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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박정채 IGF 회장 

등록일 2020.08.241,192

낡은 바둑판에 단추를 바둑돌 삼아 바둑에 입문한 시골 꼬마가 세계바둑 총수에 올랐다.
낡은 바둑판에 단추를 바둑돌 삼아 바둑에 입문한 시골 꼬마가 세계바둑 총수에 올랐다.

커버스토리/국제바둑연맹 지휘봉 잡은 박정채 회장

낡은 바둑판에 단추를 바둑돌 삼아 바둑에 입문한 시골 꼬마가 세계바둑 총수에 올랐다.

주인공은 여수 진남토건 대표이사인 박정채(72) 회장이다. 여수 토박이인 박정채 회장이 국제바둑연맹(IGF) 회장을 맡아 2년 임기(2020. 7. 1∼2022. 6. 30)를 시작했다. 

여수시의회에서 5선 의원을 지내고, 시의회 의장으로 내리 4선을 역임한 박정채 회장은 한국여자바둑리그 여수 거북선팀 창단 주역이기도 하다.    

국방색·흰색 단추로 반상에 수묵화를 그리며 오로 삼매경에 빠졌던 박정채 회장의 남다른 바둑 이야기와 각오를 들어봤다.




- 국제바둑연맹 회장이라는 중임을 맡으셨습니다.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
우선 걱정이 앞섭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과연 행사들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염려스럽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임무니까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 여수시의원 5선, 여수시의장 4선을 지내는 등 고향 여수에서는 알 만한 분은 다 아시는 저명인사 시기도 합니다. 시의회 의장 선거에서는 1표 차 당선 일화도 있던데, 의정 활동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셨나요?
의장 임기 중 여수 엑스포를 유치해 성공리에 잘 마무리했습니다. 매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5선 의원을 했고, 4선 의장을 했는데, 요새 돌이켜보면 좀 더 잘 했으면 하는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두 세력 간 힘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의장 선거는 보통 1∼2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립니다.

- 바둑 실력이 상당하시다고 들었습니다. 바둑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기력이 강해진 비결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살던 곳이 시골 동네였는데, 어렸을 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신 분이 바둑을 배워 오셔서, 그 분한테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 그때만 해도 바둑돌이 없어 흰색, 국방색 단추를 썼죠. 바둑판도 만들어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서울에 올 기회가 있어 시간 날 때마다 기원에 나가 조금씩 두면서 독학으로 배운 게 다예요. 제대로 사사받고 배워 본 일이 없어 실력이라고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한국기원에서 아마6단을 받긴 했는데, 고생한다고 준 거 같고, 그런 걸 보면 바둑은 도(道)로 보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웃음). 원래 실력은 아마3단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중·일 3개국 교류전을 통해 고향 여수를 홍보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교류전은 어떤 연유로 시작하셨는지, 앞으로 계속 이어갈 생각이신지도 궁금합니다. 
교류전은 중국의 양저우(揚州), 일본의 가라쓰(唐津), 한국의 여수 등 3개 도시 시장들 모임에서 바둑으로 소통하자고 의기투합해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협회가 없을 때라 제가 만든 진남기우회가 맡아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22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일본에 갔다왔고 금년 11월에는 중국에서 교류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습니다. 그분들도 좋아하고요. 여러 분들이 높이 평가 해주시더라고요. 보통 외국과의 교류는 지자체 장이나 특별한 사람들이 임기 동안에 한 두 번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20년 넘게 이어온 건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할 수 있죠. 시를 홍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말이죠, 교류전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몇 차례 왕래를 하다 보니 중국은 시정부에서 지원을 합디다. 바둑을 좋아하는 시정부 고위직 지낸 분이 협회장을 맡고 있어요. 일본도 전직 공무원이나 교사, 특별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바둑을 즐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 여수시바둑협회 회장을 맡아 시민들에게 바둑을 적극적으로 알리시고, 한국여자바둑리그 여수거북선 팀과 루키리그를 후원해 주시는 등 바둑 보급을 활발하게 펼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둑계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주셨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에피소드라고 할 만한 건 없습니다만, 제가 바둑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집에서 혼도 많이 났어요. 언젠가는 집사람한테 ‘이럴 거면 바둑하고 살아라’ 하는 얘기도 들었습니다(웃음).

▲ 박정채 회장은 여수시의회 의장 봉직 시절 여수 엑스포를 유치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 한국인으로는 한국기원 총재를 역임한 홍석현 회장에 이어 두 번째 IGF 회장직을 맡게 되셨습니다. 임기 동안 IGF를 통해 해 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죠.
욕심 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려고 합니다. 크게 보면 세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지난해 IGF가 주관하는 세계여자아마바둑선수권전을 열 계획이었는데 무산된 바 있습니다. 바둑 보급이나 전파력은 확실히 남성보다 여성이 더 영향력이 큰 게 사실입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올해 잘 준비해 내년에 꼭 개최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 시대 이후 바둑의 활로를 모색하는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각종 대회들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고 당분간 대형 행사들을 여는 것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바둑 교육과 보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떻게 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온라인 대국과 AI를 활용한 바둑교육, 안전하고 경제적인 행사 시스템 등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2년간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바둑 보급 방안들을 제시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둑 올림픽 정식 종목 입성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 재입성을 계기로 향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을 넘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 입성을 위해 발로 뛰겠습니다. 전 세계 10억 이상의 인구가 즐기고 있는 바둑은 두뇌 스포츠의 한 축입니다.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 1982년 창설 당시 28개 회원국이던 국제바둑연맹은 현재 77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건전한 여가문화의 증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바둑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죠?
남녀노소, 나이는 물론 인종과 언어,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바둑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중학교 2학년 손자하고 종종 바둑을 두곤 합니다. 저하고 두 점에 두는데, 바둑을 두는 손자가 기특하기도 하고 둘 때마다 그렇게 즐겁습니다.
3개국 도시 대항전을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분들하고 말이 통해서 바둑을 두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손으로 나누는 대화라고 하죠. 수담 또한 수화와 더불어 국제적인 의사소통과 교류의 수단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만국공통어로 바둑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 세계 바둑 보급과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점을 꼽으신다면요?
바둑으로 하나 되는 것, 회원국들과의 정보 교류와 소통이 국제바둑연맹의 가장 큰 모토입니다. 교류와 소통의 장을 더욱 넓히고 긴밀히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나라마다 단급 체계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진입장벽이 약간 높은 것이 바둑인데 단급 체계가 통일이 안 돼 있어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국제 표준을 만들고 그 규격에 맞는 체계적인 바둑교육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말하자면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국제 공인 바둑 교과서나 국제 공인 단증과 급증 등을 시행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합니다. 완성은 아닐지라도 첫 삽을 뜨고 기초를 잘 다지는데 힘쓰겠습니다. 

▲ 진남장학회 이사장이기도 한 박정채 회장은 23년째 지역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 여수시의회에 몸담고 계시다 현재는 기업체 CEO로 회사를 이끌고 계신데요. 의정 활동과 기업 운영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던가요?
회사를 경영하는 건 궁극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고 의회는 시민들을 대변해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죠. 그런 면에선 많이 다르겠지요. 허나 의회나 의정활동도 정직한 마음으로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느냐가 중요하고요.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바른 경영, 정직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 장학재단을 설립해 23년째 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계십니다. 어떤 신념으로 장학금 후원을 이어오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요새는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도와주는 게 있지만 예전엔 시골에서 돈이 없어 진학 못 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웠죠. 돈을 벌면 장학재단을 설립해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23년 동안 7억원 정도의 장학금을 전달했습니다. 자본금이 4억원 정도 되는데 금년에 2억원을 더 출연했고 장학재단을 더 키우려고 합니다. 주로 변두리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학금 지원을 해 왔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그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격려 편지를 받거나 하면 보람도 느낍니다.

- 2016년 한국여자바둑리그 여수 거북선팀을 창설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후원을 이어오고 계신데, 여수 거북선 팀과 관련해 재미난 사연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팀명에 거북선이 들어간 것도 특이합니다.
여자바둑리그 팀 창단은 참 어렵게 했어요. 팀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시장이 바둑을 좋아하지 않으면 여간 힘든 게 아니예요. 예산 편성권을 시장이 가지고 있는데, 우리 의회는 예산 심의권만 가지고 있는 거죠. 바둑을 잘 이해하지 못 하는 시장 설득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웃음).
팀명에 거북선을 넣은 것은 여수가 충절의 고향인데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든 곳이 여수이기 때문입니다. 임란의 본거지가 여수이고 승리를 이끈 곳도 여수여서 자연스럽게 바둑팀 이름에 거북선을 넣게 됐습니다.

▲ IGF 회장 취임식에서 위촉패를 전달한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왼쪽)와 박정채 회장.


- 바둑계에 애정이 많으신 만큼, 앞으로 한국 바둑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해 주신다면?
바둑 진흥법이 만들어졌지만 이 법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법을 만들어놨다고 돈이 옹달샘처럼 나오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 아쉬운 소리를 하는 사람만 정부 예산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아무나 공평하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손을 많이 벌리는 사람에게 더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기원에서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산을 많이 확보하고, 확보된 예산으로 기전을 치르면 아마건 프로건 나아질 거 아닙니까. 아마추어야 예산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해도 그만이지만, 프로는 직업인데 예산이 좀 많아야 겠지요. 수백 명 되는 프로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순 없겠지만 다만 그 중 반절이라도 수입이 안정되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죠. 좀 걱정스럽습니다.

- 바둑계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하고 계신데요, 바둑인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 주신다면?
바둑인들이 바둑만 둬서는 안 됩니다. 돈이 있어야 해요. 전문 프로기사가 돈을 벌어올 수는 없는 것이고, 돈 벌어오고 얻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기원 같은 단체에서 많은 기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 프로기사회 등이 더욱 협력해야 하고 세계와도 교류를 더 많이 해야 하고요. 그래야 바둑이 발전하고 직업으로 하는 분들도 먹고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도 여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 박정채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함께 자리했다.


- 인생의 좌우명이 궁금합니다. 이사회 때 말씀하시는 걸 경청한 적이 있습니다만, 소신이 뚜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좌우명이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의회에 오래 봉직했고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한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원칙과 기본에 충실히 살아갈 수만은 없겠지만, 그러려고 노력하고 그런 생각을 항상 가지려고 합니다. 회사의 사훈도 ‘정도 경영’입니다. 그런 원칙 하에서 오늘날까지 회사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 골프도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바둑과 골프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골프 한 지는 꽤 오래됐습니다만 바둑처럼 정통으로 배운 게 아닌데다 의장 활동을 하면서 몇 년 동안 가까이 하지 않았더니 거리가 확 줄었어요. 바둑이나 골프나 다 신경을 바싹 집중해야 하는 건 같습니다. 정신력이 중요하죠. 골프도 바둑도 쉽게 생각해선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여수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여수 소개 좀 해주시죠.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도 있잖아요. 여수 밤바다, 여수 엑스포장, 오동도, 낭만포차, 해상케이블카, 이런 것들이 2∼30분 안에 걸어서 다 구경할 수 있는 지척에 있습니다. 돌산 갓김치, 게장덮밥, 한정식, 굴구이. 새조개 샤브샤브, 갈치조림, 장어구이, 장어탕, 여름철에는 하모로 불리는 갯장어 회와 샤브샤브가 대표적인 여수 음식인데 외지 분이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방송에도 나왔지만 한국관광공사 여론조사에서 코로나 이후 가장 가고 싶은 도시, 기초자치단체 중 여수가 1위에 올랐을 만큼 상당히 유명합니다.
지금도 여수에 관광객이 많아요. 수도권에서도 KTX로 3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해 1년에 천만 넘는 관광객이 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열린 제9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 연승전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단장으로 참가한 박정채 회장, 최정 九단, 오유진 七단, 박정상 국가대표상비군 코치.


-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바둑행사를 개최하기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IGF 회장직을 맡으셨는데 앞으로 IGF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실 계획이신죠?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여러 가지 계획들이 있지만 앞으로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매년 개최되던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됐잖아요. 1년을 늦춰 내년 2021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할 예정인데, ‘코로나19’가 잠잠해져야 방향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대회가 세계 바둑인들의 축제로 성황리에 개최될 수 있도록 잘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

- 친하게 지내시는 프로기사가 있으신죠?
양상국 프로하고 오래된 인연입니다. 통화도 자주 하고요. 여수칼텍스 지도사범을 하시면서 수년간 여수를 방문하셨습니다. 여수 어린바둑교실에 다니면서 바둑 보급도 해주시고 바둑으로 여수에 끼친 공이 상당합니다. 걸쭉한 입담에, 주량에, 모든 게 안 빠지는 좋은 분이라 생각합니다.

- 단장으로 우리 선수들을 이끌고 타국 현장에서 우승까지 지켜보셨는데요. 세계바둑대회를 직접 참관하신 느낌이 바둑계 밖에서 보셨을 때와 어떤 차이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에서 열렸던 박카스배, 무공산배, 황룡사배 단장으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작년에 갔던 황룡사배에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해 역전 우승하는 걸 현장에서 지켜보니 감개무량하더군요. 국내에서 보는 거 하고는 정말 남다르고 저도 모르게 나라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래서 모든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웃음).

- 향후 계획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죠.
바둑은 모든 사람들이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좋은 게임, 즐거운 게임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바둑 보급이 잘 돼야 하고, 힘을 모아 좀 더 많은 바둑팬들을 확보하고 아마바둑을 활성화시켜야 바둑계가 발전하고, 그래야 프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국 프로기사 중 샤오전중(邵震中) 프로와 형동생 할 만큼 친한 사이인데, 옆에서 지켜보니 중국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많이 도와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국이 이렇게 잘 두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도 정부 요로와 바둑 유관단체가 힘을 합친다면 바둑계가 더욱 발전하고 바둑 인구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박정채 회장은 IGF 회장 취임식에서 “한국기원과 협의해 국제바둑연맹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제대로 바둑을 배운 적이 없다고 겸손해 했던 노 기객이 세계 아마추어 바둑을 총괄하는 IGF라는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지휘할지, 새로운 카펠마이스터의 지휘봉에 세계 바둑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차영구 편집장, 사진/이시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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