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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스타 

등록일 2019.05.301,654

5월호 '내일은 스타' 코너의 주인공 문민종.
5월호 '내일은 스타' 코너의 주인공 문민종.

본지 특별기획 ‘한국바둑 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이후, 새로운 유망주를 발굴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는 ‘내일은 스타’ 코너가 지난 3월호부터 신설됐다. 오호대장군의 선두 주자 신진서 九단은 한국랭킹 2위로 약진했고, 이동훈 九단이 4위, 변상일 九단 5위, 신민준 九단은 6위에 포진하는 등 맹활약하며 한국바둑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내일은 스타’의 주인공 또한 장차 중국과의 치열한 대결의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하길 독자 여러분과 함께 기원한다.




“오랫동안 기억되는 기사가 되고 싶다”



누구와도 맞설 수 있는 전투력, 누구에게도 질 수 있는 경솔함. 문민종 初단(2003년생)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 박정상 국가대표 코치의 코멘트다.

중국 ‘00후(2000년 이후 출생 기사)’와의 교류전을 위해 치렀던 중국 전지훈련에서 문민종 初단은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일곱 판의 승리 중엔 이미 중국 갑조리그에서 활약을 시작한 투샤오위 四단 등 강자들도 즐비했다. 중국에 세계바둑 최강국 지위를 넘기고 암울해 하고 있는 한국바둑에 ‘문민종이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터뜨린 뜻 깊은 승전보였다.

문민종 初단이 두 살 위인 2001년생 강우혁 二단과 제7기 하찬석국수배 결승3번기에서 맞붙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강우혁 二단의 우승을 점쳤다. 강 二단은 전전(戰前) 인터뷰에서 “내가 우승할 확률은 70%”라며 후배를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문민종 初단은 “내 우승 가능성도 50% 아래는 아닌 것 같다”고 맞받아쳐 불꽃이 튀겼다.

하찬석국수배 일곱 번째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은 문민종 初단이었다. 결승1국을 따낸 문 初단은 2국을 내주며 심적으로 흔들렸을 법도 한데 3국에선 완벽한 내용을 선보이며 입단 2년 만에 우승 맛을 봤다.

목진석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은 “박상진 三단(3월호 ‘내일은 스타’ 주인공)이 기대했던 것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게 늦은 반면 문민종 初단은 기대보다 훨씬 빨리 두각을 나타낸 케이스”라고 소개한다. 번뜩이는 기재가 엿보이는 문민종 初단은 국가대표 코치진에서도 일찍부터 기대하던 유망주였다.


 

▲ 하찬석국수배 우승 자격으로 한중일대만 영재바둑대결
한국대표로 출전했던 문민종 初단.


- 하찬석국수배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소감은?
“그때는 우승한 게 안 믿겼다. 시간이 지나니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우승 전에 비해 자신감이 확실히 많이 붙었다.”

- 결승 최종국에서 강력한 급소 일격으로 일거에 우세를 확립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후반이 약하다보니 지금은 전투적으로 두려고 한다. 앞으로 후반을 더 보완하는 게 큰 과제다.”

- 국가대표 육성군에 소속돼 있다.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
“작년 말부터 국가대표 육성군 생활을 시작했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5~6시까지 훈련을 한다. 육성군 리그전을 통해 비슷한 실력의 기사들과 바둑을 많이 둘 수 있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연구회도 하고, 같이 공부하면서 경쟁의식도 생긴다.”

- 속기의 달인이라는 국가대표 코치진의 평가가 있다.
“사실 생각을 많이 하고 둬야 하는데… 수가 보이면 바로 두는 스타일이다. 특히 바둑이 유리할 때 그런 경우가 많다. 바둑이 잘 풀리면 손이 빨리 나간다. 이번 LG배 통합예선에서 3시간 바둑을 뒀는데 다소 지치긴 했지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장고대국도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다.”

-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기사가 있다면?
“박상진 三단이다. 저보다 위에 있기 때문에 빨리 따라잡고 싶다. (상대전적은?) 저는 육성군인데 박상진 三단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올라가서 둘 기회가 없다. 일단 올해 안에 육성군 1, 2등 안에 들어서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을 뚫는 게 목표다. 내년엔 같은 국가대표로서 맞서고 싶다.”

▲ 바둑TV배 예선을 뚫고 본선 32강까지 진격한 문민종 初단(왼쪽). 사진 오른쪽은 우크라이나 출신 마리야 初단.



- 중국 유망주들과의 교류전에서 7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향후 중국 2000년생 이후 출생 기사들과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전망하나?
“중국기사들과 두는 게 한국기사와 대결하는 것보다 재미있고 좋다. 공식 대회에서 자주 만나고 싶다. 중국기사들이 특별히 더 까다롭다고 느끼진 않는다. 2000년생 이후라면 한국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 국가대표 육성군 훈련 시간 외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운동도 했는데 요즘은 집에서 인터넷 바둑을 많이 둔다. 딱히 쉬는 시간 없이 지금은 계속 바둑 공부만 하고 있다.”

- 바둑의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인가?
“둘 때마다 매번 바뀌니까 항상 새롭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강한 상대랑 두면 투지가 생기고 많이 배울 수 있는 점도 좋다. 좋은 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 단계별로 세워둔 목표가 있다면?
“1차 목표는 세계대회 본선에 올라가는 것이다. 2차 목표는 국내대회 우승, 최종적으로는 성적을 많이 내면서 바둑 팬들의 기억에 남는 프로기사가 되는 것이다. 본선 무대에서 자주 활약하는 기사가 되고 싶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
“하찬석국수배를 우승해서 월간『바둑』 독자 여러분과 만날 기회를 얻게 됐다. 앞으로 많이 알아보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바둑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인터뷰/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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