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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가른 '반집'...BGF 웃고 신안 울었다

등록일 2018.09.30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3경기
7승 BGF, 자력 진출 희망...신안천일염은 탈락 고배


희망과 절망, 회생과 탈락의 간극은 딱 '반집'이었다. 한 팀은 반집으로 살아났고, 다른 한 팀은 반집으로 쓰디쓴 잔을 마셨다.

29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3경기에서 BGF가 신안천일염을 3-2로 꺾었다. 5승7패의 신안천일염은 지는 순간 탈락, 6승6패의 BGF도 지면 절망적 상황으로 몰리는 절체절명의 외다리 대결이었다.

▲ 운명을 건 일전에서 BGF가 전반기에 이어 신안천일염을 3-2로 꺾고 지긋지긋한 4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둘 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는 승부. 서로 양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탓인지 일찌감치 힘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대국이 많았다. 한 판 한 판이 소중한 상황에서 전반 속기전 두 판이 모두 200수를 넘기지 못했고, 후반 4국은 심지어 145수 만의 단명국으로 끝났다.

신안천일염이 앞서 가면 BGF가 따라붙은 흐름이 4국까지 펼쳐졌다. 신안천일염은 5지명 한상훈과 2지명 이지현이 선취점과 리드타를, BGF에서는 2지명 조한승과 1지명 박영훈이 차례로 동점타를 날렸다. 결국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BGF 5지명 이창석 4단이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 9단을 꺾는 수훈으로 BGF의 승리가 결정됐다.

▲ 최근 슬럼프 기미가 보이는 설현준 4단과 올 시즌 신안천일염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한상훈 8단. 일찌감치 불이 붙은 전투에서 압도적인 전과를 올린 한상훈이 불계승하며 설현준을 4연패의 수렁에 밀어넣었다. 시즌 성적은 한상훈 9승4패, 설현준 5승7패.


악몽 같은 4연패에서 벗어난 BGF(7승6패) 앞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남은 포스코켐텍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 진출, 설령 지더라도 Kixx가 마지막 경기서 SK엔크린에 패한다면 4위로 포스트시즌이 가능하다.

남은 두 경기 전승에 희망을 걸었던 신안천일염(5승8패)은 탈락이 확정됨과 동시에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남은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3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불어 전날 패한 후 BGF의 패배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SK엔크린도 자동 탈락했다.

▲ 신안천일염은 패한 세 판이 모두 역전패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장고대국. 한태희 6단(왼쪽)이 박영훈 9단을 상대로 큰 우세를 만들어놓고도 결국 지키지 못해 뼈아픈 동점타를 허용했다(235수 박영훈 흑 불계승).


-7승 BGF, 4연패 탈출하며 자력 진출 희망
-'반집'에 운 이세돌, 3연승서 끝나며 시즌 4승9패


종반 들어 부산해지기 시작한 이세돌의 몸동작이 형세를 대변해 줬다. 간발의 우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불안했다. '마지막'을 알리는 계시원의 목소리가 울릴 때마다 자세를 고쳐 앉았고, 상체의 흔들림도 심해졌다.

반면 이창석은 석고상처럼 미동도 안 했다. 안전하게 골인하려는 이세돌의 심리를 송곳처럼 찌르며 야금야금 격차를 좁혀갔다. 방송의 AI(돌바람)마저 혼란을 줘 끝까지 아리송했던 반집 승부. 자신의 손으로 마지막 공배를 메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세돌의 입에서 눌리고 눌리다 솟구치는 듯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밤 10시 40분에 종국됐다.

▲ "이랬으면 내가 좋았지" "이랬어도 좋았을 걸" "그 때는 시간도 많았는데 왜 그랬지" 연신 탄식을 쏟아낸 이세돌. 올 시즌 1지명을 5차례나 만나는 불운 속에 성적도 저조해(1승6패) 결장이 잦았던 이창석이 종착역을 앞두고 '언성(unsung)히어로'가 된 것도 아이러니했다. 이창석의 랭킹은 40위, 이세돌은 9위.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30일 2위 정관장 황진단과 3위 한국물가정보가 13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대결한다. 천부배 4강 티켓을 거머쥐고 돌아온 신진서와 신민준의 양신 리턴매치(전반기 신진서 승)가 준비돼 있다. 상대전적은 신진서가 9승3패로 앞서 있고, 올해는 신민준이 2승 후 1패.





▲ 삼성화재배16강전을 앞둔 안국현(왼쪽)에게서 컨디션 이상의 기미가 읽혔던 3국.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판을 짜놓고도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이다 조한승 9단에게 역전패했다. 중계석의 홍민표 해설위원은 "평소의 정교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일침.


▲ 바둑리그 선수로 뛴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지현 9단(오른쪽)이 145수의 단명국으로 3연패를 탈출하며 김승재 8단을 3연패에 빠뜨렸다. 이지현은 4승8패, 후반 들어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김승재는 6승7패.


▲ 9라운드~12라운드를 4연패한 끝에 겨우 희망을 본 BGF. '영양가 있는 경기'를 펼쳤디고 해야 할까. 팀의 7승 모두가 3-2 승리다.


▲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상황에서 버텨왔던 신안천일염은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탈 꼴찌를 놓고 마지막 라운드서 정관장 황진단과 대결한다.


▲ "어제 인터할 때 봤는데 철한이가 '만만한 영훈이 만나고 싶다'고 그래가지고(웃음), 철한이가 그렇게 생각할 줄 몰랐는데 만나게 되면 설욕하고 싶다." (박영훈 9단)

"아직 포스트시즌이 확정된 게 아니니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고, 오늘 기사회생했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김영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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