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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바둑, 늦은 퇴근 예상...'

등록일 2016.06.19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
BGF리테일CU, 차포 뗀 SK엔크린에 4-1 대승


신생팀 BGF리테일CU가 1.2지명이 빠진 SK엔크린을 상대로 고대하던 첫승을 쏘아올렸다. 개막하자마자 2패를 당한 후 세 경기 만의 첫승. 결과 또한 4-1의 대승이었으니 크게 기쁠 만했다.

BGF리테일CU는 18일 저녁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에서 주장 강동윤과 '대타' 이창석 등 출전 선수 대부분이 선전하며 선두 SK엔크린을 4-1로 눌렀다.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느냐, 최하위에 머무느냐의 기로에서 양팀은 주전이 각각 2명이 빠진 채 경기를 치렀다. 10명의 출전 선수 중 절반 가까이인 4명이 2부리거인 퓨처스 선수들로 채워졌다. 장기로 치면 '차포(車包)를 뗀' 쪽과 '포상(包象)' 정도를 뗀 쪽의 대결이었는데, 예상대로 SK엔크린의 전력누수가 훨씬 더 컸다. 두 명의 대타로 큰 출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 이번 시즌 '흙수저 반란'의 주무대가 되고 있는 장고대국(1국). 하지만 이날의 강동윤(오른쪽)은 물샐틈 없는 경계태세로 금수저의 체통을 지켰다.


반면 BGF리테일CU는 우세한 전력을 바탕으로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갔다. 3지명 이원영이 상대 퓨처스 최현재를 힘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선제점을 올린 데 이어, 주장 강동윤이 장고대국에서 SK엔크린의 2부리거 황재연을 선선히 따돌리며 2-1로 앞섰다.

결승점의 주인공은 지난 시즌 네 차례의 KB리그 출전 경험이 있는 퓨처스 선수 이창석이었다. 이번 시즌 첫 출전에서 만만치 않는 강승민을 꺾으며 팀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 서로 엄청난 대가를 지은 상태에서 침착하게 격차를 벌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핵심 주전이 빠진 상태에서는 퓨처스의 1승이 천냥 값을 한다. 전날의 안정기, 이날의 이창석이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



▲ BGF리테일CU 백대현 감독과 주장 강동윤의 승리 인터뷰.
(백대현 감독)"2패로 출발했지만, 팀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선수로 뛸 때 보다 훨씬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재미 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동윤)"초반부터 안 풀려서 감독님의 마음 고생이 있었을 것 같다. 앞으론 잘 될 것이다", "오늘의 수훈갑은 이창석 선수라고 생각한다".


BGF리케일CU는 마지막 끝난 4국에서도 류민형이 이태현을 물리치며 대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오래 갈 것 같던 바둑이 갑자기 대마수상전으로 치달으며 이른 종국을 예고했고, 엄청난 바꿔치기 이후의 결말이 궁금하던 차에 이태현에게서 눈을 의심케 하는 실수가 나왔다. SK엔크린에선 3지명 민상연만이 승리했다.


▲ 지난 경기에 이어 연속 대타 출전의 기회를 잡은 송상훈(오른쪽). 하지만 이번에도 노련한 민상연의 반면 운영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크게 앞서 가던 민상연이 잠시 뜸을 들일 때는 '백, 과식으로 잠시 소화중', 승리를 앞뒀을 무렵에는 '민상연 선수의 디저트 타임'이 자막으로 뜨는 등 국가대표 판정단의 재치 있는 멘트가 시종 웃음을 주었던 대국.


19일엔 정관장 황진단-한국물가정보가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진솔-원성진, 신진서-백홍석, 김기원(퓨)-한태희, 이창호-홍민표(퓨), 한승주-박승화(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양 팀 3지명(김명훈.안국현)이 나란히 오더에서 제외된 관계로 한 명씩의 퓨처스 선수가 등판한다.

기전 총규모 34억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포인트 입단 1호'의 주인공인 최현재가 싸움꾼 이원영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시도한 것이 화근. 그 결과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은 장면에서는 "계가가 힘드네요, 백집이 너무 많아서..."라는 절망적인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 3연승을 달리다 큰 스코어 차로 패점을 안은 SK엔크린. 서있는 최규병 감독의 표정이 마음속으로 '영훈아, 성준아~'를 부르고 있는 것만 같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다음 라운드가 휴번이라는 게 조금 위안이 될까.



▲ 힘차게 '화이팅'을 외치는 백대현 감독과 선수들. BGF리테일CU는 이번 팀 창단을 계기로 사내에 바둑 동호회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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