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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인삼, '원톱'보다는 '팀워크'

등록일 2016.05.09

걸출한 에이스의 힘은 크지만 에이스 한 명만으로는 팀 승리를 가져갈 수 없는 게 시니어바둑리그다. 나란히 2승3패로 중위권을 형성 중인 두 팀이 벌인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음성 인삼이 5할 승률을 맞췄다.

음성 인삼은 9일 오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에서 서울 충암학원을 2-1로 눌렀다. 음성 인삼은 팀원 간 유기적 플레이로 3승째를 챙겼고, 충암학원은 또 한 번 '원톱' 유창혁만이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번 라운드에선 허리를 받치고 있는 2장 김동엽과 3장 박영찬이 콤비를 이뤘다. 먼저 박영찬이 정대상을 꺾었다. 프로기사가 되기 전부터 수도 없이 싸웠던 두 기사. 정대상의 전투 기질도 대단하지만 박영찬은 그보다 더했다.

속기로 두다가 어느 순간 고민에 빠진 정대상. 상대를 의식하는 듯 싸움을 피했다. 박영찬은 개의치 않고 노골적 수법으로 한 번 잡았던 상대의 허리춤을 놓지 않았다. 그 속에서 맥의 향연이 벌어졌다.


▲ <3장전> 전투바둑의 백미를 보여준 3장전. 국면도 급하고 마음도 급하고 성격도 급한 두 기사는 싸우다가 판을 끝냈다. 정대상에게 강한 박영찬(오른쪽)이 승리 하나를 추가했다.

정대상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우세를 지나치게 의식한 박영찬의 느슨함을 찔러 추격했다. 그러나 끝내기에서 되레 느슨해지며 다시 차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박영찬에게 5연패 중이었던 정대상은 1988년에 승리한 이후 28년 만에 이길 기회가 무산됐다.

이어 끝난 1장전에선 다시 유창혁의 손이 올라갔다. 쌍방 큰 집을 차지하는 가운데서도 집으로 앞서 갔다. 문제는 엷음이었는데 김수장이 공격 도중에 멈춘 것이 좋지 않았다. 조금 더 강하게 몰아치지 않은 바람에 처음 공격할 때 장면한 일방가 형태에 그치고 말았다. 유창혁은 리그 5전 전승으로 다승 선두에 나섰다.

2장전이 승부판으로 좁혀졌다. 정대상의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충암학원이 이겼을 때엔 꼭 조대현의 승점이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 실리 대 세력으로 맞선 국면에서 조대현의 중앙 흑집은 컸고, 김동엽의 여러 군데 백집은 많았다. 그 차이가 김동엽의 2집반승으로 나타났다.


▲ <1장전> 상대전적에서 22승3패로 압도해 왔던 유창혁(왼쪽)이 1승을 더 보탰다. 김수장은 가장 최근이었던 2012년 대국에선 이겼으나 공격 도중에 멈춘 것이 좋지 않아 연승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이 팀플레이를 당해 내지 못한 결과. 음성 인삼은 특출한 에이스는 없지만 단단한 팀워크를 보여 주며 3승3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10일 상주 곶감과 영암 월출산이 7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서봉수-조훈현, 백성호-김종수, 김기헌-오규철(이상 앞쪽이 상주 곶감). 리그 1위팀과 2위팀의 대결이자 '조-서' 간 372번째 대결이 펼쳐진다.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서울 충암학원의 '원톱' 유창혁 9단.


▲ 3연승 후 3연패의 김수장 9단.


▲ 5ㆍ6라운드에선 팀 승리로 연결되지 못해 아쉬웠는데 첫 결승점으로 이어간 김동엽 9단.


▲ 두텁게 판을 짠 조대현 9단의 '우주류'는 패배로 빛을 잃었다.


▲ 정대상을 상대로 6연승을 이어간 박영찬 4단.


▲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정대상 9단.


▲ 팀 스코어 1-1을 만들고 검토실에 온 유창혁 9단이 모니터 앞에서 승부판이 된 2장전을 지켜보고 있다.


▲ 나란히 2승3패에서 진로가 상하로 갈린 음성 인삼 박종렬 감독(왼쪽)과 서울 충암학원 허장회 감독(오른쪽). 가운데는 윤종섭 심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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