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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케미칼, 3위 삼척 해상케이블카 완파하고 중위권 도약 발판

등록일 2020.07.16

7월 16일(목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9라운드 1경기가 이어졌다. 전반기 중반까지 지지부진하다가 1지명 조혜연이 살아나면서 종반 스퍼트로 3위까지 뛰어오른 신생팀 삼척 해상케이블카(이용찬 감독)와 전반기 내내 부진에 시달리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에이스 박지은이 회복하면서 6위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명문 포항 포스코케미칼(이영신 감독)의 대결.

공개된 대진오더는 제1국(장고대국)에서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2승 5패)과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 4승 3패)의 에이스 격돌이 눈길을 끌고 제2, 3국에선 김은지(삼척 해상케이블카 2지명, 5승 3패)와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4승 3패) 그리고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3승 5패)과 유주현(삼척 해상케이블카 4지명, 2승)이 맞붙어 각각 팀의 2지명이 하위지명과 겨루는 데칼코마니 매칭이 성사됐다.

한국 여자바둑 레전드의 대결로 불리는 제1국은 박지은, 조혜연 두 선수의 전성기 때 승부가 그랬듯 예측불허, 현장의 대국컨디션이 좋은 쪽이 승리할 것이라는 게 중론. 상대전적은 조혜연 기준 15승 8패. 신예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는 사이 두 선수간의 승차가 생각보다 제법 벌어졌다.

제2국에선 새내기지만 맡겨진 2지명 그 이상의 역할에 빠르게 적응한 김은지가 약간 우세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라운드를 더할수록 좋아지고 있는 권주리 역시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적으로 사실상 2지명 이상의 몫을 해내고 있기 때문에 김은지가 패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상대전적은 김은지 기준 1승.

제3국도 재미있는 승부다. 외형상으론 지명과 관록에서 크게 앞선 김다영이 여유 있게 이길 것처럼 보이지만 새내기 유주현이 두 번 출전해 두 번 모두 승리한 패기를 앞세우고 있어 여기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섣불리 장담하기는 어렵다. 첫 대결.

바둑TV 해설팀(진행-김여원, 해설-최명훈)은 6시 30분, 이성재 심판위원의 경기 규정 설명을 거쳐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선공으로 시작된 제1, 2국 중 진행이 빠른 제2국을 집중 해설했는데 2020 여자바둑리그를 빛내는 신예들의 대결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싱거운 승부가 됐다. 초반 우변 접전에서 백(권주리)을 거세게 밀어붙이던 흑(김은지)이 우하 쪽에서 백 대마를 차단,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이후 중앙과 하변에서 난조를 보이며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다. 중앙 흑 6점을 잡으며 흩어져있던 백의 병력이 사통팔달로 연결되면서 승부 끝. 이후 권주리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조심성으로 일관해 종국이 길어지고 격차도 좁혀졌지만 승부는 바뀌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불리할 것이라 예상했던 제2국에서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승리하면서 전체적인 흐름도 포항 포스코케미칼로 기우는 느낌.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조혜연이 상대전적 15승 8패로 앞서있던 제1국도 중반까지 전국을 잘게 쪼개며 아기자기하게 잘 어울리는 듯했으나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른바 ‘삼귀생 통어복’, 세 귀에서 살고 중앙을 두텁게 관통한 흑(박지은)이 승세를 굳혔다. 집으로 앞선 데다 전국적으로 두터워 공격당할 곳도 없다(결국, 흑이 반면 11집을 남겨 5집반 승).

8시 30분부터 시작된 제3국도 제1국이 끝날 무렵 중반전으로 접어들었는데 이미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김다영(흑)이 우변과 상변에 큰 집을 확보한 데다 우상 쪽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를 공격하는 형태로 앞서 나가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3-0 완승이 유력해 보인다. 현저한 비세를 느낀 유주현이 상변 백 일단을 버리고 중앙 흑 대마를 잡으러가는 극약처방의 승부수를 띄웠으나 애초 잡힐 돌이 아니었고 흑 대마의 삶이 확인되면서 돌을 거두었다. 순위는, 승리한 포항 포스코케미칼 6위, 패한 삼척 해상케이블카 3위 그대로 유지됐으나 9라운드 잔여 경기에 따라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한 계단 올라설 수있고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한 계단 내려올 수 있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여러분 벌써 9라운드입니다. 두 팀 모두 이기세요. 이성재 심판위원.


▲ 바둑TV 생중계 방송, 이렇게 나갑니다.


▲ 상대전적 보고 깜짝 놀랐다야, 언제 그렇게 많이 이겨갔어? 오늘은 양보 좀 하지? 제1국(장고대국) 출발, 흑을 쥔 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박지은.


▲ 아, 이거 참..정든 친정팀에, 동병상련의 언니라니. 전반기엔 잘 피해갔는데..제1국에서 박지은과 마주친 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 조혜연.


▲ 제2국에 출전한 삼척 해상케이블카 팀내 다승1위(5승 3패) 김은지. 새내기라 우려했던 2지명의 역할에 빠르게 적응했다. 역시 슈퍼루키?


▲ 소리없이 강한 권주리. 3지명이지만 팀내 다승1위(4승 3패)로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중심을 잡고 있다. 제2국에서 '새내기같지 않은 새내기' 김은지와 격돌했다.


▲ 제3국에서 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김다영과 맞붙은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4지명 유주현도 리그 전승자(2전 2승). 두 번 출전해서 1지명, 4지명 꺾었으니 2, 3지명만 꺾으면 사이클링히튼데..


▲ 제2국에서 완승한 권주리. 라운드를 더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종반의 실수가 적어 한 번 우위를 점하면 좀처럼 뒤집히지 않는다.


▲ 너무 싱겁게 승부가 결정된 제2국. 우변 백을 거세게 밀어붙이다 절호의 기회를 딱 한 번 놓친 뒤 중앙과 하변에서 자멸한 김은지. 중요한 장면에서 손이 너무 빨리 나온다. 자신감의 과잉도 승부의 독.


▲ 두터운 반면운영이 일품이었던 박지은이 돌아왔다. 여자바둑 레전드대결에서 상대전적 8승 15패로 밀려있던 후배를 이겨낸 것보다 자기 스타일로 제대로 두었다는 게 더 의미가 클 것 같다.


▲ 이기려는 마음이 너무 강했던 것은 아닐까. 원래가 치열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오늘 조혜연의 바둑은 실속없이 엷었다.


▲ 제3국 복기 도중 일어서는 김다영과 유주현. 인터뷰해야 한대요.


▲ 아..제가 지면 팀이 곤란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부담이)..그래도 반전무인, 바둑판 앞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 포항 포스코케미칼, 오늘 파티하나요? 전반기 0-3을 후반기 첫 라운드에서 3-0으로 갚아줬으니 케이크도 맛있겠어요.


▲ 9라운드 1경기가 끝난 현재 각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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