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구리 꺾고 삼성화재배 정상 올라

이세돌 9단과 구리(古力) 9단의 ‘세기의 대결’ 최종 승자는 이세돌 9단이었다.
12월 13일 중국 상하이(上海) 그랜드센트럴호텔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구리 9단에게 270수 만에 흑 반집승하며 종합전적 2승 1패로 우승했다.
2004년과 2007~2008년 우승한 이세돌 9단은 삼성화재배 최초로 네 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대회 최다 우승 기록 경신과 함께 3억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1국에서 반집승했던 이세돌 9단은 최종국에서도 반집승하며 도합 1집으로 드라마같은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2010년과 2011년 결승에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던 구리 9단은 2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준우승상금 1억원 획득에 그쳤다.
결승 최종국은 시종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형세가 종반까지 계속됐지만 형세를 낙관한 구리 9단이 끝내기에서 실족하며 이세돌 9단의 역전승으로 ‘세기의 대결’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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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는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구리 9단과 2승 1무 2패를 해 비겼지만 운 좋게 우승한 것 같다”면서 “우승한 것 보다 구리 9단과 둔 것이 기뻤고 다시 한번 이런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9단은 “초읽기 와중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것이 최종국 승리의 요인이며 이길 수 없는 1국을 승리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세계대회에서 20회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구리 9단에게 최종국에서 승리하며 공식 맞대결 전적 10승 1무 14패, 중국리그 전적 등을 포함한 비공식 대국을 포함하면 16승 1무 17패를 기록하게 됐다.
두 사람간 결승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09년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이 2-0으로 승리했으며 2011년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을 3-2로 꺾고 우승했었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이세돌 9단이 승리하면서 결승 맞대결 전적에서 이9단이 한발 앞서가게 됐다.
이세돌 9단이 우승하며 한국은 올해 열린 네 번의 세계대회 중 세 번을 우승하며 바둑 최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96년 1회 대회가 시작된 이래 ‘전면 오픈제’, ‘완전 상금제’, ‘더블 일리미네이션 도입’ 등 매년 신선한 시도와 업그레이된 시스템으로 ‘변화와 혁신’의 기전으로 자리매김한 삼성화재배는 올해부터 건전한 병영문화 창조를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군부대 바둑보급 활동을 지원한다. 바둑 동아리가 개설된 우수 부대에 바둑용품과 전문기사를 파견하게 될 군부대 바둑보급 사업의 지원금은 삼성화재배 본선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승리할 때마다 1집당 1만원(불계승시 30만원)을 적립해 마련된다. 결승3번기까지 지원금은 716만원이 적립됐다. 적립된 지원금은 바둑관련 용품과 서적 등의 형태로 오는 26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1사단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부터 우승상금을 3억원으로 증액한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총상금규모는 8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한편 결승3번기는 한국의 KBS와 중국의 상하이TV에서 동시에 생중계됐다.
▲결승 최종국 장면. 이세돌 9단(오른쪽)이 대회 네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