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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샛별' 박승문, 예림도어의 '勝門'

등록일 2016.04.26

올해 출범한 시니어바둑리그는 만 50세 이상 기사들의 향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들의 무대가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치열한 승부의 일선에선 벗어나 있는 연륜이고, 심심찮게 실수도 등장하지만 지켜보는 재미는 남다르다.

시니어바둑리그는 또 대국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니어들의 갈증을 풀어주며 '라이징 스타'를 탄생시키는 무대가 되고도 있다. 인천 예림도어의 3지명 박승문 7단이 그중 한 명이다.

박승문은 26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5라운드 2경기에서 서울 충암학원의 정대상 9단을 꺾고 4승째(1패)를 올렸다. 3장전 성적이긴 해도 개인다승 선두로 올라선 4승이다. 김만수 해설위원은 "일선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매일같이 바둑을 접하는 선배들이 성적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52세 박승문은 28명의 시니어리거 중 유창혁(50) 다음으로 '어리다'. 이른바 '시니어 샛별'인 셈. 박승문의 승리를 앞세운 인천 예림도어는 장수영의 결승점이 더해지며 서울 충암학원에 2-1 승리를 거뒀다.


▲ <1장전> 전성기 시절의 동병상련을 갖고 있는 두 기사. 서능욱은 조훈현에게 막혀서, 유창혁은 우승도 많았지만 이창호에게 막혀서 준우승도 많았다. 서능욱으로선 이례적인 '100분 투혼'을 발휘했으나 유창혁은 강했다.

선취점은 1장전을 가져간 충암학원이 올렸다. 서른 번째 대결을 벌인 유창혁과 서능욱이 다시 만나는 데에 무려 13년 6개월이 걸렸다는 건 의외였다. 월드컵의 해였던 2002년 이후의 재회에서 유창혁이 다시 서능욱을 꺾었다.

대놓고 세력바둑을 펼친 서능욱. 유창혁의 돌을 자기 진영에 가둬 놓고 펀치를 휘둘렀다. 날렵하게 변신한 한 쪽은 살려 주었지만 형세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의문을 남긴 하변 처리와 패싸움 과정에서 손해를 보며 열세로 바뀌고 말았다. 유창혁은 상대전적에서도 21승9패로 크게 앞서고 4연승을 이어갔다.

2ㆍ3장의 힘으로 시즌 초반을 꾸리고 있는 인천 예림도어는 이번에도 3장 박승문과 2장 장수영 '콤비'가 팀 승리를 합작했다. 팀 3승 모두 '번개손' 서능욱이 패한 후에 박승문의 동점타와 장수영의 결승타로 이어진 패턴이다.


▲ <2장전> 조대현이 예전 스타일대로 판을 잘 짰지만 장수영(왼쪽)은 이번에도 중반 이후에 뚝심을 발휘했다. 조대현은 마지막에 패로 버텼으나 팻감이 받쳐주지 않았다.

3승2패가 된 인천 예림도어는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바둑 명문' 충암학원은 개막전 승리 후 3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고군분투 중인 1장 유창혁을 받쳐줄 허리층이 부진하다.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27일 상주 곶감과 전주 한옥마을이 5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서봉수-최규병, 백성호-강훈, 김기헌-나종훈(이상 앞쪽이 상주 곶감).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3승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충암학원의 1장 유창혁 9단.


▲ 서능욱 9단의 바둑은 언제나 흥미만점이다.


▲ 예림도어가 이길 때마다 장수영 9단이 결승점을 올렸다.


▲ 개막전 승리 후 3연패에 빠진 조대현 9단.


▲ 유병호 감독이 '승리의 문'이라고 이름 풀이를 했던 박승문 7단.


▲ 정대상 9단은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 왼쪽부터 백흥수 심판위원, 김인 대회장, 허장회 충암학원 감독.


▲ 유병호 인천 예림도어 감독이 검토실 모니터 앞으로 바짝 다가가서 세 판의 대국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복이 한복인 예림도어는 이번 경기부터 화사한 빛깔로 새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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