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후지쯔 날개 달고 세계로 비상
한국바둑의 미래 박정환(충암고 졸) 9단이 제24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4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일본기원 관서총본부 11층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박정환 9단은 중국의 치우쥔 8단에게 223수 끝에 항서를 받아내며 후지쯔배 우승트로피와 함께 1,500만엔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은 후지쯔배 10연패를 포함해 총 15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전기 대회에서 중국에 빼앗겼던 트로피를 회수했다.
총 7명의 선수가 출사표를 던진 한국팀은 10일 열린 본선 1회전에서 허영호 9단, 이영구 8단, 강유택 4단이 각각 박문요 9단(중), 사카이 히데유키 9단(일), 씨에허 7단(중)에게 패해 짐을 꾸렸다.
다음날 열린 2회전에서 최철한 9단과 김지석 7단마저 이야마 유타 9단(일)과 장웨이지에 5단(중)에게 패하며 한국은 이세돌, 박정환 단 두 명의 이름만을 8강에 올렸다.
12일 일본기원 관서총본부 대국실에서 열린 8강전에서 이세돌 9단이 치우쥔 8단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박정환 9단이 박문요 9단에게 승리하며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이후 박정환 9단은 ‘일본의 희망’ 이야마 유타 9단에게 역전승하며 장웨이지에 5단을 꺾고 결승에 선착한 치우쥔 8단과 후지쯔배 우승트로피를 놓고 한 판 격돌을 벌였다.
2006년 14세의 어린 나이에 입단하며 ‘무서운 루키’로 주목받은 박정환 9단은 2009년 원익배 십단전과 박카스배 천원전을 우승하며 진가를 발휘했으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페어와 남자단체전에 참가, 모든 게임 출전 100%의 승률로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세계대회 개인전에서는 2회 비씨카드배에서 4강에 오른 것 외에는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후지쯔배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한국바둑의 새로운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박정환 9단은 우승소감을 묻는 질문에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며 “저보다 모두 훌륭한 기사들인지라 한 판 한 판 배운다고 생각으로 부담감 없이 둔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둔것 같다”며 기뻐했다.
24회 후지쯔배 세계선수권대회는 24강전에서 32강전으로 확대 개편됐으며 1회전부터 결승까지 매일 치러졌다. 또한 제한시간을 2시간으로 줄였으며 점심시간 없이 대국을 끝내는 등 많은 변화를 주었고 일본 동북지역 지진으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오사카에서 열리게 됐다.
요미우리 신문과 (재)일본기원, (재)관서기원이 공동주최하고 후지쯔(주)가 후원하는 제24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의 우승상금은 1,500만엔, 준우승상금은 500만원이며 3위까지 차기대회 시드가 주어진다.
▲일본기원 관서총본부 11층에서 열린 결승과 3,4위전 모습
▲6층에 마련된 공개해설장에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바둑팬이 관서총본부를 찾았다
▲ 오후 4시경 중국의 치우쥔 8단이 돌을 던졌다
▲ 우승 상장을 받고 있는 박정환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