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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9.252,110

이틀거리바둑 둘째날 대국 개시 장면. 입회인 야마시로 히로시 九단(가운데)이 시바노 九단의 첫날 봉수점을 적은 기보용지를 이야마 九단(오른쪽)에게 확인케 하고 있다.
이틀거리바둑 둘째날 대국 개시 장면. 입회인 야마시로 히로시 九단(가운데)이 시바노 九단의 첫날 봉수점을 적은 기보용지를 이야마 九단(오른쪽)에게 확인케 하고 있다.

 
본인방(本因坊) 이야마 유타(井山裕太·31) 九단과 명인(名人) 시바노 도라마루(芝野虎丸·21) 九단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제75기 본인방전 도전7번기는 이야마 九단의 본인방 9연패로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8, 9일 이틀 동안 일본 미에(三重)현 도바(鳥羽)시 도다야(戶田家)에서 열린 본인방전 도전7번기 제5국에서 이야마 九단이 시바노 九단에게 243수 만에 백 4집반승하며 종합전적 4-1로 승리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사가 주최하는 일본 서열 3위 기전인 본인방전을 방어한 이야마 九단은 기성(棋聖)·본인방·천원(天元) 3관왕을 유지했다.

이야마 九단과 첫 3대 기전 타이틀을 다퉜던 시바노 九단은 명인·왕좌(王座)·십단(十段)에 이은 4관왕을 목표로 했지만 이야마 九단 앞에 무릎을 꿇었다.

2012년 처음 본인방 타이틀을 거머쥔 이야마 九단은 자신의 7대 타이틀 최다 획득 기록을 48개로 늘렸다.
본인방 9연패로 고(故) 다카가와 가쿠(高川格) 九단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야마 九단은 차기 본인방 무대에서 조치훈 九단이 1998년 작성한 우승 최다기록인 본인방 10연패에 도전한다.

만일 이야마 九단이 내년에 열리는 본인방 타이틀을 방어하면 현역 활동 중에도 ‘이십육세(二十六世) 본인방 몬유(文裕)’라는 영세(永世) 칭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본인방 9연패를 달성한 직후 언론사와 인터뷰 중인 이야마 九단.

‘3관왕’ 대 ‘3관왕’의 맞대결
일본 서열 1위 기성 타이틀 보유자 이야마 유타 九단과 서열 2위 명인 타이틀 보유자 시바노 도라마루 九단이 일본 최고(最古) 기전인 본인방전 7번기에서 맞붙어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야마 九단은 지난해 열린 제67기 왕좌전 5번기에서 시바노 九단에게 1-3으로 패하며 타이틀을 뺏긴 후 처음 재개된 7대 타이틀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시바노 九단에게 설욕에 성공했다.  

현재 가장 기세가 올라 있는 시바노 九단과의 주목의 시리즈에서 이야마 九단은 뚜껑이 열리자마자 단숨에 3연승을 거두며 타이틀 방어에 성큼 다가섰다. 시바노 九단은 6월 하순 십단 타이틀 쟁취로 일본 역사상 최연소·최단기간 3관왕에 오른 여세를 몰아 4국에서 첫승을 올렸지만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7대 기전 ‘3관왕’ 대 ‘3관왕’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이야마 九단이 일본 월간지 「고월드」와 가진 인터뷰를 소개한다.
  
- 9연패를 축하합니다.

본인방 타이틀은 가장 오래 간직하고 있는 타이틀이라 정이 들었다고나 할까, 애착이 가는 타이틀입니다. 내 자신에게 “참 잘했구나”라고 해주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 이번 시리즈를 돌이켜본다면 어땠는죠?

패한 4국까지를 포함해도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던 것은 다 한 시리즈였습니다. 최근 벌였던 번기(番棋) 승부 중 가장 내용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약 2개월간 대국이 중단됐고, 재개 첫 경기가 본인방 시리즈 개막전이었습니다.

제가 입단한 이후 이렇게 대국 간격이 벌어진 적이 없었고 마스크 착용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상대전적에서 1승 5패로 뒤져있던 시바노 九단을 꺾었는데, 역시 1국에서 승리했던 게 컸다고 봅니다.

- 이십이세 본인방 슈카쿠(秀格)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다카가와 선생님이 본인방전 9연패를 달성한 것은 1960년입니다. 당시에는 부모님도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본인방 이미지가 강한 다카가와 선생님과 기록상이나마 같은 위치에 다다르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 차기 본인방 방어전은 10연패가 걸려있습니다.

저는 조치훈 선생님의 본인방전 10연패 과정을 보고 자란 세대입니다. 그 기록에 제가 도전한다는 것은 그때는 당연히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후회 없이 조금이라도 실력을 업그레이드해 임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글 차영구 편집장, 자료제공/시무라 도모히코(志村朋彦) 고월드 편집장>

영세(永世) 칭호
영세 칭호는 명예 칭호라고도 불린다. 일본 국내 7개의 메인 타이틀에서 연속 10기를 획득한 기사는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명예 칭호를 쓸 수 있다.

반면 연속 5기 혹은 통산 10기를 획득한 기사는 은퇴하거나 현역에서 60세에 이르렀을 때 영세 칭호를 쓸 수 있다. 특히 본인방 타이틀에서는 ‘OO세 본인방’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원래 ‘명예본인방’이라고 칭하는데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명예기성 등 다른 타이틀의 명예 칭호는 명예본인방을 따라 모방한 것이다. 1998년 ‘명예본인방유자격자영세칭호(名譽本因坊有資格者永世稱號)’가 제정돼 현재의 칭호가 됐다. 유자격자는 아래 별표의 5명으로, 가원제(家元制) 마지막 이십일세(二十一世) 본인방 슈사이(秀哉)의 뒤를 이어 각각 이십이세(二十二世)∼이십육세(二十六世)로 칭하고 있다.  

10연패 위업을 달성한 조치훈 九단은 60세를 기다리지 않고 ‘이십오세 본인방 치훈’이라고 불리는 것이 허용됐다. 9연패를 달성한 다카가와 가쿠 九단은 일본기원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1964년부터 ‘명예 본인방 다카가와 슈카쿠(秀格)'로 불리고 있다. 
 
아호(雅號) 이름  통산 연패 연도
 二十二世 本因坊 秀格(슈카쿠) 다카가와 가쿠(高川格) 9기(期) 9연패 1952年-1960年
 二十三世 本因坊 榮壽(에이쥬)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  7기(期) 7연패 1961年-1967年
 二十四世 本因坊 秀芳(슈보) 이시다 요시오(石田芳夫)  5기(期) 5연패 1971年-1975年
 二十五世 本因坊 治勳(치훈) 조치훈 12기(期) 10연패 1981年-1982年
     1989年-1998年
 二十六世 本因坊 文裕(몬유)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기(期) 9연패 중 2012年-
 
■ 제75기 본인방전 도전7번기 결과
 대국 대국일 장소 결과
 1국 6월 2일∼6월 3일 야마나시(山梨)현 고후(甲府) 이야마, 182수 끝 백 불계승
 2국 6월 13일∼6월 14일 도쿄(東京) 일본기원 이야마, 143수 끝 흑 불계승
 3국 6월 22일∼6월 23일 효고(兵庫)현 다카라즈카(寶塚) 이야마, 172수 끝 백 불계승
 4국 6월 30일∼7월 1일 시즈오카(靜岡)현 가와즈초(河津町) 시바노, 166수 끝 백 불계승
 5국 7월 8일∼7월 9일 미에(三重)현 도바(鳥羽)  이야마, 243수 끝 백 4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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