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이 코 앞, 여자바둑리그 종반 분석
▲ 13라운드에서 가장 박빙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는 1위 포항 포스코케미칼 대 7위 서울 부광약품의 시합이다. 전반기 대결 때는 서울 부광약품의 김채영(오른쪽) 선수가 중국의 용병 왕천싱 선수에게 이겼으나 동료들의 패배로 팀은 졌었다. 13라운드에서도 두 선수는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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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4라운드 중 12라운드가 이미 끝났다. 그러나, 아직도 확정된 순위는 하나도 없다.
12라운드가 끝난 현재 8팀의 승패를 보면 공교롭게도 두 팀씩 승패가 같다. 즉 1,2위가 8승 4패이고, 3,4위는 7승 5패, 5,6위는 6승 6패이며, 7,8위는 3승 9패이다. 즉 두 팀 단위로 승패는 같으나 개인 승수의 차이로 순위가 엇갈린 상황이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도대체 어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다 똑같은 진출이 아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것과 3,4위로 진출해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것은 큰 차이이다.
그럼, 현재 1위부터 남은 상대를 살펴보며 최종 순위를 분석해 보자.
현재 1위는 포항 포스코케미칼이다. 남은 두 경기는 서울 부광약품과 서울 EDGC이다. 전반기에는 부광약품에는 이겼었고, EDGC에게는 패했었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정규리그 1위가 될 확률이 99%이다. 그런데, 우선 13라운드에서 만나는 부광약품과의 시합이 매우 부담스럽다. 전반기에는 부광약품이 워낙 난조를 보일 때여서 2:1로 이겼었지만, 지금 부광약품의 분위기는 전반기와 전혀 다르다. 9라운드까지 전패여서 거의 꼴찌가 확실한 것처럼 보였는데, 10라운드부터 3연승을 거두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케미칼은 13라운드가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라운드를 이기면, 다른 팀의 결과에 따라서 14라운드를 패하고도 정규 1위가 될 수 있으므로 부담없이 14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2위 부안 곰소소금은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할 수는 없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포스코케미칼이 같이 2승을 거두면 개인 승수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사실 부안 곰소소금은 정규리그 1위보다 몇 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느냐가 관건이다. 남은 두 팀이 서귀포 칠십리와 인제 하늘내린인데 전반기에 두 팀 모두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13라운드의 서귀포 칠십리와의 대결이 특별히 부담스럽다. 전반기에 없었던 주장 오유진이 등장하지만, 전반기의 유일한 승리자인 후지사와 리나는 상대팀 주장인 오정아와 만나는데 역대 전적이 0:5이다. 중요한 고비 때 이겨주곤 하던 허서현도 상대인 조승아에게 0:3으로 밀리고 있다. 따라서 난적인 서귀포 칠십리와의 대결이 부안 곰소소금의 순위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승부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위 서귀포 칠십리는 부안 곰소소금, 서울 사이버오로와 13,14라운드를 치른다. 전반기에는 모두 서귀포 칠십리가 이겼었다. 그러나 지금 서귀포 칠십리는 여유가 전혀 없다. 8라운드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6승 2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그 뒤에 1승 3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3위까지 밀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귀포 칠십리는 매년 초반 좋은 출발을 했다가 막판 뒷심 부족으로 원년인 2015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만큼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남은 두 경기 중 최소한 한번은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물론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2위는 확보되고,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결과에 따라 잘 하면 정규리그 1위도 노려볼 수 있다.
4위 서울 사이버오로는 지난 10라운드 분석 때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었던 팀. 그런데, 11,12라운드에서 연패를 당하면서 4위까지 밀렸다. 13,14라운드에서 서울 EDGC, 서귀포 칠십리와 대결하는데 전반기에 서울 EDGC에게는 이겼고, 서귀포 칠십리에게는 패했었다. 서울 사이버오로는 최정이 바쁠 때 2주전 강다정이 힘을 내서 상위권을 지켜왔었는데, 최정이 완전히 복귀한 이후 강다정이 침묵하면서 팀의 승리를 위해 필요한 추가 1승을 할 선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 사이버오로는 두 경기 중 1승 1패를 거두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정 외에 추가 1승을 누가 해줄 것인지에 대한 숙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계속되는 숙제이다.
▲ 12라운드 현재의 여자바둑리그 순위
5위 서울 EDGC는 현재 6승 6패로 이제 뒤가 없다. 9라운드까지 6승 3패로 선두와 승차 없이 3위를 달리고 있어서 무난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가 싶었는데, 10라운드부터 내리 3연패를 당해 5위까지 밀린 것이다. 남은 두 경기에서 한번만 져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포기해야 한다. 상대는 서울 사이버오로와 포항 포스코케미칼. 전반기에는 사이버오로에게는 졌고, 포스코케미칼에게는 이겼었다. 그 중 당연히 13라운드 서울 사이버오로와의 대결이 매우 중요하다. 4위와 5위의 대결이므로 이기는 순간 승패가 똑같아진다. 14라운드도 중요하지만, 일단 13라운드부터 이기고 볼 일이다.
6위 인제 하늘내린은 같은 6승 6패여도 서울 EDGC보다 더 다급하다. 개인 승수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13,14라운드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다. 남은 경기는 여수 거북선과 부안 곰소소금. 두 팀 모두 인제 하늘내린팀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는 팀들이 아니다. 그래도 어쨌든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려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3위 서귀포 칠십리와 4위 서울 사이버오로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패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7위 서울 부광약품이나 8위 여수 거북선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간지는 이미 오래 됐다. 다만 고춧가루 부대로서의 역할만 남은 셈인데, 한편으로는 탈 꼴찌라는 숙제도 공동 과제이다. 서울 부광약품은 9라운드까지 전패를 달리다가 10라운드부터 3연승 중, 애초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팀이므로 3연승이 이상한 게 아니라, 그 앞에 9연패를 한 것이 더 이상했었다. 어쟀든 두 팀은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14라운드에서 다시 마주하는데, 그 시합이 꼴찌를 결정짓는 대결이 될 전망이다.
13라운드는 12~15일에 진행되지만, 14라운드는 순위의 공정성을 위해서 22일 동시에 진행된다. 최후의 결전인 14라운드도 매우 중요하지만 빅 매치는 13라운드에 주로 몰려 있다. 이번 주 여자바둑리그 13라운드가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이 흥미 넘치는 시합들은 바둑TV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모든 대국을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