로 이겼다. 자리이동이 있지만 오정아-이영주, 조승아-김다영은 전반기에 이은 리턴매치. 당시 장고대국에서 김수진과 겨룬 김은선이 빠지고 김상인이 그 자리를 채웠는데 이번 경기(앞쪽이 서귀포 칠십리) 장고대국 조승아(백, 7승 3패)-김다영(백, 3승 5패), 속기1국 오정아(흑, 5승 4패)-이영주(백, 4승 5패), 속기2국 김수진(백, 5승 2패)-김상인(흑, 1승 4패)의 대진오더 역시 좋아 보이진 않는다.

바둑TV 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백홍석)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오정아-이영주의 속기1국. 대국 전 관전자들의 예상은 오정아의 여유 있는 승리였다. 총체적 전력, 랭킹에서도 앞서지만 무엇보다 상대전적에서 7승 2패로 압도하고 있는 데다 오정아가 6연승 중이었기 때문인데 실제 대국은 만만치 않았다. 초반 포석은 이영주가 기분 좋은 흐름. 우상 쪽에서 백 일단을 차단해간 흑의 요석 석 점이 떨어져나가서는 때 이른 흑의 비세. 이후 전개에서도 백이 흑의 무리한 행마를 적절하게 추궁하며 앞서 나갔는데 형세불리를 의식한 흑이 중앙 백을 크게 공격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백이 중앙 흑 세력을 헤집으며 살아서는 흑의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오정아는 그냥 포기하지 않았다. 실로 눈부신 추격전. 종반 끝내기는 거의 오정아가 독주하듯 맹렬한 속도로 차이를 좁혀갔다. 반집을 다투는 미세한 형세까지 따라붙었고 이영주의 마무리가 느슨해진 틈을 타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는데 작은 끝내기만 남겨진 상황에서 하변을 보강하지 않고 상변 백의 연결을 차단한 수가 치명적인 패착이 됐다. 하변 흑 일단이 차단돼 가일수를 하고 사는 형태가 돼서는 재역전. 최선을 다한 끝내기로 버텼으나 결국, 반집이 부족했다. 이영주는 이 승리로 대 오정아전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그동안 꿋꿋하게 1주전의 역할을 해왔던 오정아는 9라운드 2경기에서 이민진(서울 EDGC)에게 도저히 질 수 없는 바둑을 패한 뒤 승부리듬이 크게 흩어진 것으로 보인다. 10라운드에서도 이도현(서울 부광약품)에게 역전패했고 이 경기까지 3연패. 데미지를 털어내고 심기일전하는 정신의 재무장이 필요할 것 같다.

속기1국이 종반의 미세한 끝내기로 늘어지는 사이 김수진-김상인의 속기2국이 먼저 끝났다. 이 대국은 <서귀포 칠십리>의 강점이 드러난 한 판. ‘오정아가 지면 김수진이 이긴다. <서귀포 칠십리>는 빈틈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강력한 히든카드 김수진은 김상인을 꺾고 개인 6승 2패를 기록하며 팀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장고대국 조승아-김다영의 대결에선 중앙에 대초원을 건설한 조승아가 승리했다. 종반까지 미세한 살얼음판의 승부였는데 중앙 차단의 위기에서 멋진 방어수단으로 오히려 이득을 취하면서 살고 상변 끝내기에서도 김다영의 실수를 찔러, 잡힌 돌을 살려내면서 거꾸로 흑 한 점을 잡는 정교한 수읽기를 뽐내며 승부를 끝냈다. 팀의 승리를 결정하며 8승을 기록, 개인 다승1위에 우뚝 섰다. 승리한 <서귀포 칠십리>는 2위로 뛰어올랐고 패한 <여수 거북선>은 <서울 부광약품>과 자리바꿈하며 8위로 내려앉았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얼굴도 보여주고 동작도 천천히, 카메라는 이런 예쁜(?) 돌 가리기를 좋아합니다.


▲ 바둑애호가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명승부를 시청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습니다.


▲ 바둑티비 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백홍석). 아, 진짜로 실물이 오백만 배는 낫다니깐요.


▲ 벽시계야, 빨리빨리 달려라. 김선호 심판위원.


▲ 김다영(흑)-조승아(백)의 장고대국은 전반기의 리턴매치. 전반기에선 조승아가 이겼는데 이번엔?


▲ 이영주(백)-오정아(흑)의 속기1국도 리턴매치. 이영주는 대 오정아전 2승 7패의 극복이 관건.


▲ 김수진(백)-김상인(흑)의 속기2국. <여수 거북선>의 부활은 김상인의 손에 달렸다.


▲ 초중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영주가 기분 좋은 흐름으로 전국을 이끌고 있다.


▲ 속기1국이 엎치락뒤치락 종반전에서 박빙의 혈투로 늘어지는 사이 속기2국이 먼저 끝났다. 김수진 승리.


▲ <서귀포 칠십리>의 약진은 김수진의 역할이 크다. 개인전적 6승 2패로 1주전이나 다름없는 맹활약.


▲ 이영주가 드디어 대 오정아전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팀의 영패를 막는 반집의 분전이었다.


▲ 오정아는 9라운드 2경기에서 이민진에게 도저히 질수 없는 바둑을 패한 후유증이 큰 것 같다. 이후 3연패. 정신재무장의 심기일전이 필요하다.


▲ 김다영이 못 둔게 아니라 조승아가 잘 뒀다. 중앙의 위기에서, 우상귀의 끝내기에서 해설진도 감탄할 만큼 정교한 수읽기를 보여줬다.


▲ <서귀포 칠십리>를 2위로 끌어올리고 개인전적 다승1위로 우뚝 올라선 조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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