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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이창호 없이도 해냈는데"...정관장 황진단 2연속 5-0 완봉승

등록일 2018.10.01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
정관장 황진단, 최소 2위로 포스트시즌 확정


활화산처럼 뜨거운 에너지가 느껴진다. 다소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는 몰라보게 일사불란함을 갖췄다.

이기는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7승5패팀 간의 정면 대결을 정관장 황진단이 제압했다. 정관장 황진단은 30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를 5-0으로 완파했다.

지난 경기에서 신진서 9단과 이창호 9단 없이도 BGF를 5-0으로 완파한 정관장 황진단이었다. 이번엔 주전 5명만으로 라인업을 이룬 상태에서 선수들이 다시 힘을 모았다. 3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던 한국물가정보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 전반기에 정관장 황진단이 승리한 세 판이 고스란히 리턴매치로 재현됐고, 상대전적에서도 다섯 판 모두 정관장 황진단이 우위였다. 중계석의 문도원 캐스터는 '신들린 오더'라는 평. 목진석 해설위원은 "그렇더라도 상대전적 그대로의 결과가 나온 것은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리턴매치로 벌어진 전반부 속기 두 판을 모두 역전승으로 가져 온 것이 대승의 기폭제가 됐다. 가장 먼저 끝난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신민준 9단에게 대역전승을 거뒀고, 이어 끝난 3국에서도 박진솔 8단이 허영호 9단을 상대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결승점은 팀의 맏형이자 세 경기 만에 등판한 이창호 9단의 손에서 나왔다. 한국물가정보 4지명 박건호 3단을 완승의 흐름으로 제압했다. 기세가 오른 정관장 황진단은 5지명 한승주 5단이 상대 2지명 강동윤 9단을, 김명훈 6단은 전반기의 리턴매치에서 박하민 4단을 다시 물리치며 퍼펙트 스코어를 완성했다.

▲ 신진서 9단이 9승3패로 앞선 상태에서 벌어진 양신의 13번째 대결은 좌상쪽에서 신민준 9단이 꽃놀이패 폭탄을 터뜨리며 크게 앞섰다. 하지만 이후 우하 방면 백 진영에 침투한 흑대마가 몰살당하면서 허망한 역전패. "불리한 신진서 9단이 '에라 모르겠다' 폭을 넓히고 봤는데, '설마 되겠어' 하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가 참사를 당했다"는 목진석 해설위원.


정관장 황진단은 2년 만에 다시 큰 기록을 세웠다. 앞 라운드에서 BGF를 5-0으로 완파한 데 이어 2연속 퍼펙트 승리. 정관장 황진단은 2016년에도 13라운드와 14라운드 연속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그 때도 BGF와 한국물가정보가 희생양이 됐다). 또한 KB리그 전체로 본다면 2012년 신안천일염이 처음 작성한 이후 세 번째이다.

-정관장 황진단, 못해도 2위...김승준 감독 "1위까지 넘실대 보겠다"
-신진서, 10승 대열 합류...다승왕 경쟁 '4파전' 양상


8승5패의 정관장 황진단은 최하 2위로 플레이오프전 티켓을 확보했다. 2연속 대승으로 개인 승수를 최대한 확보, 마지막 라운드의 결과 여하에 따라 1위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포스트시즌 일보 직전에서 대패를 당한 한국물가정보는 BGF에게 3위 자리를 내주며 4위로 내려 앉았다. 5위 Kixx까지 세 팀이 남은 두 장의 티켓을 놓고 막판까지 생존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 일주일에 한 번, 전후반 사이 막간을 이용해 조연우 프로(마이크)가 진행하는 '검토실 수다방' 코너. 선수들에겐 공포의 시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송규상 3단 옆에 앉자 마자 대뜸) 지난번에 BGF를 5-0으로 이길 때 박영훈 9단을 이겼잖아요"
'네..."
-그런데 왜 오늘 오더에서 빠졌어요(?)"
"(헉;;) 내용이 나쁘기도 하고(우물쭈물) 저는 퓨처스 선수로도 괜찮기 때문에...(내가 무슨 소릴 하는 거지)"


한편 다승왕 경쟁은 이날 신진서 9단이 승리하면서 박정환.이영구.나현 9단까지 네 명이 나란히 10승의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여차하면 4명이 공동으로 수상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다승왕은 패수를 따지지 않으며, 공동 수상일 경우 상금 5백만원을 1/N으로 나눈다).

13라운드를 마친 정규시즌은 내주 목요일 마지막 14라운드를 속행한다. 팀 대진은 SK엔크린-Kixx(10월 4일), BGF-포스코켐텍(5일), 정관장 황진단-신안천일염(6일), 한국물가정보-화성시코리요(7일).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60만원, 패자는 70만원(장고대국은 400만원, 80만원)을 받는다.





▲ 동갑내기 간 리턴매치에서 박진솔 8단(오른쪽)이 허영호 9단에게 연승하며 상대전적 4전 전승을 이어갔다. 올해 지독히도 안 풀리는 허영호 9단은 3승9패, 박진솔 8단은 7승6패.


▲ 지난 두 라운드를 결장했던 이창호 9단(오른쪽)이 모처럼 장고대국에 등판해 박건호 3단의 패기를 눌렀다. 시즌 3승째(6패)를 거둔 이창호 9단. 그 3승이 네 차례의 장고대국에서 올린 것이다.


▲ 랭킹과 지명에선 강동윤 9단에게 크게 밀리지만 한가지, 상대전적(2승1패) 만큼은 앞서고 있던 한승주 5단. 승부처에서 해프닝 같은 실수를 범한 강동윤 9단이 전의를 상실한 듯 152수에 돌을 거뒀다.


▲ 김명훈 6단 앞에만 앉으면 자꾸 뭔가가 꼬이는 박하민 4단(상대전적 1승4패). 전반기의 리턴매치에서 다시 1집반 역전패를 당하며 회한을 삼켰다. 긴 패싸움 포함, 수수가 316수까지 이어지며 밤 11시 13분에 종국됐다.


▲ 디펜딩챔피언의 저력이 화산처럼 폭발하고 있는 정관장 황진단. 마지막 라운드에서 신안천일염을 꺾고 포스코켐텍이 BGF에 패한다면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볼 수 있다.


▲ 2015년 팀 창단 이래 첫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한국물가정보. 최종 라운드 최종 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와 대결한다.


▲ "제가 성적도 좋지 않고 퓨처스 선수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될수록 기회를 주려고 한다)" "생각이 빨리 안 나는 면도 있고 해서 아무래도 장고가..." (이창호 9단)

"제가 몰랐던 우리 선수들의 진면목을 요즘 보는 것 같다. 2위는 확정한 것 같고, 운이 따른다면 1위까지도 넘실대 보겠다. " (김승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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