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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려아연 화력 폭발

등록일 2024.02.04

2월 4일 한국기원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KB 바둑리그 6라운드 4경기의 결과는 울산 고려아연의 완봉승이었다. 지난 라운드 KIXX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었던 울산 고려아연은 마한의 심장 영암에게도 완봉승을 거두며 2등으로 올라섰다. 용병 쉬하오훙을 제압한 문민종과 상대 주장을 잡아낸 한상조의 공이 컸던 이번 라운드였다.

▲ 문민종(왼쪽)이 대만 1인자 쉬하오훙을 제압했다.


1국 울산 고려아연 문민종(승) : 마한의 심장 영암 쉬하오훙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쉬하오훙이 6라운드에 이르어 모습을 드러냈다. 기초군사훈련 관계로 출전을 못하던 그가 2023-24 KB 국민은행 바둑리그 첫 대국 상대는 문민종이었다.

수읽기가 빠르고 난전에 능한 두 사람의 대결은 계속된 국지전으로 이어나갔다.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고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던 쪽은 쉬하오훙이었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고 문민종 역시도 잘 버티면서 미세한 흐름으로 중후반을 맞이했다.

많은 변수가 일어나기 시작한 방향은 우변이었다. 패를 둘러싼 서로의 두뇌 싸움이 펼쳐졌다. 그 시점에서 바둑의 형세는 팽팽했지만 시간의 우세를 잡은 쪽은 문민종이였기에 조금 더 유리한 싸움을 해냈고 미세하나마 역전을 했다.

문민종은 재기 발랄한 기사의 특징대로 빠른 수읽기와 전투에 강점이 있지만, 경솔한 수가 종종 나오고 유리한 바둑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단점이 있다. 우세를 장악하고도 급격히 무너진 대국들이 나온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의 문민종에게는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상대의 대마를 압박하면서 좋은 끝내기를 연타하며 승리를 굳혔다.

팀의 막내가 대만의 일인자를 꺾으면서 울산 고려아연은 2승을 선점했다.

▲ 신민준(오른쪽)은 오늘 승리로 설현준에게 8승 1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2국 울산 고려아연 신민준(승) : 마한의 심장 영암 설현준

최근 핫한 선수라고 한다면 마한의 심장 영암 팀의 2지명 설현준을 뽑을 수 있다. 우슬봉조배와 크라운 해태배 결승에 모두 진출한 상태이며 바둑리그도 4승 2패로 좋은 흐름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자신감이 올라있는 설현준을 맞이한 이는 울산 고려아연의 주장 신민준이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의 상대 전적은 신민준 기준 7승 1패로 크게 벌어져있었다. 랭킹과 상대 전적 모두 우위인 신민준과 쾌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설현준의 대결은 기세보다는 상성이 더 크게 작용하는 양상으로 끝나게 된다.

첫 번째 전장이 된 곳은 하변이었다. 서전은 길게 싸우지 않고 적당한 타협이 이뤄졌다. 실리를 챙긴 신민준과 두터움을 가져간 설현준 모두 만족할만 진행이었다. 두터움을 얻은 설현준은 그 힘을 사용하고자 우변에서 적극적으로 끊어갔지만, 이 작전은 좋지 못했다. 신민준은 상대가 달려들자 살짝 흘려보내면서 실리로 이득을 취했다. 그러더니 바로 끝내기로 돌입하는 선택으로 판을 단조롭게 만들었다. 판단력이 뛰어난 신민준의 선택은 옳았고 좋은 반면 운영을 이어나가면서 승세를 굳혀나갔다.

일방적인 흐름 속에서 설현준은 물줄기를 바꾸고자 애를 썼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러운 신민준의 행마가 걸림돌을 만난 곳은 중앙이었다. 설현준이 최대한 버텨가며 상대를 흔들어가자, 신민준의 과수가 등장한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된다. 두 선수 모두 시간에 몰려서 정확한 판단과 깊은 수읽기를 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설현준이 먼저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한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신민준에게도 마찬가지였고 결정타를 찾지 못하며 다시 상대에게 찬스를 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설현준에게 찾아온 기회였다. 본인의 사석을 이용해서 움직이면 신민준이 대처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설현준의 손길은 그 자리를 외면하고 만다.
만사휴의(萬事休矣) 두 번 실수한 상대를 용서할 만큼 신민준은 너그럽지 않았다. 결정타를 날리면서 승부를 결정지은 신민준이었고, 이 승리로 울산 고려아연은 기선을 제압했다.

▲ 안성준(오른쪽)은 부진은 깊어지고, 한상조는 좋은 성적으로 나아갔다.



3국 울산 고려아연 한상조(승) : 마한의 심장 영암 안성준

일반적으로 주장과 4지명이 만났다면 주장의 절대적인 우위를 점치게 된다. 그러나 오늘 대국은 그러한 예상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 이유는 영암의 주장 안성준이 6연패의 깊은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바둑의 흐름은 안성준이 달려들고 한상조가 받아치는 모습으로 진행됐다. 기풍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부진에 빠진 선수들은 보통 빠르게 승리하는 것을 갈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마음이 더 바둑을 어렵게 만들곤 한다.
오늘의 안성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심적으로 너무 쫓기고 있었고, 무리한 행마와 부정확한 수읽기로 이어졌다.

상대가 우격다짐으로 달려드는 것을 바라보던 한상조는 차분하게 자신의 돌들을 견고한 형태로 만들었다. 자신의 세력이 단단해진 것을 확인한 후 안성준의 돌을 가두는 길을 걸어갔다. 안성준은 안에서 사는 길을 모색했고, 그 발버둥은 강력해서 한상조의 실수를 나오게 만들었다. 대위기 상황에서 한 수만 잘 두면 바둑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부담감과 초조함에 눌린 안성준의 손이 한 줄 빗나가면서 승부는 조기에 결판이 났다.

자기 자신에게 무너져버린 주장은 항복을 선언하지 못하고 계속 두어갔고, 한상조는 그런 상대에게 최선의 수법을 구사하며 승부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울산 고려아연의 2연속 완봉승의 마무리는 팀의 4지명 한상조가 해냈고, 개인적으로는 시즌 3승을 기록했다.

▲ 이창석은 어젯밤 텐진에서 베이징을 경유한 후 한국에 귀국했다. 한국 도착 시간은 새벽 1시였다고 한다.


4국 울산 고려아연 이창석(승) : 마한의 심장 영암 최철한

포스코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이 만났다. 힘이 좋고 난전에 능한 최철한은 부드러운 이창석에게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오늘 대국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돌의 형태를 도외시하고 상대의 돌을 끊는데 집중하는 최철한을 보면서 이창석은 부드럽게 받아쳤다. 패를 이용해서 자신의 돌을 살려내는 좋은 수법이었고 이 수순을 통해 초반의 우세를 잡았다.

이창석은 어제 중국 갑조리그에서 커제에게 승리를 거두고 귀국했다. 즉 휴식일 없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대국을 두었다. 이는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왔고, 실수가 여러 차례 등장했다. 이를 놓칠 최철한이 아니었고 지속적인 강경책으로 이창석의 돌들을 사방으로 갈라놓았다. 연결이 안 된 이창석의 돌들은 이리저리 쫓기다가 모조리 잡힐 위기에 처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곤마들은 잡혔다.

한 수만 잘 두면 끝나는 시점에서 최철한은 치명적인 착각을 일으킨다. 수상전의 급소를 놓친 실수였고, 마음 정리를 하던 이창석은 굴러들어 온 복을 그대로 끌어안았다.
최철한 입장에서는 믿을 수 없는 대역전패였고, 이창석에게는 행운의 승리가 되었다.

▲ 대만의 1인자 쉬하오훙은 기초 군사훈련으로 인해 짧은 머리를 하고 이번 시즌 첫 대국을 치렀다.


▲ 이번 시즌 4대0 경기는 단 두 번이며 모두 고려아연의 승리였다.


▲울산 고려아연은 2등 자리로 점프했다.


2023-2024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더블리그 총 14라운드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탭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정규리그는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저녁 7시에 1국과 2국이 시작하고 8시 반에 3국과 4국이 열린다.

승점제로 순위를 가리며, 4대0 3대1 승리 시에는 승점 3점, 3대2 결과가 나올 때는 승리 팀이 2점 패배 팀이 1점을 획득한다. 무승부가 날 경우에는 양 팀에 모두 1.5점이 주어지며 1대3 0대4 패배의 경우 승점을 얻지 못한다.

제한 시간은 피셔 방식을 사용한다. 장고전은 40분에 매 수 20초 추가, 2~4국은 10분에 매 수 20초가 추가된다. 2 대 2 동점 시에 펼쳐지는 에이스 결정전의 경우 1분에 매 수 20초가 더해지는 초속기로 진행되며 개인의 에이스 결정전 최대 출전 수는 6판이다.
*피셔 방식은 기본 제한 시간이 주어진 후 착점 할 때마다 제한 시간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팀에 1400만 원, 패배팀에 700만 원을 지급한다.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는 2023-2024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는 정관장천녹(감독 최명훈) - 울산 고려아연(감독 박승화), KIXX(감독 김영환) - 바둑메카 의정부(감독 김영삼), 한국물가정보(감독 박정상) - 원익(감독 이희성), 수려한 합천(감독 고근태) - 마한의 심장 영암(감독 한해원)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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