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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135수 만에 신민준 격파

등록일 2017.09.25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
BGF리테일CU, 티브로드 완파하고 PS 희망 살려


포스트시즌으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서로를 넘어야 하는 두 팀. 절박한 처지의 6위팀과 7위팀의 대결에서 7위 BGF리테일CU가 승리하며 팀 순위를 맞바꿨다. BGF리테일CU는 2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리그 13라운드 4경기에서 티브로드를 4-1로 눌렀다.

▲ 티브로드가 약간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망은 허영호가 강동윤을 잡으면서 BGF리테일CU쪽으로 급하게 기울었다.


5승6패의 티브로드도 다급했지만 4승7패의 BGF리테일CU는 더 다급했다. 이번 경기를 지면 거의 시즌을 접어야 하는 궁지에서 잠잠했던 저력이 되살아났다. 이제는 퓨처스 선수라 할 수 없는 이창석이 5연승을 구가하던 류수항을 꺾고 기선을 잡았다. 시종 미세한 흐름을 보였던 승부에서 후반 집중력이 남달랐다.

▲ '식스맨'에서 '붙박이 주전'이 되었다가 이제는 팀의 기둥이 된 이창석(왼쪽.7승3패). 침착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기풍이다.


이어 4지명 진시영이 상대 퓨처스 선수 박창명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1-1. 이 장면에서 승부의 물꼬를 BGF리테일CU쪽으로 돌리는 결정타가 3지명 허영호의 손에서 터졌다. 장고대국으로 자리를 옮긴 전반기의 리턴매치에서 티브로드 주장 강동윤을 꺾는 큰 일을 해냈다. 이희성 해설위원은 "강동윤의 한순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좌변을 폭파한 데서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 절친 사이기도 한 둘의 대결에서 허영호(왼쪽)가 강동윤에게 당한 전반기 패배를 설욕했다.


분위기 살아나는 CU, 4연패 후 2연승
'대타 선수'에서 팀의 기둥으로...이창석, 10경기 출전해 7승3패


결승점은 주장 이동훈의 몫이었다. 관심이 집중된 신민준과의 빅매치에서 승리했다. 한 살의 나이 차이(98년생 이동훈이 한 살 위)에 상대 전적 2승2패, 랭킹은 9위(이동훈)와 15위. 모든 면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가고 있는 둘의 대결이었지만 결말은 뜻밖에 싱거웠다. 이동훈이 자신의 진영에서 크게 살자고 한 신민준의 대마를 잡으며 1시간 35분, 135수 만에 승부를 끝냈다.

▲ 경기 전 신진서와 한 팀을 이뤄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신민준. 농심배에서의 피로가 덜 풀린 탓인지 연신 하품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KB리그 성적은 농심배와 달리 8연패로 극곽극이다.


진짜 승부 못지 않았던 '올스타전'...사전 일정 조율 아쉬워

티브로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KB리그 올스타전'에 2지명 신민준과 4지명 류민형, 두 명이 출전했다(BGF리테일CU 는 5지명 최정이 출전했으나 오더에서 빠진 상태라 영향이 없었다).

이벤트 매치라 해도 경기는 2시간 반을 끌었고(수수가 300수를 넘었다), 이 시간 동안 선수들은 언제 등판할지 몰라 바둑판에 내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떤 승부인들 지기 싫어하는 프로들의 속성상 피로가 쌓일 법했다. 행사 자체는 재밌고 근사했지만 저녁 경기나 신진서처럼 삼성화재배에 출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사전 일정 조율이 아쉬웠다.

▲ 낮의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드림팀(자세한 행사 내용은 사진 위주로 따로 전한다). 선수들은 광화문 행사장에서 팬들에게 인사한 후 바둑TV 스튜디오로 이동해 대국을 치렀다.
이 와중에 다면기까지 소화한 류민형(사진 왼쪽 두 번째)은 '강철 체력'이란 소릴 들었으나 막상 경기에 임해선 힘들었는지 일찌감치 대마가 잡히며 패하고 말았다.


승부의 결과는 두 팀의 순위를 바꿔 놓았다. 나란히 5승7패가 되었으나 개인 승수에서 앞선 BGF리테일CU가 6위로 한 단계 올라섰고, 티브로드는 7위로 내려갔다. 티브로드는 패한 7경기 모두 1-4로 내주어 개인 승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큰 부담으로 남았다.

▲ 지명과 랭킹, 상대 전적(2승1패)에서 모두 앞선 이지현(왼쪽)이 류민형을 꺾고 팀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축 선수들의 동반 부진도 티브로드의 고민이다. 이번 경기에 3지명 김정현을 빼고 퓨처스 선수 박창명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지는 인상이다. 1지명 강동윤이 5승7패, 2지명 신민준이 3승9패, 3지명 김정현이 3승8패. 1~3지명의 합산 전적이 11승 24패로 31.4%에 불과하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5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주 목요일(28일) BGF리테일CU와 Kixx의 대결을 시작으로 14라운드를 속개한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퓨처스 선수 박창명(왼쪽)이 두 번째 등판에서 첫승을 거둔 것이 티브로드의 유일한 승리가 됐다. 진시영은 첫 경기 승리 이후 8연패를 당하며 부진이 길어지는 모습.


▲ 지난 경기에서 4연패를 벗어난 후 연승을 거둔 BGF리테일CU. 주장 이동훈이 8승4패, 2지명 이지현이 7승5패, 무엇보다 이창석이 7승3패의 맹활약이다. 그동안 부진했던(4승8패) 3지명 허영호가 강동윤을 꺾으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


▲ 티브로드엔 두 개의 '악성 징크스'가 따라 다닌다. 주장 강동윤이 패하면 팀도 패한다는 것. 질 때는 1-4로 크게 진다는 것.


▲ -오늘 소감은.
"늘 같은 생각이지만 우리팀 선수들의 저력을 믿는다. 오늘 연승을 계기로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저번 라운드 화성시코리요에게 승리한 후 선수들을 모아두고 어떤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이번에 상당히 혼전이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우리 한번 열정을 불태워보자고 했다. 오늘도 비슷한 얘기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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