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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해상케이블카, 부천 판타지아 꺾고 개막전 장식

등록일 2019.10.07

10월 7일 오전 10시, 2019 시니어바둑리그가 덕장 양상국 감독이 이끄는 명문 <부천 판타지아>와 백전노장 윤종섭 감독이 새롭게 팀을 꾸린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격돌로 전반기의 막을 올렸다.

<부천 판타지아>는 준우승 3회를 기록할 만큼 매년 상위권을 유지하는 명문이고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연패의 수모를 겪으며 최하위를 기록한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팀을 새롭게 꾸리며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꾀하고 있어 리그의 막이 오르기 전부터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사전에 제출된 오더에 따라 경기 당일 돌을 가린 결과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선공. 박성수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제1국(앞쪽이 삼척 해상케이블카) 김철중(3지명)-안관욱(1지명), 제2국 정대상(2지명)-강만우(3지명), 제3국 김일환(1지명)-박승문(2지명)의 대국이 동시에 시작됐다(시니어리그는 장고대국이 없어 1~3국의 흐름, 속도가 비슷하다).

바둑TV 해설진(진행-하호정, 해설-김영환)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김철중-안관욱의 제1국. <부천 판타지아>의 주장 자리를 지켜온 안관욱은 ‘신사’라는 별명 그대로 균형감 좋은 포석과 잔잔한 행마로 복잡한 전투 없는 국면을 이끌었고 비록 3지명이지만 오랜 아마시절을 견디며 프로보다 더 접는 ‘접바둑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은 김철중도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승부는, 특별한 변화 없이 종반으로 접어들었는데 인공지능 승률 프로그램들이 우하방면에 큰 집을 짓고 중앙에도 두텁게 살을 붙인 김철중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김철중-안관욱의 제1국이 가장 빠르게 종반 끝내기에 돌입했는데 정작 승부는, 관심을 살짝 비껴간 정대상-강만우의 제2국이 제일 먼저 끝났다. 종반까지 승리가 유력했던 강만우의 방심을 틈타 정대상이 역전승했다. 정대상은 수읽기가 빠르고 노림이 강한 기풍이다. 강만우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았어야 했다. 두고두고 아쉬울 역전패를 개막전에서 기록한 것은 뼈아픈 각인이다.

뒤이어 김일환-박승문의 제3국도 결과를 알려왔다. 이쪽도 김일환의 종반 뒤집기쇼였다. 중반 초입, 우하귀 쪽 흑 대마를 잡아 60여 집에 이르는 큰 집을 짓고 승리무드에 젖었던 박승문은 유리한 리듬을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삼척케이블카>의 주장 김일환은 상변부터 중앙에 이르는 대세력을 활용하면서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하변 백의 진영을 유린하고 좌변, 좌상 쪽에서도 전과를 올려 승부를 뒤집으며 팀의 개막전 승리를 확정했다.

마지막에 끝난 김철중-안관욱의 대국의 결과도 비슷했다. 중반까지 안정적인 흐름으로 미세하게나마 유리한 흐름을 주도했던 안관욱은 시종 지키고 물러서는 안전운행으로 일관하다가 우하 쪽 집을 크게 불리고 중앙에 두터움을 구축하며 따라붙은 김철중에게 덜미를 잡혔다. <삼척 케이블카>의 3지명 김철중은 첫 출전에 상대 팀 1지명을 잡는 쾌거를 이루며 팀의 3-0 완승을 마무리했다.

<부천 판타지아>로서는 3-0으로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흐름을, 0-3으로 뒤집힌 아쉬움이 남을 패배였다. 비록 패했으나 전체적인 대국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오늘의 패배를 되새겨 전력을 재정비하면 시니어리그 명문의 위용을 되찾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박성수 심판위원 시니어바둑리그 첫 경기 대국개시선언 준비 중.


▲ 개막전 첫 대국부터 상대 팀 1지명과 맞붙은 김철중. 과연 결과는?


▲ <삼척 해상케이블카> 정대상과 <부천 판타지아> 강만우의 대국도 흥미진진.


▲ <부천 판타지아>의 박승문은 지난해는 부진했으나 리그 최다승까지 올랐던 잠재력을 가졌다. <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 김일환도 방심은 금물.


▲ 낙승이 예상돼던 <부천 판타지아>의 이상징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1국 김철중의 승리를 예고한 인공지능 승률프로그램.


▲ 가장 먼저 결과를 알려온 승부는 정대상-강만우의 제2국. 종반까지 승리가 유력했던 강만우가 마지막에 실기, 정대상이 역전승했다. 강만우로서는 허망한 종국.


▲ <부천 판타지아>의 1지명이자 주장인 안관욱은 양상국 감독과 함께 '신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시종 몸싸움 없는 부드러운 반면운영으로 전국을 이끌었으나 너무 낙관했다.


▲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3지명 김철중이 개막전에서 대어를 낚았다. 만년 하위팀의 화려한 변신을 이끈 주역.


▲ 개막식에서 "12연승도 어려운데 (우리 팀의)12연패는 더 어려운 거 아녜요?"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던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1지명 김일환. 그 여유의 저력을 보여줬다.


▲ 중반 초입 우하귀 쪽 흑 대마를 잡아 승리가 유력했던 <부천 판타지아>의 박승문. 아쉽다.


▲ 이미 승리를 굳혀놓고 마지막 대국을 지켜보던 <삼척 해상케이블카> 선수단. 3-0의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 윤종섭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 3-0으로 이길 수도 있는 경기를 0-3으로 패했다. 1~3국 모두 때 이른 낙관, 방심이 패인일 뿐 대국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다음 경기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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