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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해프닝..."3층 가서 사직서 낼까 고민했다"

등록일 2023.02.12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 3라운드 1경기

컴투스타이젬, 울산고려아연에 3-2 승


"정말 두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을 텐데 그걸 딛고 해냅니다."
중계석의 백홍석 해설자가 말했다. 같은 상대와의 '더블 헤더'. 앞에서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에이스결정전에서 일어선 박건호 6단을 두고 한 말이었다.

▲(97~101) 좌하쪽 홍무진 6단이 흑1로 끊은 다음 3으로 단수쳤을 때 박건호 6단이 제대로 안 보고 백4로 끊어간 수가 말이 안 되는 수. 흑3은 가로 잡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손을 뺀 것인데 흑5로 때려내는 순간 더 둘 수 없게 됐다.


같은 도장에서 수학한 절친 두 기사가 팀 승부를 들었다 놓았다 했다. 박건호 6단과 홍무진 6단이 하루 두 판의 대결을 벌였다. 이날 열린 다섯 판 중에서 맨 먼저 승리한 홍무진 6단이고 맨 마지막에 승리한 박건호 6단이다.

첫 판은 허망했다. 바둑이 막 중반에 돌입할 무렵에 박건호 6단이 믿을 수 없는 실수를 범했다. 개시 45분 만의 종국, 역대급 단명 기록을 썼다.

▲ 팀 승부가 2-2가 되면서 박건호 6단에게 기회가 왔다. 홍무진 6단을 예상한 자원 등판의 색채가 짙었다. 종료 시각은 자정을 앞둔 11시 39분.


둘째 판은 달랐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승리를 다져갔다. "박건호 선수에게 믿음을 준 안형준 감독도 대단하지만,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극복해내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한 백홍석 해설위원.

181수 만에 불계로 설욕했다. 문도원 진행자는 "정말 부담되는 대국이었을 텐데 멋지게 대마를 타개하며 이겨냈다"고 놀라워 했다. 동일 카드의 하루 두 판은 1주차의 강동윤-원성진, 5주차의 박정환-변상일에 이어 세 번째. 세 번 모두 서로 한 판씩 나눠 가진 결과가 됐다. 박건호 6단은 팀이 치른 두 차례의 에이스결정전에서 2전 2승.

▲ 삼성화재베 준우승을 차지한 공통점이 있는 두 기사. 시즌 1승4패의 3지명 안국현 9단(오른쪽)이 4승1패의 2지명 최정 9단의 5연승을 저지하며 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2일에는 김명훈의 셀트리온과 이지현의 원익이 인터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최철한-이영구(10:9), 김명훈-이창석(4:3), 심재익-송지훈(1:2), 윤찬희-이지현(2:2,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가장 마지막에 끝난 1지명 대결. 신민준 9단(오른쪽)이 안성준 9단에 9집반승하며 상대전적 5승4패로 한 발 앞서 나갔다.


▲ 윤준상 9단을 꺾고 5승째를 올린 최재영 6단의 세리머니.


▲ "이제부터야"를 외치는 듯한 안국현 9단의 세리머니.


▲ 홍무진 6단의 4승째 팡파르 세리머니.


▲ "너무 깜찍하다"는 얘기가 나온 신민준 9단의 5승째 세리머니.



▲ 컴투스타이젬은 3연패를 벗어났고, 울산고려아연은 3연승 출발 후 3연패로 기세가 한 풀 꺾였다.


▲ "첫 판을 끝나고는 기원 3층에 가서 사직서를 내야 하나 고민도 했다"는 박건호 6단. "초등학생 때도 없었고 평생 처음 겪는 경험"이라는 말도 했다. 오른쪽은 "너무 오랜만에 이기다 보니 계가할 때 손이 떨려서 창피했다"는 안국현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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