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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달한 오더 싸움...마지막에 '물가' 웃었다

등록일 2020.12.20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
한국물가정보, 정관장천녹에 3-2 승


지난 3라운드까지 유일하게 패점이 없는 팀은 한국물가정보이다. 혼전의 와중에서 지난 시즌 우승한 전력을 그대로 보유한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할까. 연승이 이어지면서 2연패를 향한 발걸음에도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는 정관장 천녹을 3-2로 누르고 네 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주장 신민준 9단이 패했지만 박하민 8단, 강동윤 9단의 승리로 뒤집었고, 2-2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허영호 9단이 이창호 9단을 물리쳤다.

▲ 지난 경기에서 잠시 속기로 돌았다가 다시 본연의 2시간 장고대국으로 돌아온 백홍석 9단과 이번 시즌 처음 장고대국에 출전한 강동윤 9단(오른쪽). 3살 차이가 나는 동문대결(백홍석 9단이 위)에서 강동윤 9단이 한판승을 거두며 12승6패로 격차를 벌렸다.


두 팀 다 기습적인 오더를 냈다. 속기형 기사는 장고판으로. 반대로 장고판을 도맡았던 기사들은 속기판으로 빼면서 서로가 서로의 허를 찌르고자 지략을 다했다. 그 결과 예상밖 충돌이 매판 펼쳐지면서 승부는 최종국까지 알 수 없는 형태로 진행됐다.

정관장천녹에서 지난 라운드 장고판에 출전했던 이동훈 9단을 속기로 돌리면서 1지명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 대표적인 예. 랭킹 3위(신민준)와 5위가 자존심을 걸고 정면 충돌한 이 빅매치는 하지만 조금 싱겁게 막을 내렸다. 개전 1시간 19분 만인 140수에 이동훈 9단이 신민준 9단의 대마를 잡고 끝내는 단명국이 됐다. 형세를 지나치게 비관한 신민준 9단이 무리하게 대마를 끌고 나온 것이 명을 재촉했다.

▲ 지난 시즌부터 고질적인 '초반 낯가림' 현상이 사라진 이동훈 9단. 지난 경기(원성진 9단)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재차 승리하면서 3승1패, 올해도 순항이 예고되고 있다.


다시 시작한 3-2 행렬...그 와중에도 4승 챙긴 한국물가정보

전관장천녹은 지명도 위였고 상대전적에서도 크게 우세했던 두 판을 모두 놓친 것이 아쉬웠다. 먼저 장고B에서 2지명 김명훈 7단이 상대전적 5승1패의 우위를 안고 박하민 8단과 대결했지만 불계패. 마지막 5국에서도 상대 5지명 허영호 9단과 마주 앉은 이창호 9단에게 기대가 실렸으나(상대전적 7승2패) 이 역시 수포로 돌아가면서 2경기 연속 패배의 아픔을 달래야만 했다.

승리팀 인터뷰는 별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승장 한종진 감독은 "1~3지명이 팀을 잘 받쳐주고 있고, 여기에 결정적일 때 마다 안정기 선수와 허영호 선수가 승점을 보태고 있어 지금의 페이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네 경기 모두 3-2 스코어의 승리. 간발의 차이지만 팀원들이 변신 로봇처럼 돌아가며 승리를 합작해내고 있는 한국물가정보다.

▲ 2경기 연속 속기판에 출전한 이창호 9단(왼쪽)과 세 경기 만에 장고에서 속기로 돌아온 허영호 9단. 2017년 농심배 예선 이후 3년 5개월 만에 마주한 대결에서 허영호 9단이 승리하며 팀 승리를 가져갔다. "이창호 9단이 못 뒀다기 보단 '명국'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허영호 9단의 내용이 좋았다"는 이희성 해설자.


20일엔 셀트리온(백대현 감독)과 수려한합천(고근태 감독)이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조한승-강유택(6:2), 원성진-박진솔(1:3), 강승민-윤준상(2:0), 신진서-박정환(18:16), 이태현-송지훈(2:0,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 장고 A: 각 2시간, 장고B: 각 1시간, 속기: 10분, 40초 초읽기 5회


▲ 양 팀 감독의 오더 싸움이 정점을 치달았던 대결. 그로 인해 예상밖 '박치기'가 속출했고 하위지명이 세 판이나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 초반부터 열화와 같은 공격을 퍼부었지만 모두 박하민 8단(왼쪽)의 선방에 막히고 만 김명훈 7단. 최후의 승부처였던 상변 사활에 대해선 "어떻게든 살 자신이 있었다"는 박하민 8단의 국후 소감이 있었다.


▲ 정관장천녹은 5지명 문유빈 4단(오른쪽)이 안정기에 접어든 듯한 안정기 6단을 상대로 시즌 첫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 이번 시즌 이름도 유니폼(녹색)도 팀원도 모두 바꾼 정관장천녹. 새출발의 의지와는 달리 1승3패라는 성적표 앞에서 마음이 무겁다.


▲ 정관장천녹이 으레 붉은색 유니폼을 입을 줄 알고 녹색 유니폼(우연의 일치로 브랜드까지 같다)을 맞췄다가 화들짝 놀란 한국물가정보. 급히 추가로 파란색 카디건을 주문해 차별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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