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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캐스터/장혜연 

등록일 2019.06.2815,499


상큼발랄 바둑캐스터/여자바둑리그 진행자 장혜연

미소천사 장혜연, 바둑 팬들의 웃음을 책임진다!


‘상큼발랄 바둑캐스터’라는 코너명과 가장 어울리는 주인공이 등장했다. 어느덧 방송 8년차에 접어든 장혜연 바둑캐스터가 이번호의 주인공. 언제나 ‘스마일’, 바둑 팬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는 장혜연 캐스터를 싱그러운 초록빛이 물들고 있는 서울숲에서 만났다.


- 독자 여러분과 이미 친숙하지만 그래도 자기소개가 빠질 순 없겠죠?
“그 누구보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진행자 장혜연입니다. 함께 방송하는 이현욱 사범님이 ‘얼굴 믿고 방송 준비 안 하는 것 아니냐’고 종종 얘기한다고 이실직고 하면 너무 마이너스일까요? 독도에서 바둑을 둬본 유일한 진행자이기도 합니다. 이세돌 九단과 한 팀을 이뤄 이슬아-김장훈 팀과의 페어 대결에서 승리했죠.”

- 시작부터 센데요? 준비된 방송인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바둑캐스터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바둑도장에서 생활하던 시절이었어요. 당시 연구생 생활을 하며 승부를 겨루는 바둑에 지쳐가고 있었을 때였죠. 바둑TV를 볼 때마다 치열하게 승부하며 고뇌하는 프로기사보다는 진행자들에게 더 관심을 느꼈고 시선이 많이 가더라고요. 진행자의 멘트를 들으면 바둑이 더 재밌게 느껴지고 시간이 빨리 가는 걸 느꼈습니다. 프로기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펼치는 대국을 시청자 여러분께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이 굉장히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죠. 명지대 바둑학과에 입학한 후에도 교내 방송국(MBS)에 들어갔어요. 당시 아나운서 트레이닝도 받았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도 하면서 바둑캐스터가 될 준비를 해왔죠.”

- 바둑도장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독자 여러분이 기력 또한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바둑도장 생활은 사실 중학교 2학년 때 그만 뒀어요. 머릿 속에 많은 기억이 있지는 않지만 역시 좋았던 때는 이기지 못할 것 같았던 상대를 이겼을 때죠. 가장 힘들면서 싫었던 시간은 제가 암기력이 약한데 기보를 매일 외우라고 할 때였어요(웃음). 다른 친구들보다 기보 외우는 시간이 오래 걸려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인터넷 기력은 6단 정도인데, 저는 인터넷으로 바둑 두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집중도 잘 안 되고 실수가 많아지거든요. 직접 마주 앉아서 바둑판, 바둑알에 초시계까지 놓고 두는 걸 좋아합니다. 오프라인에서 둔다면, 인터넷 기력으로 7단쯤은 되지 않을까요?”


- 지금까지 수많은 방송을 진행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이 있다면?

“많은 진행자들이 한결 같은 대답을 했겠지만 저 역시 ‘알파고’죠. 감사하게도 SBS에서 섭외를 해주셔서 당시 이세돌vs알파고 대국을 생방송했거든요. 그때 PD님이 ‘알파고처럼 분장시켜 달라’고 하고 어디론가 가셨는데, 메이크업이 끝나고 다시 오셔서 저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셨어요. 제가 봐도 진짜 이상한 분장이었거든요. 거울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죠(웃음). 근데 반응은 좋았는지 생방송이 끝난 후에 PD님이 특집 프로그램도 함께 찍자고 제안하셨어요. 특집 촬영을 위해 일본으로 인공지능 촬영을 갔는데, 현재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본 해외 촬영이었습니다. 바둑 방송이 아닌 다른 방송의 포맷도 많이 알게 됐고 개인적으로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 내 방송 Best, 가장 잘 했던 방송을 꼽는다면?
“Best로 떠오르는 방송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아직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멘트 등 방송 내용이나 발성, 발음 하다못해 외적인 부분에서라도 Best 방송을 하고 싶은데 방송이 끝날 때마다 모자란 부분이 큰 것 같아서 항상 괴로워요. 평소 책이나 기사를 볼 때도 일부러 소리 내서 읽으려고 한다든가 여러 가지 측면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이를 테면 방송 전 날 마스크팩을 하고 자기도 하는데, 바둑으로 비유하자면 ‘신의 한 수’랄까요(웃음)?

- 해보고 싶었던 방송은?
“이 질문은 예상하고 있었어요(웃음). 사실 얼마 전에 소원 성취를 했거든요. 바둑을 두거나 바둑 기술을 알려주는 내용을 넘어 바둑 예능 스타일의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바둑TV의 야심작 <바둑아 여행가자>를 촬영하면서 소원을 이뤘죠. <바둑아 여행가자>는 제가 ‘여행 매니저’가 돼 바둑과 관련된 다양한 여행지를 직접 체험하며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여행지를 직접 찾아가서 찍는 야외 촬영 프로그램이고요.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바둑 명소들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라니, 신선하지 않나요?”

▲ 장혜연 캐스터가 독도에서 이세돌 九단과 한 팀을 이뤄 페어대국을 펼치는 모습.


‘미스독도’와 함께 기념 액자를 들고 한 컷!


- 바둑의 매력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해요?
“바둑을 두면 지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좋아요. 바둑은 다른 스포츠보다 운이 적게 작용하므로 실력차이가 더욱 명확히 들어나게 되는데 그게 의외로 큰 매력 같아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실력 차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거든요. 사회에서 모두가 다 이기고 성공하며 살진 못하잖아요. 바둑을 두면서 질 수도 있다는 걸 미리 배우게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집니다.”

-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프로기사가 있다면?
“최정 九단을 가장 좋아해요. 그 어느 분야에 있는 일인자보다 (최)정이가 대단한 것 같아요. 여자바둑리그를 진행하며 정이 인터뷰를 할 때 속이 참 깊은 사람이라는 걸 매번 느끼거든요. 늘 겸손하면서도 의미 있고 재치 있게 인터뷰를 잘 해요. 톱클래스 기사인 만큼 대회 일정이 바빠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하는데도 방송에선 항상 밝은 모습으로 사람들이랑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거든요. 밖에 지나다닐 때 너무 힘들어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끔뻑끔뻑하는데도 인터뷰 할 땐 딴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활기차게 웃으며 재밌는 멘트도 하고요. 생각이 정말 깊은 것 같아요. 어떨 땐 일인자의 무게가 그렇게 만든 건가 싶기도 해 안쓰럽기도 해요.”

- 함께 방송할 때 가장 잘 맞는 해설자가 있나요?
“두 명 얘기해도 괜찮죠(웃음)? 첫 번째는 백홍석 사범님이에요. 아마 방송 경력은 채 1년 정도 밖에 안 됐을 거예요. 방송 경력도 짧으시고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백 사범님과 방송하면 제가 바둑을 배워가는 경험을 합니다. 제가 아리송한 질문을 해도 늘 우문현답을 하는 분이랄까요. 질문하는 게 재밌어요. 바둑 기술적으로 뿌듯한 방송 시간이죠. 또 한 분은 이현욱 사범님이에요. 데뷔하고 나서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방송을 같이 한 분이죠. 늘 준비를 정말 많이 하면서 항상 재밌게 방송하려고 노력하시는 게 인상적이에요. 덕분에 함께 방송하는 저도 웃음이 많아지는 방송이죠.”


- 취미 생활도 궁금해요.

“운동하는 거 좋아하고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저의 가장 열정적인 취미는 피규어를 모으는 거예요. 아기자기한 피규어 모으는 걸 특히 좋아합니다. 그런 류의 피규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조금씩 모으고 있어요. 피규어 모으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그게 있어 공간이 밝고 따뜻해진다는 점이에요. 계속 모으게 되고 한 번 빠지게 되면 벗어나기 힘들죠(웃음).”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는 ‘스마일’이에요. 이메일이든 어디든 아이디를 만들 때도 항상 스마일을 넣거든요(웃음). 제 방송을 시청하는 분들이나 저와 함께 일하는 분들이 늘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부족한 부분이 느껴지더라도 재밌게 봐주세요. 다음에는 진심으로 미소 짓게 해드릴게요. 스마일~^^”

<인터뷰/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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