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박정환, 신진서의 별명을 지어주세요

등록일 2019.05.21

현재 한국 바둑의 1인자를 놓고 다투고 있는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은 이렇다 할 별명이 없다.
현재 한국 바둑의 1인자를 놓고 다투고 있는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은 이렇다 할 별명이 없다.


바둑황제’ 조훈현 9, ‘돌부처’ 이창호 9, ‘쎈돌’ 이세돌 9과거 한국 바둑의 1인자였던 이들의 별명이다그런데현재 한국 바둑의 1인자를 놓고 다투고 있는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은 이렇다 할 별명이 없다.

 

프로기사의 별명이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는 없으나아무래도 인기가 높은 기사들이 별명도 많다별명은 바둑팬들이 붙여준 애칭인 경우도 있고동료들이 부르던 호칭이 그대로 별명으로 알려진 경우도 있다또 바둑평론가나 기자가 글로 소개하면서 별명이 된 경우도 있다그 외에 기풍성격외모이름 등 별명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매우 다양하다.

 

조훈현 9단은 한때 별명이 제비였다전성기 시절 날렵한 속력행마를 구사했기 때문에 빠르다는 의미로 제비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제1회 응씨배에서 우승한 이후로는 주로 바둑황제로 불린다당시 코미디 황제 이주일’, 훗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이런 식으로 어떤 분야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을 남긴1인자에게만 붙는 명예로운 호칭이라고 할 수 있다.

 조훈현_9단.jpg

▲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은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훈현 9단의 평생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서봉수 9단의 별명은 된장 바둑이었다서봉수 9단 이전 한국 바둑계에서 정상급에 도달했던 기사들이 대부분 일본 유학파였는데서봉수 9단은 유학 경험 없이 순수하게 한국에서 독학으로 실력을 키웠기에 만들어진 별명이다그러나 본인은 내 바둑의 특징으로 본다면 된장보다는 고추장에 가깝다고 말한 바 있다그 외에 실전형 기풍에 잡초 같이 끈질기고 강하게 살아남는 승부 근성 때문에 야전 사령관이라는 별명도 흔히 같이 쓰인다.

 서봉수_9단.jpg

▲ 서봉수 9단의 별명은 '된장 바둑', '야전 사령관' 등이 있다

  

유창혁 9단의 별명은 일지매이다처음에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렸는데이것은 칭찬이지 별명이라고 하기는 좀 어색했다그때 누군가 고우영 화백의 만화 주인공 일지매를 닮았다고 해서 이후로는 줄곧 일지매로 불린다젊었을 때 유창혁 9단은 미소년처럼 앳된 동안이었고또 일지매가 그런 미소년의 얼굴로 엄청난 무술 실력을 갖고 있었던 것처럼 유창혁 9단의 공격력이 강했기 때문에 딱 맞는 별명이 되어 이후 다른 별명은 생기지 않았다.


유창혁_9단.jpg▲ 젊었을 때 미소년의 이미지로 '일지매'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유창혁 9단

 

이제는 한국 바둑의 전설이 된 이창호 9단은 긴 시간 1인자의 자리를 지켰던 만큼 별명도 여러 가지이다초창기에는 바둑 둘 때 얼굴에 표정 변화가 없고자세가 부처님처럼 움직임이 없다 하여 돌부처였다이후에는 특유의 완벽한 계산력 때문에 신산(神算)’이라고 불렸다그 외에 전대 고수의 환생이니 외계에서 온 바둑 고수’ 등 너무나 완벽했던 그의 실력에 감탄하는 종류의 별명도 있었다또한 린 하이펑의 이중 허리보다 더 뒷심이 강하다고 해서 삼중 허리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창호_9단_2.jpg

▲ '돌부처', '신산' 등 많은 별명을 갖고 있는 이창호 9단. '응답하라 1988'에서 박보검이 연기했던 최택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유명한 이세돌 9단의 어렸을 때 별명은 비금도 천재 소년이었는데어느 순간부터 쎈돌로 굳어졌다강력하고 박진감 넘치는 그의 바둑 스타일 때문에 생긴 별명으로 가장 이세돌 9단에게 잘 어울리는 별명이기도 하다.


이세돌_9단.JPG

▲ '센돌' 이세돌 9단. 별명처럼 그의 바둑이나 성격은 윤곽이 뚜렷하고 강하다


일본의 경우에는 별명이 기풍과 연관되어 있다예를 들어 우칭위엔 9단은 신통’, 사카다 9단은 면도날’, 오다케 9단은 미학(美學)’, 린 하이펑 9단은 이중 허리’, 이시다 9단은 컴퓨터’, 가토 9단은 살인 청부업자’, 다케미야 9단은 우주류’ 등 멋진 별명이 많이 있다.

 

중국의 녜 웨이핑 9단은 철의 수문장이다일중 수퍼대항전 초창기 일본의 고수들을 상대로 무려 11연승을 거두며 중국의 우승을 혼자 지켜냈기에 생겼던 별명이다이세돌 9단의 라이벌이었던 구리 9단은 세계 최강의 아마추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이는 그가 가끔 아마추어들이나 두는 수들을 서슴없이 구사했기 때문이다.


녜웨이핑_9단.jpg

▲ '철의 수문장'이라는 별명의 녜 웨이핑 9단. 제1회 응씨배 결승에서 조훈현 9단에게 패해서 명성에 흠이 갔지만, 지금도 중국 바둑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활동 중이다.

 

과거에는 이처럼 프로기사들에게 멋진 별명들이 많이 붙었는데최근에는 한중일 모두 멋진 별명이 붙은 프로기사들이 거의 없다이는 과거와는 달리 요즘의 정상급 기사들은 과거처럼 특정 기풍으로 바둑을 두기보다는 마치 무색무취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와 같이 바둑을 두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의 사랑으로 특정 별명을 붙여준다면정상급 기사들도 그쪽 분야로 더욱 발전할 수도 있는 일이므로 애정을 갖고 프로기사들에게 적절한 별명을 붙여주면 더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바둑을 두는 박정환 9단은 인간 알파고’, 2000년생으로 강력한 전투형 바둑을 구사하는 신진서 9단은 밀레니엄 울버린’ 정도는 어떨까?


신진서_9단.JPG

▲ 박정환 9단의 뒤를 이어 한국 바둑계를 이끌어 나갈 신진서 9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