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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같은 조혜연의 반집

등록일 2018.05.13

9팀이 겨뤄서 5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 리그. 보통 승률 5할인 8승을 거둬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그래서 9패를 당하면 보통은 탈락이다. 그런데 포항 포스코켐텍의 경기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6승 6패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9패 팀들은 공통의 마음으로 포항 포스코켐텍의 패패만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다. 따라서 포항 포스코켐텍은 모든 팀의 공적이 된 상황. 게다가 후반기 들어 성적이 저조해서 최근 3연패 중이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16라운드 3경기가 시작했는데, 포항 포스코켐텍이 역시 9패 팀 중의 하나인 경기 호반건설에 2:1 승리를 거두고 마침내 7승을 달성했다. 이제 1승만 더 거두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고, 그 이상을 이기면 최대 3위까지 순위를 높일 수 있다. 반면 패한 경기 호반건설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속기판 2국은 경기 호반건설의 문도원 3단과 포항 포스코켐텍의 왕천싱 5단의 대결. 정관장배에서 7연승 경력의 문도원, 황룡사쌍등배에서 8연승 경력의 왕천싱, 게다가 1991년 생으로 동갑내기이다. 비록 상대 전적 3:0으로 왕천싱이 앞서 있고, 최근 성적이 왕천싱이 더 좋지만 이런 라이벌 조건이 갖춰져 있으면 바둑은 재미있어진다.

초반 우하귀 정석에서 문도원 3단이 늘어야 할 곳을 젖힌 실수를 범한 까닭에 바둑은 백이 편하게 출발했다. 그런데 초반이 너무 쉽게 풀린 탓인지 이후의 진행이 계속 느슨했다. 문도원 3단의 맹추격이 이어져서 중반 한때는 형세 불명에 이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미세한 상태까지 추격한 순간 이번에는 문도원 3단의 손길이 무뎌졌다. 결국 중앙 접근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중앙 흑집마저 공배화 시키는 데 성공하며 왕천싱 5단이 승리를 가져갔다.

▲ 왕천싱 5단은 초반 우세 속에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 역전될 뻔 하기도 했다. 문도원 3단은 맹추격전을 펼쳐서 거의 형세불명까지 만든 뒤에 다시 실족했다. 214수 끝, 백 불계승.



장고판 1국에는 양 팀에서 김은선 5단과 박태희 2단이 나섰다. 타이트하게 바둑을 두는 스타일인 두 기사는 하변부터 중앙, 상변 등 끊임없이 탐색전과 접근전을 펼쳤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흑이 선착의 효를 지키며 계속 우세한 가운데 중앙에서 백돌 한점을 끊어간 것이 과수가 되며 흑돌 두점을 내주는 순간 바둑이 역전됐다. 시종일관 기회를 엿보다가 승리를 쟁취한 김은선 5단의 분투가 돋보인 한판이다.

▲ 김은선 5단은 박태희 2단에게 상대전적 1:0에서 1승을 보태 2:0을 만들었다. 320수 끝, 백 1집반승.



1:1의 상황에서 결승판이 된 속기판 3국은 김혜민 8단 대 조혜연 9단의 대결. 이 바둑은 장고판 1국과 정반대의 흐름이었다. 좌하귀 접전에서 포인트를 올린 김혜민 8단이 큰 차이는 아니지만 계속 우세한 상황. 조혜연 9단이 곤마들을 무사히 수습하며 미세한 바둑으로 이끌었지만, 반집 또는 1집반 정도는 부족한 상황. 그런데 골인을 눈 앞에 두고 김혜민 8단이 자잘한 실수를 하더니 그게 누적돼서 마지막 반패로 승부가 결정되는 상황이 왔다. 그리고 딱 한 개의 팻감 차이로 조혜연 9단이 패를 이기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천금같은 반집, 이 반집 승리로 포스코켐텍은 오랜 기간 머물러 있었던 6승을 벗어나서 7승에 도달했다.

▲ 베타랑 승부사들답게 검토실에서의 웃음끼 넘치던 얼굴은 대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웃음끼를 쫙 뺀 진지한 얼굴로 바뀌었다. 286수 끝, 흑 반집승.



포항 포스코켐텍은 7승 6패로 아직도 3경기나 남아 있다. 그 3경기를 정규리그 마지막 주인 다음 주에 몰아서 다 둔다. 15일(화)에는 통합 17라운드에서 선두 여수거북선과 대결하고, 16일(수)에는 15라운드 2경기 중 연기된 인제 하늘내린의 김미리 3단과 조혜연 9단이 일정 조정 대국을 한다. 그리고 17일(목)에는 18라운드에서 현재 3위 서울 부광약품과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3연승이면 3위가 가능하고, 3연패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포항 포스코켐텍의 순위는 이 3일 연속의 결전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한편 경기 호반건설은 17라운드에서 서울 바둑의품격과 18라운드에서는 부안 곰소소금과 2번의 경기를 치르고 정규리그를 마친다. 다시 꼴찌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마지막 18라운드 부안 곰소소금과의 일전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에는 부안 곰소소금과 서울 부광약품의 대결이 계속된다. 허서현 : 장혜령, 김민정 : 권주리, 오유진 : 루민취안의 대진인데, 이 중 오유진 5단의 천태산배 참가로 루민취안 4단과의 속기판 3국 시합은 19일 오후 2시로 연기된 상태이다. 따라서 13일에는 2국만 진행되는데 이 2국에서 어느 한 팀이 2승을 가져가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을지, 아니면 1:1의 상황이 돼서 19일에 최종 담판을 지을 것인지가 관심 대상이다.

부안 곰소소금은 꼴찌 탈출을 위해, 서울 부광약품은 최근 2연패로 빼앗긴 2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시합에 나선다. 더 절실한 팀이 승리할 것이다.


▲ 16라운드 3경기 결과 및 4경기 대진표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문도원 3단은 2승 6패. 본인으로서는 만족 못할 성적일 것이다.


▲ 왕천싱 5단은 3승 2패로 이전보다는 못한 성적이지만 중요한 순간에 이겨주고 있다.


▲ 김은선 5단은 4승 9패. 이번 승리로 5연패를 벗어났다.


▲ 박태희 2단은 6승 8패. 이겼으면 승률 5할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주장으로서 5할 복귀를 하려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 김혜민 8단은 8승 6패. 너무도 아픈 역전 반집패에 종국 후 많이 괴로워했다.


▲ 조혜연 9단은 8승 4패. 좋은 성적이지만 작년 11승 1패의 엄청난 승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불리한 바둑을 맹추격하여 극적인 반집승을 거두는 데에 온 힘을 다 쏟았기에 종국 후 얼굴은 붉게 상기됐다.


▲ 경기 호반건설의 검토실에는 꽃보다센터 회원들과 선수, 감독의 남편까지 응원전에 가세해서 항상 북적댄다.


▲ 포항 포스코켐텍 검토실. 강유택 코치가 군입대한 자리를 이창석 신임 코치가 대신하고 있다.


▲ 왕천싱 5단은 2015,2016,2018 시즌을, 강다정 2단은 2017,2018 시즌을, 이영신 감독은 2015년 원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포항 포스코켐텍에서 활약하고 있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까닭에 선수와 감독이 가족 같은 분위기이다.


▲ 조혜연 9단의 이 귀한 반집 승리로 포항 포스코켐텍은 한시름 덜었고, 포항 포스코켐텍의 패배를 기다리고 있던 라이벌 9패 팀들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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