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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꺾은 설현준 "다승왕 노려보겠다"

등록일 2022.01.09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3경기
바둑메카의정부, 정관장천녹에 3-2 승


'이제는 슬슬 시동을 걸 때가 됐다."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 바둑메카의정부 김영삼 감독이 한 말이다. 지나고 보니 그냥 한 소리가 아니었다. 지난 경기를 창단 첫 완봉승으로 장식한 바둑메카의정부가 한 주 휴식 후 다시 승리의 엑셀을 밟았다.

바둑메카의정부는 8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정관장천녹을 3-2로 꺾었다.

▲ 김영삼 감독이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선발했다는 바둑메카의정부의 신예들이 2년차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개막전 패배 이후 거침 없는 5연승이다. 지난 라운드에서 선두 포스코케미칼과 동률을 이뤘고, 이번 라운드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단지 개인 승수에서 뒤진 2위. 이쯤되면 슬슬 시동이 아니라 우승을 향해 풀 스피드로 질주하는 것이라 봐야 한다.

갈수록 탄탄함을 더해 가는 대열의 맨 앞에는 2지명 설현준 7단이 있다. 이날 정관장천녹과의 경기에서도 랭킹 4위의 1지명 이동훈 9단을 상대로 선취점을 얻어내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 초반 붙이는 착각을 범해 나빠진 바둑을 141수의 단명국으로 뒤집은 설현준 7단(오른쪽). 이동훈 9단은 크게 좋아질 수 있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자멸의 길을 걸어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개막전에서 강승민 7단을 꺾은 다음 박하민 8단-강동윤 9단-박정환 9단-박민규 7단-이동훈 9단을 차례로 뉜 6연승이다. 더해서 이 가운데 박정환 9단을 비롯한 4명은 상대팀 1지명들이었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본인 스스로도 이런 전과에 자신감을 얻은 듯 국후 인터뷰에서의 일성은 "목표 승수를 높여 다승상을 노려보겠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올해는 세계대회에서 활약하고 랭킹(11위)도 5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진서 9단보다 한 살 위의 나이로 그동안 영재 1기의 그늘에 가려 8년을 침잠해야 했던 2기 설현준 7단이다.

▲ 팀 스코어 2-2에서 결승판으로 모아진 대결에서 막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김지석 9단(왼쪽)이 홍성지 9단을 1집반차로 꺾었다. "계가를 수도 없이 했는데 혹시라도 지면 챙피할까 봐 집을 메울 때까지 불안했다"는 국후 소감.


팀 승부에서도 위아래의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 모습을 보인 바둑메카의정부는 설현준 7단의 선제점을 팀의 막내 박상진 5단이 이어 받은 다음 주장 김지석 9단이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정관장천녹을 눌렀다.

"김지석 9단과 설현준 7단의 막강 투톱에 초반 부진했던 박상진 5단까지 살아나면서 우서운 팀으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총평한 백홍석 해설자. 이날 패배로 2승5패가 된 정관장천녹은 전반기 4위 이내 진입이 불가능해졌다.

▲ 나란히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설현준 7단과 김지석 9단. 리그 7년차인 설현준 7단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고, 김지석 9단은 2012년(한게임)이 마지막 우승 기억이다.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9일 수려한합천(4승2패)과 유휴(2승3패)가 7라운드 4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나현-이태현(3:2), 박영훈-윤찬희(5:1), 현유빈-안성준(0:0), 박종훈-이창호(0:0), 박정환-안국현(5:0,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1-2022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승자에게는 300만원, 패자에게는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 이번 시즌 마음 고생이 심한 두 기사의 대결에서 박상진 5단(오른쪽)이 승리하며 송규상 6단을 5연패의 늪으로 밀어넣었다. 3연패 출발의 박상진 5단은 두 경기 연승으로 기지개를 펴는 모습.


▲ 정관장천녹은 2지명 김명훈 8단(왼쪽)이 랭킹과 상대전적(2승)의 우위를 바탕으로 4연승 중인 문민종 5단의 기세를 잠재운 다음,


▲ 팀내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최재영 6단(오른쪽)이 이원영 9단을 꺾었으나 1승이 부족했다. 전날 신진서 9단을 꺾어 기대감이 실렸던 이동훈 9단의 패배가 큰 실망으로 와닿을 수밖에 없는 대목.


▲ 최명훈 감독(사진 왼쪽)이 3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정관장천녹. 지난해 6위에서 올해도 포스트시즌 목표를 후반기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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