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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케미칼, 부안 곰소소금 1승 1패 휴전?

등록일 2019.07.30

7월 30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 이영신 감독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김효정 감독의 <부안 곰소소금>의 1~3대국이 속개됐다. 두 팀은 전반기 4라운드 3경기에서 만나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3-0으로 승리한 바 있다. 당시 <부안 곰소소금>은 용병 후지사와 리나까지 동원된 상태에서 참패했다. 상성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후반기에 다시 만난 두 팀의 대진 오더를 보면(앞쪽이 포항 포스코케미칼) 장고대국 김제나(흑, 1승 2패)-오유진(백, 6승 2패), 속기1국 강지수(백, 5승 5패)-허서현(흑, 5승 5패), 속기2국 조혜연(흑, 7승 3패)-이유진(백, 2승 4패)인데 장고대국(오유진 우세)과 속기2국(조혜연 우세, 8월 5일 오후 2시로 연기)의 우열이 뚜렷해 누가 보아도 속기1국이 이 경기의 결정판임을 예상할 수 있겠다.

바둑TV 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홍성지)이 선택한 하이라이트 역시 속기1국. 강지수와 허서현은 이번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2주전을 꼽을 때 항상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리그 개인성적은 나란히 5승 5패를 기록 중인데 상대전적에서 강지수가 2-0으로 앞서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게 이런 부분이다. 기량은 뒤지지 않는데 특정 선수를 만나면 거북해지고 잘 풀리지 않는 것. 어쨌든 두 팀의 목표는 확실하게 갈라진다. <부안 곰소소금>은 오늘 이 경기를 끝내는 게 최선이고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어떻게든 8월 5일로 연기된 속기2국으로 승부의 결과를 넘겨야 한다.

강지수, 허서현 두 선수 모두 이 대국이 ‘승부판’임을 의식한 듯 초반부터 신중하면서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좌, 우상귀에 비슷한 정석형태를 만든 뒤 상변에서 격렬하게 부딪쳐가는 험악한 백병전으로 이어졌다. 끊고 끊기는 상변 전투가 서로 사는 형태로 절충된 결과는 백이 기분 좋은 흐름. 미세하게 백이 앞서는 장면, 하변 접전 중에 허서현이 좌상 쪽으로 손을 돌려 억류돼있던 흑 두 점을 움직인 게 상황을 악화시켰다. 좌상 쪽을 선수로 수습한 백이 먼저 하변으로 손을 돌려 흑 한 점을 제압해서는 확연한 백 우세가 됐다.

이후는 일방적인 강지수의 페이스. 좌하 쪽과 하변에서 중앙으로 흘러나간 흑 일단을 압박하고 무리하게 보일 만큼 강력한 차단으로 봉쇄한 뒤 흑 대마를 거칠게 몰아붙여 승세를 확립했다. 흑 대마는 살았지만 백이 집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허서현이 상변에 패를 결행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팻감 사용 중 좌상 백 진영 돌파를 시도한 수가 오히려 보태주는 결과가 돼서는 승부 끝.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원하던 대로 최소한 8월 5일로 연기된 속기2국(조혜연-이유진)의 결과로 승부 결과를 넘겼다.

장고대국(오유진-김제나)은 예상대로 오유진이 승리했다. 1주전과 3주전의 대결이기도 했지만 성적, 총체적 전력, 랭킹, 관록 모든 면에서 앞선 오유진이 패하는 일은 생각하기 어려웠으나 김제나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우하 쪽 접전에서 오유진의 선택이 좋지 않았다. 김제나가 중앙으로 차단하는 형태로 머리를 내밀고 나와 복잡한 형태가 되면서 한때 승률그래프가 정확하게 중립에 멈춰 있었는데 중앙접전에서 김제나가 실수를 거듭하면서 순식간에 백의 승세가 뚜렷해졌다. 흑 대마가 우하 쪽으로 탈출하는 사이 중앙 흑 일단이 아무런 대가없이 잡혀서는 승부 끝. 김제나는 하변에서 마지막 저항을 끝으로 돌을 거두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오유진은 이 대국에서도 자신의 강미를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그대로 골인했다. 승부는, 1승 1패의 원점에서 8월 5일로 연기된 조혜연-이유진의 속기2국의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오늘의 하이라이트 강지수(백, 포항 포스코케미칼)-허서현(흑, 부안 곰소소금)의 속기1국. 장고대국과 속기2국의 우열이 뚜렷해 이 대국의 승패가 팀의 승패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 서로 승부판임을 의식한듯 초반부터 치열하게 격돌했다. 상변 접전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미세한 백의 우세.


▲ 허서현의 입장에서 강지수는 대국상성이 좋지 않다. 기량보다 기풍에서 거북한 상대라는 뜻.


▲ 지난해에 비해 급성장한 허서현에게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3연패를 안겨준 강지수 극복!


▲ 강지수의 승리로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7승에 한발쯤 더 다가선 느낌.


▲ 오유진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 장고대국. 김제나가 중반까지 선전하며 잘 버텼다.


▲ 흑이 중앙으로 끊고 나왔을 때는 의도가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쉽게 포기했을까. 중앙 흑 일단이 잡히면서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다.


▲ 오유진의 입장에서는 승리보다 좋은 내용의 바둑이 목표 아니었을까.


▲ 우하 쪽 접전과 중앙전은 오유진의 생각대로 흐르지 않았다. 검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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