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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 앞에 '영구 있다'

등록일 2016.09.24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 화성시코리요 누르고 8연승...첫 9승 고지, 단독 선두 부상

나현의 리그 연승 신기록(11연승) 작성이 무산됐다. 23일 저녁 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에서 나현은 화성시코리요 주장 이영구에게 127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직전 경기에서 2012년 박정환이 세운 10연승과 타이를 이뤘던 나현이다. 하지만 이영구에게 제동이 걸리면서 신기록 작성의 바톤은 유일한 전승자(10전 전승)로 남은 신진서에게 넘어갔다. 신진서는 25일 이지현을 상대로 두 번째 연승 신기록 도전에 나선다.

나현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켐텍은 화성시코리요를 3-2로 누르고 8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팀 8연승은 2008년 영남일보가 세운 최다 연승과 타이의 기록. 브레이크 없는 벤츠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포스코켐텍은 다음 15라운드 SK엔크린을 상대로 9연승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 이영구가 기선을 제압한 상황에서 화성시코리요가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던 2국. 김정현(왼쪽)이 변상일에게 반집으로 덜미가 잡힌 다음 괴로워하고 있다.


어떻게 해도 '되는 집'이라고 할까. 패배를 모르는 포스코켐텍의 연승 질주는 이날도 이어졌다.

시작하자마자 나현이 패배를 당했지만 변상일이 끈질긴 반집 역전승으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들어 장고대국의 윤찬희와 주장 최철한이 2승을 보탠 포스코켐텍은 3-1로 일찌감치 승부를 끝냈다. 화성시코리요는 마지막 끝난 4국에서 홍성지가 한 판을 만회하는 것에 그쳤다.


▲ 포스코켐텍의 연승 행진 배경에는 4지명 윤찬희의 선전이 자리하고 있다. 8라운드부터 7경기 연속 장고대국에 출전하고 있는 윤찬희는 전반기 부진을 씼고 이날 4연승을 달렸다.


가장 먼저 9승(4패)고지를 밟은 포스코켐텍은 사실상 포스트시즌행을 굳혔다. 중간 순위이긴 하지만 내내 앞서가던 정관장 황진단을 추월하며 선두로 올라서는 기쁨이 더해졌다. 5라운드까지 1승4패를 기록했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선전이요, 전례가 없는 환골탈태다.

반면 화성시코리요는 5승7패, 4강 싸움에서 뒷걸음질치며 순위가 7위로 내려갔다. 김정현이 변상일에게 크게 유리한 바둑을 반집 역전패한 것이 두고두고 뼈아팠다.

사상 초유의 중계 사고...KB리그 중계 못 해

한편 이날 경기는 바둑TV의 방송 장비 고장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고로 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저녁 6시 30분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부조정실의 전원이 나가면서 카메라 등 모든 장비의 작동이 멈춘 것. 다행히 스튜디오 조명에는 이상이 없어 경기는 진행할 수 있었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에 양 팀 검토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카메라맨이 보이지 않는 대국장. 95년 바둑TV가 개국한 후 언제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다. 바둑TV 관계자는 사고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 내일 중계에는 이상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중계 불발로 일이 없어진 이소용 진행자가 김성룡 감독과 국가대표팀의 검토를 지켜보고 있다(사진 왼쪽 중계 모니터의 전원이 꺼진 것이 보인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어디 뒀냐(?)"를 연발하던 김 감독은 "마치 절간에 온 것 같다. 이 중요한 경기에 전혀 긴장감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방송 화면을 볼 수 없으니 너도나도 핸드폰을 꺼내들고 수순을 들여다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인터넷이라도 된다는 게 이리도 다행이고 고마울 수 없었다.


24일엔 4위(6승6패) 티브로드와 5위(5승6패) 한국물가정보가 14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3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티브로드로선 7승을 확보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반면 한국물가정보로서도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경기이기에 총력전이 예상된다.

대진은 강유택-백홍석,박정환-박승화,김승재-한태희,박민규-안국현,이동훈-원성진(이상 앞이 티브로드). 양 팀의 전반기 대결에선 한국물가정보가 티브로드를 4-1로 이긴 바 있으며, 강유택-백홍석은 전반기(백홍석 승)의 리턴매치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 원, 패자는 60만 원을 받는다.


▲ 장고대국과 거의 동시에 끝난 5국에서 최철한이 안조영을 물리치고 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 "어~ 이거 위리쥔 아냐" 전날 위리쥔과 송규상이 함께한 기사를 본 김성룡 감독이 장난을 치자 송규상이 "안 되요, 다른 사람이예요"라고 외치며 황급히 막고 있다.



▲ 화성시코리요 주장 이영구(가운데)가 절친 허영호의 어깨를 짚고 핸드폰 검토에 열중하고 있다. 왼쪽은 87년생 동갑내기인 고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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