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짜릿할 순 없다! 정규 리그를 뜨겁게 달군 순간은?
이보다 짜릿할 순 없다!
정규 리그를 뜨겁게 달군 순간은?
각본 없는 한편의 드라마를 써낸 이번 ‘2020-2021 KB국민은행바둑리그’ 정규 리그가 지난 2월 27일 토요일 통합 14라운드를 끝으로 종료되었습니다! 바둑리그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시즌에서도 수많은 명승부와 진기록 남기며 바둑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최종 우승팀을 가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정규리그를 달군 순간들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이보다 짜릿할 순 없다! 정규 리그를 뜨겁게 달군 순간은?”
BEST 5.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96위가 2위를 꺾었다!
‘언더독’의 반란은 오래도록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은데요. 지난 1월 3일, 새해벽두부터 바둑팬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던 ‘바둑메카의정부’의 문민종과 ‘수려한합천’의 박정환 9단의 대국. 기억나시나요? 누가 봐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던 대진이었죠. 하지만 연초부터 대이변이 발생했는데요. 두 사람의 대국은 앞으로의 KB리그 결과에 흥미진진한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최연소 바둑리거’ 문민종 3단이 KB리그 6라운드에서 ‘하늘 같은 대선배’ 박정환 9단을 꺾는 쾌거를 이룩했는데요. 각자에게 올해의 활기찬 포문을 열 신년 첫 대국이자, 소속 팀 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했던 대국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한 것이죠.
[6라운드 4경기 '수려한합천' 박정환 vs '바둑메카의정부' 문민종(승) / 2021-01-03]
당시, ‘바둑메카의정부’ 팀은 문민종 3단의 승리에 힘입어 선두권으로 다시 올라갔으며, 주장 박정환 9단이 패한 ‘수려한합천’은 4위권으로 내려가기도 했는데요. 박정환 9단과 맞붙기 전에도 문민종 3단은 2라운드 2경기에서 ‘셀트리온’팀의 조한승 9단을 꺾는 선전을 펼치기도 했죠.
글로비스배 정상에 오르며 주목 받는 루키로 발돋움한 문민종 3단의 첫 KB리거 발탁은 개막 전부터 화제였습니다. 17세에 나이로 KB리그에 3지명에 발탁되면서 최연소 리거로 KB리그에 출전하게 된 것인데요.
새해 첫 대국부터 대선배에 맞서 당찬 모습을 보여준 문민종 3단. 하지만 높아진 기대감에 어깨가 무거웠던 탓일까요? 이후에 진행된 KB리그 대국에서는 기대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요. 이번 ‘바둑리그’라는 큰 무대를 발판 삼아 앞으로 더 큰 ‘한방’을 날려 주길 기대해보겠습니다!
한편!! 새해 첫 대국부터 패배를 맛본 박정환 9단은 이번 시즌 13라운드에서 랭킹 56위이자 퓨처스리거인 백찬희 4단에게도 덜미를 잡히는 수모(?)를 겪었는데요. 바둑팬들에게는 꽤나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승부에는 언제나 변수가 있기 마련! 이게 바로 스포츠가 선사하는 가장 큰 묘미겠죠?
[13라운드 1경기 '수려한합천' 박정환 vs '바둑메카의정부' 백찬희(승) / 2021-02-18]
BEST 4. 이게 머선일이고? 10분 지각이 뼈 아픈 패배로 연결!
대국이 시작되었지만, 최정 9단이 상대 대국자없이 10분동안 홀로 앉아있었던 9라운드 1경기 기억하시나요? 모두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던 이순간, ‘정관장천녹’ 팀의 이동훈 9단이 흐르는 땀을 다 닦지 못한 채 허겁지겁 등장했습니다. 비로 인한 교통체증으로 지각을 하게 된 것인데요.
[9라운드 1경기 이동훈 9단을 기다리는 최정 9단의 모습]
KB리그 규정상 15분이 초과할 시에는 기권패로 처리되고, 10분까지는 늦은 만큼을 제한시간에서 제외, 10분~15분 사이에는 바로 초읽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다행히(?) 이동훈 9단은 10분 지각으로 기권패는 면했지만, 평정심을 지키기에는 어려웠습니다. 제한시간 없이 바로 초읽기에 들어간 이동훈 9단은 시작부터 위기에 봉착했고, 이로 인해 1시간만에 ‘컴투스타이젬’ 팀의 최정 9단에게 패하며 대국은 종료되었는데요.
[9라운드 1경기 '정관장천녹' 이동훈 vs '컴투스타이젬' 최정(승) / 2021-01-21]
최정 9단은 승자 인터뷰 중 “이동훈 9단과의 대국을 위해 준비를 많이했다.”며, “이동훈 9단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국후 소감을 밝혔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최정 9단은 이번 대국 전까지 상대전적에서 2대 0으로 이동훈 9단에게 밀리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번이 바로 만회할 찬스라고 생각했을 텐데요. 어쩌면 조금은 통쾌하지 못한 승리일지라도 이긴 것은 엄연한 사실!! 최정 9단은 이동훈 9단과의 상대전적을 2-1로 좁히게 되었습니다.
랭킹 6위의 이동훈 9단을 이긴 최정 9단의 활약으로 ‘컴투스타이젬’ 팀은 ‘정관장천녹’을 3-2로 이겼는데요. 전반기에서 3국까지 내리 졌던 수모를 제대로 갚기도 한 순간이었습니다.
BEST 3. ‘무적’ 신진서 9단에게 올해 첫 패배를 안기다!
점점 1위를 향해 가고 있는데요. 3위는 바로 10라운드 2경기에 펼쳐진 ‘셀트리온’ 팀의 신진서 9단과 ‘정관장천녹’의 백홍석 9단의 대국입니다. 당시, 백홍석 9단은 3지명 이었음에도 몇 차례 오더에서 제외되었던 터라 맹렬히 칼을 갈고 나온 느낌이었는데요.
제대로 칼을 갈고 나온 백홍석 9단은 ‘무적’ 신진서 9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신진서 9단에게 올해 첫 패배를 안겼죠! 10라운드의 결승판이었던 두 사람의 대국으로 팀의 승패는 결정 났는데요. 주장 신진서 9단이 패한 ‘셀트리온’팀은 그동안 달려온 3연승을 마감함과 동시에 ‘한국물가정보’ 팀에 선두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죠.
[10라운드 2경기 '셀트리온' 신진서 vs '정관장천녹' 백홍석(승) / 2021-01-29]
신진서 9단은 패배 직후, 머리를 감싸 쥐며 괴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본인의 패배로 팀의 순위와 연승 기록이 변동된 만큼 더욱이 이번 대국의 결과에 아쉬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백홍석 9단은 5-0 전패였던 상대전적을 5-1로만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는데요.
백홍석 9단에게 패한 신진서 9단은 이후 진행된 11라운드 1경기에서 차분히 페이스를 회복하며, '수려한합천’ 팀의 강유택 9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죠.
[11라운드 1경기 '셀트리온' 신진서(승) vs '수려한합천' 강유택 / 2021-02-04]
BEST 2. 나에게 브레이크는 없다! 36세 노장의 기분 좋은 반란!
이번 시즌 가장 핫한 기사를 꼽자면, 바로 원성진 9단이죠! 정규리그를 달군 뜨거운 순간들 중 2위에 오른 대국은 원성진 9단이 선보인 14판의 모든 대국일 것 같은데요. 원성진 9단은 2000년대 초반 동갑내기 최철한, 박영훈 9단과 함께 ‘송아지 삼총사’로 주목 받았죠. 세사람은 현재까지도 한국 바둑의 대들보로 자리하고 있는데요. ‘송아지 삼총사’ 중 원성진 9단은 이번 kb리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KB리그 다승왕의 주인공은 랭킹 1위 신진서 9단도 2위 박정환 9단도 아니었는데요.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85년생 원성진 9단! 원성진 9단은 이번 시즌에서 36살의 나이로 ‘노장의 투혼’, ‘베테랑의 투혼’을 뽐내며, 후배 기사들은 물론 바둑팬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죠.
원성진 9단은 정규리그의 마지막 14라운드까지 박건호, 이원영, 이동훈, 박진솔, 박승화, 최정, 강동윤, 박상진, 문유빈, 박진솔, 한상훈, 나현 등을 꺾고, 개막 14연승을 달렸는데요. 원성진 9단은 이동훈, 강동윤, 나현 등 현재 바둑판을 누비는 강자들을 모두 격파하며 이미 13라운드에서 ‘단독 다승왕’을 결정지었죠. 원성진 9단은 바둑리그에서 처음으로 다승왕을 차지함과 동시에 바둑리그 사상 최고령 다승왕의 기록을 세웠는데요.
[7라운드 3경기 '한국물가정보' 강동윤 vs '셀트리온' 원성진(승) / 2021-01-09]
올 시즌 정규리그 ‘전승 기록’이 걸린 14라운드에서 원성진 9단은 지난 1월 9일 7라운드에서 맞붙었던 강동윤 9단을 다시 만났습니다. 원성진 9단은 강동윤 9단을 상대로 다시 한번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전승’ 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는데요.
[14라운드 '한국물가정보' 강동윤 vs '셀트리온' 원성진(승) / 2021-02-27]
같은 팀의 신진서 9단과 함께 원투펀치를 가동하며, '셀트리온'팀이 정규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데 큰 공을 세운 원성진 9단. 이번 KB리그에서 원성진 9단이 보여준 눈부신 활약은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 같은데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원성진 9단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BEST 1. 악몽의 12연패를 끊은 대망의 설욕전!
대망의 1위입니다! 지난해 아름다운 섬 남해에서 펼쳐진 신진서와 박정환 9단의 7번의 대국 기억나시나요? 당시,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에게 7전 전패라는 성적표를 받았죠. 그로부터 18일 뒤, KB리그 4라운드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는데요. 박정환 9단이 과연 남해에서의 전패를 설욕을 할 수 있을지를 두고, 많은 바둑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죠.
KB리그 4라운드 4경기가 진행되기 전까지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에게 12연패를 당한 상황이었는데요. 2020년 5월 ‘쏘팔코사놀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쏘팔코사놀 결승’, ‘제3기 용성전 결승’,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7번 승부’에서 모두 신진서 9단이 승리를 거두었죠.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신진서vs박정환 바둑 슈퍼매치 7국 현장 / 2020-12-02]
랭킹 1위와 2위의 맞대결은 언제나 반갑지만, 이번 대국은 특히나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것 같은데요. 박정환 9단은 남해 대회 이후, 국내외 기전에서 연승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2020 중국갑조리그’에서 판팅위, 렌샤오, 스웨 등 중국 강자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타고있었죠.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박정환 9단이 ‘설욕을 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의견과 ‘그래도 신진서 9단’ 이라는 의견이 팽팽했는데요.
결과는? 강인한 멘탈로 지난날의 상처를 극복하고 돌아온 박정환 9단이 드디어 상대전적 12연패를 끊어내고 승! 남해 슈퍼매치 이후 역전된 상대 전적을 다시 좁혔는데요.
[4라운드 4경기 '수려한합천' 박정환(승) vs '셀트리온' 신진서 / 2020-12-20]
언제 봐도 즐겁고 감동적인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의 맞대결! 다음 대국의 승자는 누구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위에서 소개한 5가지 대국 외에도 치열했던 명승부들과 김영환 감독의 ‘감독 최초 100승’ 등의 진기록을 남기며 정규리그를 종료한 ‘2020-2021 KB국민은행바둑리그’. 이어질 포스트시즌에서는 또 어떤 극적인 장면들이 탄생하게 될까요?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리그 1위 '셀트리온', 2위 '한국물가정보', 3위 '포스코케미칼', 4위 '수려한합천'팀이 우승트로피를 놓고 다시 한번 치열한 경합을 벌입니다!
3월 17~18일 오전 11시에는 '포스코케미칼', '수려한합천' 팀이 펼치는 준플레이오프가, 19~21일 오전 11시에는 준플레이오프 승리팀과 '한국물가정보' 팀이 벌이는 플레이오프(3번기)가 진행될 예정이며, 플레이오프 승리팀과 '셀트리온'팀 간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3번기)은 26~28일 오전 11시에 바둑TV에서 생중계 될 예정!
'셀트리온', '한국물가정보', '포스코케미칼', '수려한합천' 4개 팀의 예측불허 명승부전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