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박진솔 6연패 탈출 "가뭄 끝"

등록일 2019.11.30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2경기
정관장 황진단, 화성시코리요에 3-2


사즉생의 '배수진'이 통했다. 이 경기를 지면 사실상 올 농사를 포기해야 했던 정관장 황진단이 지긋지긋한 6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정관장 황진단은 2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2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에 3-2로 이겼다. 화성시코리요 주장 박정환에게 선취점을 내준 다음 박진솔-진시영-이동훈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승점으로 개막전 승리 후 두 달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 5승의 선두대열로 올라서고자 하는 화성시코리요의 의지와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하는 정관장 황진단의 절박함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반환점을 도는 전반기의 마지막 경기를 맞아 화성시코리요의 박지훈 감독은 1~5지명을 1~5국에 순서대로 배치하는 전략을 짰다. 주장 박정환을 필두로 원성진.송지훈의 라인업으로 잘 하면 3-0 승리도 노려보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예상대로 박정환 9단이 이창호 9단을 꺾고 선취점을 올렸다. 모처럼 성사된 '전설'과 '제왕'의 만남이었다. 바둑TV의 카메라도 이 판을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승부 자체는 중계를 시작한 지 1시간, 139수의 단명국으로 끝나 아쉬움을 줬다. 18년의 나이 차이, 랭킹 1위와 40위라는 현실의 격차가 보는 이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다.

▲ 상대전적 박정환 9단의 15승7패. 2012년엔 응씨배 준결승을 다투기도 했던 두 기사였다. 이제는 만남 자체가 뜸해져 이 번이 2017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의 재회. 종료시 박정환의 시간이 44분 남은 것이 판의 스토리를 말해준다.


하지만 화성시코리요의 기쁨은 여기까지였다. 이후는 정관장 황진단 선수들의 절절한 의지가 뜨겁게 KB리그 무대를 달궜다. 가장 재미있는 판이자 승부판으로 기대를 모았던 3국에서 박진솔 9단이 송지훈 6단을 꺾고 동점을 만들었다. "착각도 있었고 수읽기도 잘 안됐는데 상대가 실수를 해줘서 운이 좋았다"는 국후의 박진솔.

수훈 선수는 5지명 진시영 7단이었다. 상대 2지명이자 자신 보다 랭킹이 35계단이나 위인 원성진 9단을 격전 끝에 제압하며 2-1의 우위를 가져왔다. 믿는 두 둑이 잇달아 무너진 화성시코리요는 패배를 각오할 수밖에 없었다.

▲ 진시영의 압도적 우세→원성진의 극적인 역전→진시영의 막판 재역전으로 파란만장했던 한 판.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시점에서 지나치게 버티다 대마를 죽이고 만 원성진(왼쪽)의 아쉬움이 컷다. 원성진은 3라운드 이후 6연패를 당하며 1승7패. 진시영은 최근 3연승과 더불어 4승3패로 둘의 명암이 갈렸다.


결승점은 주장 이동훈 9단의 손에서 나왔다. 올 시즌 5지명으로 6승1패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재영 5단을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내용을 펼쳤다. 최종 4국에서 윤찬희 8단이 류수항 6단에게 패했기에 더욱 빛나는 승점이 됐다.

▲ 힘과 수읽기 위주의 최재영을 어떻게 대할 지를 아는 듯한 이동훈(왼쪽)이었고, 그 앞에서 손발이 꽁꽁 묶인 채 무력함을 씹어야 했던 최재영이었다. 상대전적 이동훈의 4승. 중계석에서 "이렇게 최재영이 힘 한번 못 쓰다니, 과연 천적"이란 감탄사가 나왔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6연패의 사슬을 끊은 정관장 황진단은 2승6패로 꼴찌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5강권엔 아직 적잖은 거리가 있지만 졌을 경우 사실상 탈락하는 입장이었다.

2지명 박진솔 9단이 오랜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승리를 맛보았으며, 5지명 진시영 7단이 3연승의 상승 기류를 타고 있어 4지명 윤찬희 8단만 회복한다면 극적인 반전도 기대된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30일 나란히 5승2패를 달리고 있는 한국물가정보와 수려한합천이 9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이기는 팀은 전반기 1위를 확정 짓는 중차대한 일전이다. 대진은 박하민-박종훈, 허영호-이지현, 강동윤-박영훈, 안정기-박승화, 신민준-박상진(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 장고 A: 2시간, 장고 B: 1시간, 속기 10분.




▲ 해설진 3인방이 전원 일치로 원성진의 승리를 예상한 2국에서의 뒤바뀐 결과가 팀 승패도 바꿔 놓았다.


▲ 올 시즌 나란히 부진의 골이 깊은 두 기사. 피차 1승이 절실했던 승부에서 류수항 6단(왼쪽)이 세 번째 등판 만에 첫승의 기쁨을 맛보며 윤찬희 8단을 4연패(1승7패)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 "개막전에서 승리할 때만 해도 올해 좀 잘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1승이 힘드네요." 7년 만에 복귀한 무대에서 간난신고를 겪고 있는 최명훈 감독(가운데).


▲ 시즌 초반을 2연승으로 출발했던 화성시코리요. 4승4패는 아쉬운 성적일 수밖에 없다.


▲ "(-가장 아쉬운 경기가 있다면) "하도 많이 져서(웃음). 아쉽지만 지난 일은 기억하지 않는 편이라 후반기에 팀이 잘했으면 좋겠다."(최명훈 감독)

'(-승리 소감은) 하도 많이 져서(웃음). 잘 될지 모르겠는데 최대한 노력해서 앞으로라도 잘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진솔 9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