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아닌 태풍...'신생' 의정부, '전승' 물가 잡았다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3경기
셀트리온.바둑메카의정부.한국물가정보 나란히 4승1패(1~3위 순)
이쯤되면 돌풍 아닌 태풍이다. 이번 시즌에 바둑메카라는 이름을 당당히 걸고 신규 입성한 의정부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2라운드에서 '우승후보 3강' 중 하나인 셀트리온을 꺾어 주목을 받더니 이번엔 전승을 달리던 디펜딩 챔피언 한국물가정보마저 꺾었다.
2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3경기에서 바둑메카의정부가 한국물가정보를 3-2로 눌렀다. 김지석 9단의 선제점에 설현준 6단의 리드타, 여기에 '저평가된 5지명' 이원영 8단이 귀중한 결승점을 보탰다.
'상대전적'이 말을 했다. 상대전적은 1대1 승부인 바둑에서 감독들이 가장 중시하는 데이터. 간혹 흘러간 자료일 뿐이라고 크게 무게를 두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이날만큼은 승부의 바로미터가 됐다.
5국의 첫 대결(신민준-문민종)을 제외하고 1국부터 4국까지 네 판 모두 상대전적에서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던 쪽이 승리했다. 세 명은 바둑메카의정부 선수였고 한 명은 한국물가정보 선수였다.
김지석 9단의 선제점으로 출발한 바둑메카의정부는 1-1 스코어에서 설현준 6단이 난적 강동윤 9단을 제압하며 2-1로 앞섰다. 결승점은 의정부 출신 이원영 8단의 몫이었다. 5지명 대결에서 121수의 단명국으로 허영호 9단을 뉘며 이른 팀 승리를 결정했다. 이 때가 밤 9시 44분.
팀 승부는 끝났지만 마지막 5국에서 최연소리거 문민종 3단의 선전이 양 팀 검토실을 들었다 놨다 했다. 한국물가정보 주장 신민준 9단을 상대로 승리 일보 직전까지 갔다. AI가 가리킨 승률은 98%,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였다.
전승팀 사라진 리그...'김영삼호(號)'가 떠올랐다
한데 이 판이 채 몇 수도 안 가 뒤집힌다. 이해할 수 없는 폭투와 난조. 이미 흥분 상태인 17세의 손은 중도에 멈투지 않았고 결국엔 거꾸로 대마가 잡히는 비극으로 끝나고 만다. 승부가 끝난 시각은 밤 10시 10분. 바둑메카의정부로선 무지개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진 승리였다. 허탈함과 실망감이 말도 못 했다.
이기고도 떨떠름한 얼굴이 된 김영삼 감독은 "(이겨서) 빨리 갈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빨리 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쓴웃음을 지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지석 9단은 "문민종 3단에게 위안의 한마디를 해달라"는 중계석의 주문에 "오늘 신민준이란 강자를 상대로 너무 잘 두다가...솔직히 위로를 해줘야 하는 건지..."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판을 이겼으면 첫 대승과 더불어 동률 규정에 의해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바둑메카의정부였다.
이날 결과로 유일한 전승팀이 사라진 리그는 4승1패의 동률 세 팀이 각축을 벌이는 형태로 구도가 변했다. 애초에 거론된 '후보 3강' 중에 수려한합천이 밀려난 대신 바둑메카의정부가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찬 것이다. 팀 순위는 동률 규정(팀 승수→개인 승수→승자승)에 의해 1위 셀트리온, 2위 바둑메카의정부, 3위 한국물가정보 순.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7일 수려한합천(2승2패)과 컴투스타이젬(2승2패)이 5라운드 4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박정환-최정(2:0), 송지훈-이영구(1:2), 박진솔-한승주(1:2), 윤준상-심재익(1:0), 강유택-나현(5:7, 괄호 안은 상대전적).
셀트리온.바둑메카의정부.한국물가정보 나란히 4승1패(1~3위 순)
이쯤되면 돌풍 아닌 태풍이다. 이번 시즌에 바둑메카라는 이름을 당당히 걸고 신규 입성한 의정부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2라운드에서 '우승후보 3강' 중 하나인 셀트리온을 꺾어 주목을 받더니 이번엔 전승을 달리던 디펜딩 챔피언 한국물가정보마저 꺾었다.
2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3경기에서 바둑메카의정부가 한국물가정보를 3-2로 눌렀다. 김지석 9단의 선제점에 설현준 6단의 리드타, 여기에 '저평가된 5지명' 이원영 8단이 귀중한 결승점을 보탰다.
'상대전적'이 말을 했다. 상대전적은 1대1 승부인 바둑에서 감독들이 가장 중시하는 데이터. 간혹 흘러간 자료일 뿐이라고 크게 무게를 두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이날만큼은 승부의 바로미터가 됐다.
5국의 첫 대결(신민준-문민종)을 제외하고 1국부터 4국까지 네 판 모두 상대전적에서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던 쪽이 승리했다. 세 명은 바둑메카의정부 선수였고 한 명은 한국물가정보 선수였다.
김지석 9단의 선제점으로 출발한 바둑메카의정부는 1-1 스코어에서 설현준 6단이 난적 강동윤 9단을 제압하며 2-1로 앞섰다. 결승점은 의정부 출신 이원영 8단의 몫이었다. 5지명 대결에서 121수의 단명국으로 허영호 9단을 뉘며 이른 팀 승리를 결정했다. 이 때가 밤 9시 44분.
팀 승부는 끝났지만 마지막 5국에서 최연소리거 문민종 3단의 선전이 양 팀 검토실을 들었다 놨다 했다. 한국물가정보 주장 신민준 9단을 상대로 승리 일보 직전까지 갔다. AI가 가리킨 승률은 98%,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였다.
전승팀 사라진 리그...'김영삼호(號)'가 떠올랐다
한데 이 판이 채 몇 수도 안 가 뒤집힌다. 이해할 수 없는 폭투와 난조. 이미 흥분 상태인 17세의 손은 중도에 멈투지 않았고 결국엔 거꾸로 대마가 잡히는 비극으로 끝나고 만다. 승부가 끝난 시각은 밤 10시 10분. 바둑메카의정부로선 무지개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진 승리였다. 허탈함과 실망감이 말도 못 했다.
이기고도 떨떠름한 얼굴이 된 김영삼 감독은 "(이겨서) 빨리 갈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빨리 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쓴웃음을 지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지석 9단은 "문민종 3단에게 위안의 한마디를 해달라"는 중계석의 주문에 "오늘 신민준이란 강자를 상대로 너무 잘 두다가...솔직히 위로를 해줘야 하는 건지..."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판을 이겼으면 첫 대승과 더불어 동률 규정에 의해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바둑메카의정부였다.
이날 결과로 유일한 전승팀이 사라진 리그는 4승1패의 동률 세 팀이 각축을 벌이는 형태로 구도가 변했다. 애초에 거론된 '후보 3강' 중에 수려한합천이 밀려난 대신 바둑메카의정부가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찬 것이다. 팀 순위는 동률 규정(팀 승수→개인 승수→승자승)에 의해 1위 셀트리온, 2위 바둑메카의정부, 3위 한국물가정보 순.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7일 수려한합천(2승2패)과 컴투스타이젬(2승2패)이 5라운드 4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박정환-최정(2:0), 송지훈-이영구(1:2), 박진솔-한승주(1:2), 윤준상-심재익(1:0), 강유택-나현(5:7, 괄호 안은 상대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