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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곰소소금, 서울 부광약품 누르고 6승 대열 합류

등록일 2019.07.18

7월 18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9라운드 4경기, 김효정 감독의 <부안 곰소소금>과 권효진 감독의 <서울 부광약품>의 1~3대국이 속개됐다.

두 팀은 전반기 2라운드 1경기에서 만나 <부안 곰소소금>이 2-1로 승리했다. 김동면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시작된 경기는(앞쪽이 부광약품), 장고대국 김채영(백)-후지사와 리나, 속기1국 김신영(흑)-허서현, 속기2국 이도현(백)-오유진의 대진오더를 보면 <부안 곰소소금>이 편하다.

8연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울 부광약품>은 특급용병으로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었던 루이나이웨이(0승 4패)와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과감하게 선발한 어린 2주전 이도현(2승 6패)이 무기력에 가까운 부진을 보이고 있어 1주전 김채영의 고군분투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형편인데 <부안 곰소소금>은 오유진(4승 2패)-허서현(4승 4패)의 원투펀치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어 이 경기에서도 <서울 부광약품>의 고전이 예상된다.

바둑티비 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백홍석)이 선택한 하이라이트는 <부안 곰소소금>의 1주전 오유진과 <서울 부광약품> 이도현의 속기2국. 권효진 감독이 높이 평가한 이도현이 한국 여자바둑 랭킹2위 오유진을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지 주목되는 한 판.

흑을 쥔 오유진이 좌변에 세력을 구축하고 이도현은 상변에 무게 중심을 둔 구도로 갈라진 대국은 예상외로 이도현이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며 전국을 리드했다. 좌상 쪽부터 상변으로 길게 띠를 형성한 흑 대마가 백의 파상공격에 몰려 거의 포획될 상황에서 백의 완착에 편승해 2선으로 탈출하며 위기를 넘기기는 했으나 계속해서 대마가 쫓기는 데다 우하 쪽 흑 일단도 취약한 형태라 흑이 불리한 국면. 대역전의 실마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오유진의 손이 아닌 이도현의 손에서 풀렸다. 좌하 쪽 접전으로부터 쫓기던 백 대마가 젖히면 중앙과 연결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차단을 자초해 괴멸하면서 순식간에 흑의 승세가 굳어졌다.

시종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기회를 잡은 오유진은 한 가닥 구명줄을 놓치지 않았다. 이도현은 무수히 많은 이기는 길을 외면하고 패배의 외길을 따라갔고 오유진은 단 한 번 찾아온 승리의 길을 잃지 않았다. 그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오유진, 악전고투 끝에 개인성적 5승 2패 기록.

속기2국도 예상을 뒤엎는 내용으로 진행되다 예상대로 끝난 속기1국과 달리 예상을 뒤엎는 결과로 끝났다. 리그 개인성적 4연패로 팀의 침체와 함께 부진했던 <서울 부광약품>의 김신영이 <부안 곰소소금>의 2주전 허서현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흑을 쥔 김신영은 초반 발 빠르게 세 귀를 차지하고 우하 쪽을 크게 장악하면서 실리에서 앞섰고 미지의 중앙을 수습하면서 귀중한 1승을 끌어내 두 팀의 승부를 장고대국의 결과로 넘겼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 부광약품>의 불운을 얘기해야겠다.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나? 4연패를 기록 중이던 김신영이 모처럼 승리를 거둔 날 하필이면 고군분투하던 1주전 김채영이 실족했다. 장고대국에서 맞붙은 후지사와 리나가 결코 쉽게 이길 수 있는 약자는 아니었지만 총체적 전력이나 그동안의 통계를 볼 때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상대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한 나 홀로 분전에 지친 탓일까. 대국 내용을 봐도, 쉽게 우위를 잃은 중반전의 반면운영도 어쩐지 무기력하고 종반의 추격전에서도 평소 김채영 특유의 끈끈하고 날카로운 세기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승리를 거의 움켜쥐었다 놓쳐버린 이도현의 패배가 더 뼈아프다.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을 권효진 감독으로선 울고 싶은 심정일 것 같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친 이도현이 초, 중반까지 우위를 점하다가 종반에 터무니없는 실수로 뒤집히는 패턴만 집중분석해서 교정할 수 있다면 <서울 부광약품>도 희망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승리한 <부안 곰소소금>은 6승 대열에 합류했으나 촘촘한 개인승수에 밀려 리그 4위에 머물렀고 패한 <서울 부광약품>은 순위에 상관없이 연패 탈출에 전력투구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장고대국에서 맞붙은 김채영(서울 부광약품)과 후지사와 리나(부안 곰소소금). 이 대국이 승부판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 지난해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2주전을 굳힌 허서현(부안 곰소소금)과 4연패 중인 김신영(서울 부광약품)의 대결. 관전자들의 예상은 허서현 쪽으로 기울었는데..


▲ 권효진 감독이 높이 평가한 잠재력은 언제 터지나? 속 타는 이도현(서울 부광약품)과 오유진(부안 곰소소금)의 대국도 예상은 오유진 쪽인데..


▲ 예상을 뒤엎고 중반까지 이도현의 승리가 유력했다. 상변에 길게 누운 흑 대마가 간신히 살아가긴 했지만..


▲ 믿기 어려운 역전. 젖히기만 해도 연결이 되는 대마를 스스로 차단시켜 대형사고를 만들었다.


▲ 시종일관 악전고투 하다가 단 한 번의 기회를 움켜쥔 오유진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에이스라면 이겨야 하는 승부는 반드시 이긴다!


▲ 이도현으로서는 뼈아픈 역전패. 이 패배가 팀의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달라졌을까.


▲ 해설진이 눈을 돌렸을 때는 이미 승부가 기울어져 있었다. 김채영(서울 부광약품)의 패색이 뚜렷해진 장면.


▲ 합이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나. 김채영이 무너지면 팀도 무너진다. 연패탈출의 출구가 여기서 막혔다.


▲ 내심, 어렵지 않은 승부라고 생각했을 <부안 곰소소금>으로서는 김신영의 승리가 날벼락 같았을 텐데 후지사와 리나가 난적을 꺾고 팀의 승리를 결정했다. 이 경기의 수훈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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