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백합배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팀, 대진운은 좋다
10월 9일 저녁 제4회 ‘MLILY몽백합 0압력매트릭스배‘(이하 몽백합배) 세계바둑대회 본선 개막식이 중국 베이징 런웨이호텔에서 거행됐다.
기존에 ‘MLILY몽백합배’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치렀는데, 가구회사에서 신제품이 나오면서 대회 이름을 조금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농심신라면배와 같이 대회 이름을 통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중국에서 주최하는 세계대회는 보통 2년에 한번 열린다. 몽백합배는 봄에 예선을, 여름에 본선을 치른 뒤 결승전은 이듬해 신년초에 진행해왔다. 올해는 다른 대회가 많아서 본선을 가을에 치르게 됐다.
1회 대회 때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16강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8강 자리를 전부 중국기사들에게 내주는 수모를 당했었다. 절치부심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2회 대회 때 4강 중 3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우승은 결국 중국의 커제 9단에게 내주고 말았다. 특히 2:2의 상황에서 이세돌 9단이 최종 5국에서 반집 패배를 당한 일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한판 승부였다.
▲ 2018년 1월에 진행된 3회 대회 결승전. 오래간만에 우리나라 선수들 간의 결승전으로 왼쪽이 박영훈 9단, 오른쪽이 박정환 9단.
그리고 지난 3회 몽백합배에서는 8강에 박정환 9단과 박영훈 9단 2명의 선수만 올라갔었는데, 이후 중국선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형제대결을 펼치는 기분 좋은 결과를 낳았다. 우승은 박정환 9단, 준우승은 박영훈 9단으로 지난 6월에 열렸던 춘란배 결승과 같다.
▲ 3회 대회 우승 후 박정환 9단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번 제4회 대회의 오픈 예선 대회는 지난 봄에 열렸다. 44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대결한 결과 한국이 4장, 중국이 40장의 본선행 티켓을 차지했다.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그 결과 이번 본선 64강에는 중국 기사 46명 (국가 시드 5명, 예선 통과자 40명, 주최사 추천 1명), 한국 기사 9명 (전기 시드 2명, 국가 시드 3명, 예선 통과자 4명), 일본 4명 (국가 시드 3명, 주최사 추천 1명), 대만 1명, 유럽 2명, 미국 2명이 출전한다.
9일 열린 개막식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당연히 선수들의 대진 추첨식. 다른 대회와 달리 몽백합배는 본선 64강 추첨을 할 때 국가별 안배를 하지 않고 무작위 추첨을 한다. 그리고 추첨된 대진표에 따라 32강전도 그대로 치른다. 국가별 안배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나라 선수들끼리의 대진도 많이 나온다. 단 16강이 결정되면, 그때부터는 같은 국가 선수들끼리 만나지 않도록 다시 추첨을 한다
▲ 박영훈 9단의 추첨 모습. 박영훈 9단은 2회 때 4강, 3회 때 준우승을 했다.
9명밖에 출전하지 못한 한국팀 입장에서는 64강 대진 추첨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제껏 이런 대진 추첨에서 운이 좋았던 적이 그리 많지도 않다. 그런데 올해는 운이 따랐다. 9:46이라는 압도적 차이 때문에 중국 선수들과의 대결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우리나라 선수들이 꺼려하는 중국의 강자들은 많이 피한 결과였다.
▲ 본선에 오른 한국선수 중 여자기사는 오유진 7단과 김다영 3단 2명. 그 중 오유진 7단의 추첨 모습.
▲ 이번에는 기필코 세계대회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로 참가한 신진서 9단의 추첨 모습.
몽백합배의 우승 상금은 180만 위안(약 3억원), 준우승 상금은 60만 위안(약 1억원).예선부터 준결승 3번기까지의 제한시간은 각 2시간이고 결승 5번기만 제한시간이 각 3시간이다.
64강전은 10월 10일, 32강전은 11일에 열리고, 16강전은 하루를 쉰 뒤 13일에 열린다. 제한시간이 2시간이기 때문에 대국 시작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12시 30분(한국 시간 오후 1시 30분)이다. 바둑TV에서는 전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 한국 선수 64강 대진 상대
오유진 7찬 : 왕위안쥔 9단 (대만)
백현우 아마 : 무쓰우라 7단 (일본)
변상일 9단 : 마톈팡 아마 (중국)
박영훈 9단 : 김다영 3단
신민준 9단 : 펑리야오 7단 (중국)
신진서 9단 : 구링이 5단 (중국)
박정환 9단 : 리친청 9단 (중국)
김지석 9단 : 류지위안 초단 (미국)
▲ 64강전에서 대결하는 박정환 9단(오른쪽)과 리친청 9단.
▲ 64강전에서 대결하는 커제 9단(오른쪽)과 우광야 7단. 커제 9단은 "칭화대학교에 입학한 후의 첫번째 시합이므로 평소의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최근 화제의 주인공 스미레 초단(오른쪽)의 64강 상대는 리쉬안하오 7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