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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활약 ' 금지우, 이번엔 '또래 킹' 문민종 잡았다

등록일 2021.01.24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3경기

셀트리온, 바둑메카의정부에 4-1 승
원성진, 박상진 꺾고 '홀로 9연승'


'누가 막을까'.

팽팽한 양상을 보이던 리그 상층부에 셀트리온이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이 말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우승각이다" 또는 "이제부턴 '셀트리온 목에 방울 달기'" 등등의 표현을 써가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이 또 이겼다. 23일 저녁 바둑TV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3경기에서 신생 강팀 바둑메카의정부를 4-1로 눌렀다. 2연속 영봉승에 이은 또 한 번의 대승이다. 최근 3경기에서 14승1패라는 압도적인 파괴력을 과시한 셀트리온은 가장 먼저 7승 고지에 올라서며 독주 채비를 마쳤다.

▲ 전반기에 당한 2-3 패배를 갑절로 돌려준 셀트리온. 2001년생인 박상진 4단과 금지우 2단에 2003년생인 문민종 3단까지, 신진서 9단의 '동생뻘'이 3명이나 무대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끌었다.
나아가 이날 경기에 임한 10명 (유창혁. 최유진의 중계석까지 합하면 무려 12명)의 성이 모두 제각각이었던 것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심심풀이 얘깃거리가 됐던 점.


신진서-원성진-조한승으로 이어지는 1~3지명 3총사에 '달타냥' 금지우 2단까지 4명이 3연속 대승을 합작했다. 바둑메카의정부는 주장 김지석 9단만이 승리하며 가까스로 영패를 면했다. 5국까지 마친 종료 시각은 밤 10시 50분.

하이라이트는 파릇한 신예 문민종 3단과 금지우 2단이 격돌한 속기 3국이었다. 신진서의 후계자를 꿈꾸는 두 기사가 자존심을 걸고 맞선 것이 동시에 진행 중인 신진서 9단의 판보다 더한 관심을 끌었다. 대국 전 상대전적은 지난해 12월 크라운해태배에서 첫 대결을 승리한 금지우 2단이 1승.

▲ " 둘의 라이벌 의식이 아주 강한 듯 하네요." (유창혁)

"'불과 얼음의 대결'이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최유진)


백대현 감독이 이끄는 '조화의 힘'...최유진 진행자 "구멍이 없네요"

'불' 문민종이 2시간 가까운 시간을 지배했지만 승리는 그 시간을 견디며 기회를 노린 '얼음' 금지우 2단의 차지였다. 문민종 3단의 막판 끝내기 실수가 그것을 가능케했다.

저녁 8시 40분, 286수를 마치고 개표한 결과는 금지우 2단의 백 반집승.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던 두 사람은 손가락으로 몇몇 군데만을 짚어본 다음 자리를 떴다. 7라운드부터 혜성처럼 등장해 3연승을 거둔 금지우 2단을 향해선 "셀트리온이 보물을 발견했다"는 유창혁 해설자의 멘트가 이어졌다.

▲ 초반 정석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일찌감치 무너진 박상진 4단(왼쪽). 전날 명인전 예선에서 최명훈 9단에게 패해 전체기전 15연승이 끊긴 원성진 9단이지만 리그에서만은 9전 전승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후반의 4연승을 더하면 13연승.
"스스로도 참 신기하다. 리그 초반엔 늘 고전했는데 이번엔 잘 풀려서 그런 것 같다"는 국후 소감이 있었다.


셀트리온의 힘은 다른 팀에선 보기 힘든 '조화'에서 나온다. 20대 한창의 신진서 9단에 30대 중반 나이에 전성기에도 못 해본 기록을 써가고 있는 원성진 9단, 우리 나이 마흔에도 연일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조한승 9단은 하나 같이 경이의 대상이다. 여기에 '금쪽 같은' 금지우가 5지명의 빈자리를 메워주면서 셀트리온은 구멍이 없는 팀이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4일 킥스(1승7패)와 한국물가정보(6승2패)가 9라운드 4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한상훈-신민준(3:3), 백현우-박하민(0:0), 김정현-강동윤(4:4), 박영훈-안정기(0:0), 안성준-허영호(3:2, 괄호 안은 상대전적).

▲ 장고A: 2시간. 장고B: 1시간(초읽기 1분 1회). 속기: 10분(40초 초읽기 5회)




▲ '또래의 저승사자'라는 과거의 별명답게 설현준 6단을 상대로 6전 전승을 이어간 신진서 9단(왼쪽). 패하긴 했지만 4시간 8분을 버틴 설현준 6단도 '졌잘싸'였다.


▲ 가장 마지막에 끝난 5국에서 조한승 9단(왼쪽)이 이원영 8단에 승리하며 상대전적 3승3패의 균형을 깼다.


▲ 바둑메카의정부는 김지석 9단(왼쪽)이 강승민 6단을 상대로 2집반을 남기며 영패를 면했다.


▲ 6라운드까지 5승1패로 고공비행을 하다 7라운드부터 3연패에 빠진 바둑메카의정부. 침체된 도깨비팀을 살려낼 김영삼 감독(왼쪽)의 묘수는(?).


▲ 셀트리온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조화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백대현 감독(43. 왼쪽)의 '형님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21일부터 12연승 중인 신진서 9단. 1월에 응씨배와 춘란배, 두 개의 세계기전 결승 진출을 이뤄낸 데 이어 내달 22일부터는 농심배 최종 3라운드에 출격한다.
한국 2명(신진서.박정환), 중국 2명(커제.양딩신), 일본 2명(이야마 유타. 이치리키 료)이 남은 상황에서 첫 상대는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


▲ 7라운드부터 등장해 안정기 6단, 변상일 9단, 문민종 3단을 차례로 꺾은 금지우 2단. 현재 59위인 랭킹이 다음 달에는 어디까지 올라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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