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너마저도...김성룡 감독 '울고 싶어라'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3경기
화성시코리요, 2.3지명 빠진 포스코켐텍에 4-1 대승
"오늘보다는 다음 주가 더 걱정입니다."
지난 주 신안천일염과의 경기를 치르면서 포스코켐텍의 김성룡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 신안천일염과의 경기는 좋게 말하면 피장파장이었다. 피차 주전이 여럿 빠진 마당이니 우리만 억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한 주 뒤 예정돼 있는 화성시코리요와의 경기는 양상이 달라도 한참 달랐다. 중국 을조리그로 인한 전력 누수가 전혀 없는 팀을 상대로 벌거벗은 듯한 기분으로 싸워야 하는 경기. 그 일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던 것이다.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 김성룡 감독이 그토록 염려했던 그 경기, 화성시코리요와의 일전이 2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결과는 각오한 바를 뛰어 넘는 1-4 패배. 유령처럼 근심속을 떠돌다 드러난 현실은 생각보다 가혹했고, 덤으로 단독 꼴찌(1승4패)라는 성적표까지 받아든 김 감독의 얼굴은 그만 울고 싶은 표정이 됐다.
반면 화성시코리요 입장에서는 이날이 잠을 설치며 기다리던 소풍 같은 날이었다. 러시아 속담에 '남의 눈물은 나의 기쁨'이란 말도 있다지 않은가. 특별한 사고만 아니라면 승리는 예정된 일일 터였다. 단지 어떻게, 얼마만큼 이기느냐의 문제일 뿐.
스타트는 '바둑리그의 사나이' 김정현이 끊었다. 2국에서 상대 퓨처스선수 김민호를 상대로 불과 13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어 4지명 맞대결에서 박정상이 류수항에게 패하며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후반 속기전에서 홍성지가 윤찬희를 상대로 쾌승을 거두면서 순조로운 흐름이 이어졌다.
결승점은 팀의 맏형이자 이창호 9단과 더불어 유이(有二)한 70년대생 안조영의 몫이었다. 장고대국에서 박재근을 상대로 초반 확보한 우위를 끝까지 잘 지켜냈다(화성시코리요 3-1 포스코켐텍).
승패는 이미 판가름났지만 마지막 5국은 포스코켐텍 입장에서 비원(悲願)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꼭 이겨주길 바란 판이었다. 바둑리그가 장기 레이스로 치러지는 이상 주장 최철한이 제 페이스를 찾아준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포스코켐텍의 이러한 소망은 중반까지 무리 없이 이뤄지는 듯 보였다. 두터움을 무기로 한 최철한의 강력한 절단이 우지끈 반면을 울렸고, 얼마 후 우수수 수확물이 떨어졌다. 바둑TV 중계팀의 이현욱 해설위원과 김지명 진행자도 자연 최철한의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 하지만 얼마 안 가 반상엔 난데 없이 대마의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은 최철한이 돌을 거두는 믿기 어려운 사태가 펼쳐졌다.
이날이 마침 중국 을조리그가 끝나는 25일. 이제 더 이상의 파행이 없을 끝자락에서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켐텍은 어느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휴전 사이렌 소릴 듣고 참호에서 일어서다 최후의 유탄을 맞는 병사처럼 지독히 운이 없었다. 적어도 이날만킁은 그랬다.
26일엔 Kixx(2승2패)와 신안천일염(2승1패)이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허영호-안정기(퓨),김기용-목진석,김지석-조한승,윤준상-신민준,최재영-유병용(퓨)(이상 앞이 Kixx). 신안천일염은 2지명 조한승과 4지명 신민준이 중국 을조리그에서 돌아오는 반면 주장 이세돌은 다보스포럼 참석으로 오더에서 제외됐다.
기전 총규모 34억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화성시코리요, 2.3지명 빠진 포스코켐텍에 4-1 대승
"오늘보다는 다음 주가 더 걱정입니다."
지난 주 신안천일염과의 경기를 치르면서 포스코켐텍의 김성룡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 신안천일염과의 경기는 좋게 말하면 피장파장이었다. 피차 주전이 여럿 빠진 마당이니 우리만 억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한 주 뒤 예정돼 있는 화성시코리요와의 경기는 양상이 달라도 한참 달랐다. 중국 을조리그로 인한 전력 누수가 전혀 없는 팀을 상대로 벌거벗은 듯한 기분으로 싸워야 하는 경기. 그 일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던 것이다.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 김성룡 감독이 그토록 염려했던 그 경기, 화성시코리요와의 일전이 2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결과는 각오한 바를 뛰어 넘는 1-4 패배. 유령처럼 근심속을 떠돌다 드러난 현실은 생각보다 가혹했고, 덤으로 단독 꼴찌(1승4패)라는 성적표까지 받아든 김 감독의 얼굴은 그만 울고 싶은 표정이 됐다.
반면 화성시코리요 입장에서는 이날이 잠을 설치며 기다리던 소풍 같은 날이었다. 러시아 속담에 '남의 눈물은 나의 기쁨'이란 말도 있다지 않은가. 특별한 사고만 아니라면 승리는 예정된 일일 터였다. 단지 어떻게, 얼마만큼 이기느냐의 문제일 뿐.
스타트는 '바둑리그의 사나이' 김정현이 끊었다. 2국에서 상대 퓨처스선수 김민호를 상대로 불과 13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어 4지명 맞대결에서 박정상이 류수항에게 패하며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후반 속기전에서 홍성지가 윤찬희를 상대로 쾌승을 거두면서 순조로운 흐름이 이어졌다.
결승점은 팀의 맏형이자 이창호 9단과 더불어 유이(有二)한 70년대생 안조영의 몫이었다. 장고대국에서 박재근을 상대로 초반 확보한 우위를 끝까지 잘 지켜냈다(화성시코리요 3-1 포스코켐텍).
승패는 이미 판가름났지만 마지막 5국은 포스코켐텍 입장에서 비원(悲願)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꼭 이겨주길 바란 판이었다. 바둑리그가 장기 레이스로 치러지는 이상 주장 최철한이 제 페이스를 찾아준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포스코켐텍의 이러한 소망은 중반까지 무리 없이 이뤄지는 듯 보였다. 두터움을 무기로 한 최철한의 강력한 절단이 우지끈 반면을 울렸고, 얼마 후 우수수 수확물이 떨어졌다. 바둑TV 중계팀의 이현욱 해설위원과 김지명 진행자도 자연 최철한의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 하지만 얼마 안 가 반상엔 난데 없이 대마의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은 최철한이 돌을 거두는 믿기 어려운 사태가 펼쳐졌다.
이날이 마침 중국 을조리그가 끝나는 25일. 이제 더 이상의 파행이 없을 끝자락에서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켐텍은 어느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휴전 사이렌 소릴 듣고 참호에서 일어서다 최후의 유탄을 맞는 병사처럼 지독히 운이 없었다. 적어도 이날만킁은 그랬다.
26일엔 Kixx(2승2패)와 신안천일염(2승1패)이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허영호-안정기(퓨),김기용-목진석,김지석-조한승,윤준상-신민준,최재영-유병용(퓨)(이상 앞이 Kixx). 신안천일염은 2지명 조한승과 4지명 신민준이 중국 을조리그에서 돌아오는 반면 주장 이세돌은 다보스포럼 참석으로 오더에서 제외됐다.
기전 총규모 34억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