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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 조성배 조아제약 대표이사 

등록일 2021.08.241,136

▲조성배 조아제약 대표이사
▲조성배 조아제약 대표이사

한국바둑리그가 출범한 지도 어언 17년이 됐다. 2015년에는 여자바둑리그가 새롭게 탄생했고 이듬해엔 시니어 바둑리그가 출범해 3대 리그 체제로 편성됐다. 모든 선수에게 충분한 양은 아니지만, 아쉬운 대로 대국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경기력도 향상해 나갈 수 있었다. 

사각지대가 있었으니 바로 프로 입단을 앞둔 연구생과 이제 막 면장을 받은 입단 초년생들이었다. 실전을 통해 자기 실력을 검증할 무대가 없어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루키리그’였다. 도전하는 젊은이들에게 대국 기회를 마련하고 나아가 미래 한국바둑을 이끌어갈 영재들의 성장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꿈의 무대였다. 그 가능성과 도전, 젊음의 무대 조성에 조아제약이 흔쾌히 나섰다. 기꺼이 타이틀 후원사를 맡아 벌써 4년째 대회를 지원해오고 있으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틈틈이 건강기능식품도 제공하고 있다. 개막식과 시상 때마다 꾸준히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해온 조아제약 조성배 대표이사를 직접 지면으로 만났다. 

- 신예들의 도전 무대인 ‘루키리그’를 벌써 4년째 후원하고 있습니다. 먼저 어떻게 바둑계와 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2017년 7월 조아제약의 대표 건강기능식품 '조아바이톤'을 바둑 국가대표팀에 후원하며 한국기원과 인연을 맺었고, 그 인연이 이어져 루키리그 타이틀 후원사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억력 개선 및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조아바이톤과 집중력 및 지구력을 요구하는 바둑의 연관성도 있고요.

- 대회를 통해 14명의 프로기사가 배출됐으며, 애초 취지대로 주니어 기사들의 성장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잘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하시나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루키리그는 명실상부한 미래 바둑 스타의 경연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수많은 선수가 루키리그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으며, 말씀하신 것처럼 그중 14명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입단해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대회 개인 다승 부문 1위를 차지한 백현우 기사는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신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루키리그에 참가한 유망주들의 발자취가 대한민국 바둑의 역사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21 조아제약 루키바둑리그 5라운드 전경


참고로 루키리그는 총 8개 팀이 정규리그 14라운드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다. 만 18세 이하의 선수 4명이 한 팀을 이루는데 1지명과 2지명은 프로기사고 3, 4지명은 한국기원 연구생을 포함한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다. 오더에 따라 최대 14번 대국할 수 있으며 아마추어 선수가 입단한 프로기사와 계급장을 떼고 맞붙을 수 있다. 실력 차는 종이 한장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마친 결과, 프로와 아마추어가 대결한 26번의 경기 중 15번을 프로가 이기고 나머지 11번은 아마추어의 승리였다. 사실상 실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고 그만큼 입단을 앞둔 아마추어로서는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고 자신감을 얻는 무대가 절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답변에서 나왔던 것처럼 루키리그 원년 다승왕을 차지한 백현우는 국내 최고의 무대인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 7승 5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신인상을 거머쥐었으며 그 밖에도 루키리그를 통해 입단하고 성장한 선수들이 각종 국내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어느덧 루키리그가 한국바둑의 미래 주역들을 길러내는 스타 양성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 조아제약은 바둑 이외에도 프로야구 및 유소년 야구, 기억력 대회 등 스포츠 마케팅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은 국내 유일의 제약사 주최 야구 축제로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중앙일보S)가 공동 제정해 13년째 진행 중입니다. 특히 올해는 주간·월간 MVP 맞히기 이벤트 등 네티즌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프로모션을 마련했습니다. 더불어 월간 MVP 수상자의 '온택트' 인터뷰와 간단한 게임을 통해 조아제약 건강기능식품을 경기도 구리 소재 지역 아동 센터에 후원하는 기부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작한 SSG 랜더스 최정 선수의 기부 챌린지 영상은 1만 8천 뷰(2021년 7월 8일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사회공헌활동인 '야구에게 희망을'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가 지정한 저소득층 야구 꿈나무 및 야구재단에 해당 선수의 이름으로 1백만 원의 야구 장학금을 후원하고, 야구장에 초대해 일일 멘토링 및 야구 관람을 진행했습니다.

-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여쭙겠습니다. 대표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요즘 기업은 ESG 경영(환경, 사회, 지배구조)이 대세 중의 대세입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조아제약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조아제약은 최근 ESG 경영 실천 일환으로 서울문화재단과 서울 서남권 가족 대상 참여형 예술교육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프로젝트명은 ‘빼꼼(Fa:Com)’으로 패밀리(Family) 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커뮤니티(Community) 약자의 합성어입니다. ‘작은 구멍이나 틈 사이로 아주 조금만 보이는 모양’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조아제약의 사회 참여형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최근까지 장애아동 예술 창작지원 사업 ‘프로젝트A’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습니다.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환경과 지배구조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지만, 사회에 대한 부분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직원이 건강한 기업을 만들 듯이 가족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가족 소통 프로젝트 ‘빼꼼’을 통해 문화 제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조아제약은 '프로야구대상'과 '장애아동 예술 창작지원', 가족 소통 프로젝트 '빼꼼'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과 사회의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프로야구 대상이나 월간 MVP 시상은 워낙 오래되어서 눈에 익숙하지만, 수상자를 통한 기부 챌린지와 야구 꿈나무 육성 프로젝트는 참신하고 고무적이다. 스타 선수들의 선한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게다가 야구 꿈나무가 우상처럼 느끼던 선수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고 경기를 관람할 기회는 어떤가. 꿈을 무르익게 하는 짜릿한 순간일 것이다. 소외된 장애아동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빼꼼히 들여다보는 시선도 훈훈하기만 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가장 가까운 주변과 이웃을 살피고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것, 그런 자세와 실천이 기업과 사회의 건강한 상생 관계가 아닐까. 구호에 그치지 않고, 묵묵하고 꾸준하게 사회공헌을 실천해오고 있는 기업들도 주위에 적지 않다.

- 개인적으로 바둑은 좀 두시는지, 곁들여서 바둑에 얽힌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학 시절로 기억이 되는데요. 평소 바둑에 관심이 있어서 바둑책을 들고 다녔었어요. 주변 친구들에게 못 두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아서 바둑을 좀 둔다고 얘길 했었죠. 누구한테 배웠느냐고 물어보길래 양재호 사범님에게 배웠다고 허풍을 떨었죠. 사실은 당시 바둑방송을 봤었는데 양재호 사범님이 해설을 맡아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셔서 애청자가 되었어요. 이후 양재호 사범님 해설 덕분에 바둑에 흥미를 느꼈고 바둑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 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제약회사 CEO로서 조아제약의 경영 철학이나 이념으로 권하고 싶은 바둑의 덕목, 혹은 격언 하나 소개해주신다면?
바둑 십계명 중 ‘사소취대(捨小取大)’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이익을 탐하지 않고, 더 크고 중요한 것에 의미를 둔다는 뜻이죠. 
조아제약은 1988년 설립 이래 정도 경영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창립 이래 오직 한길만을 걸어온 조아제약은 생명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더욱 우수한 의약품을 개발함은 물론, 질병 없는 건강사회 구현을 최고의 이념으로 삼아 기업경영을 해오고 있습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인류의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거죠. 이는 조아제약이 제약기업으로 존재하는 한 영원히 변치 않을 절대적인 가치이기도 합니다. 

- 후원사 대표로 루키리그가 어떤 대회로 어떻게 자리매김하길 바라시는지?
만 18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루키리그가 아마추어 무대와 성인 무대의 연결 고리 역할을 잘한다면, 우리나라 바둑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쳐 자신의 가능성을 기회로 만드는 대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끝으로 한국바둑과 바둑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바둑은 조화와 타협의 미학을 지닌 도(道)·예(藝)·기(技)가 한데 어우러진 스포츠입니다. 대한민국 바둑의 발전을 위해 많은 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조아제약은 앞으로도 바둑의 저변 확대와 유망주 육성은 물론, 본연의 사업인 좋은 약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약은 좋은 사람들이 만든다.” 너무나 평범하고 상식적인 말이라서 기업의 이념이나 슬로건으로 삼을까 싶지만, 잠깐만 생각해도 그 상식과 평범을 지켜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가. 누군가 나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나의 전 생애를 두고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정말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류의 건강을 생각해 “이것은 좋은 약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약은 얼마나 될까. 
33년간 ‘사소취대(捨小取大)’의 정신으로 정도 경영을 펼쳐온 조아제약이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겠다. 고도성장에도 한눈팔지 않고 오직 좋은 약 만들기에 매진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해온 회사라는 점이 그 답변에 신뢰를 더한다. 형제 경영에도 이렇다 할 오너리스크 없이 투명하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임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 아니고는 어려울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신사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까진 아니더라도 조성배 대표이사의 단정하고도 단호한 태도와 표정에서, 그리고 그저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담담한 어투에서 어떤 신사의 품격을 읽을 수 있었다. 
무한한 가능성이 기회로 이어지는 무대, 루키리그를 통해 한국바둑의 미래 유망주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성장을 위해 도전하는 젊음보다 더 좋은 약이 어디 있겠는가. 조아제약과 루키리그의 동반 발전을 기원해본다.              
<인터뷰/조남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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