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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오더가 최상의 결과로! 주역은 송.지.훈

등록일 2019.09.29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3경기
화성시코리요, 한국물가정보에 4-1 대승


올 시즌 KB리그는 팀도 늘어났고, 지난해 우승 준우승팀인 포스코켐텍과 정관장 황진단이 보호연한 만료로 주전전부를 드래프트 시장에 내놓으면서 선수들의 이동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신생팀도 네 팀이나 된다.

이런 경우 상대적으로 득을 보는 쪽은 기존 멤버들을 그대로 보유한 팀들이다. 당연한 얘기인 것이, 좋은 선수들을 그대로 간직한 데다 새롭게 호흡을 맞추느라 공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의 우승 후보를 꼽을 때 KIxx와 한국물가정보, 화성시코리요 세 팀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이런 배경이 있어서다.

28일 열린 1라운드 3경기에서는 이런 세 팀 중 두 팀이 만났다. 확실한 1승카드인 박정환을 보유한 화성시코리요와 신민준.강동윤 투톱을 보유한 한국물가정보. 양 팀의 전력상 당연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 지난해 주전들을 그대로 보유한 데다 각기 국가대표 3명씩을 거느린 우승 후보 두 팀이 일찌감치 만났다. 주황색 유니폼이 화성시코리요, 파란색 유니폼이 한국물가정보


오더만 놓고 볼 때 크게 고무된 쪽은 한국물가정보였다. 5지명 안정기를 박정환에게 희생타로 붙이는 동시에 세 판에서 상대전적의 우위를 확보했다. KB리그 감독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오더. 한종진 감독이 "이 이상 더 좋은 오더가 나오기 힘들다"며 싱글벙글한 것은 당연했다. 속으론 대승의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화성시코리요가 거꾸로 4-1 대승을 거뒀다. 2지명 원성진 9단만이 박하민 6단에게 패했을 뿐 나머지 네 판을 모조리 쓸어담았다.
최상의 오더는 재앙이 되었고, 최악의 오더가 되레 최상의 결과를 낳았다. 바둑 승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하지만 한국물가정보로서는 참으로 허탈한 결과였다.

▲ 감독 생활하면서 이렇게 나쁜 오더는 처음이었다." (화성시코리요 박지훈 감독)

"부모님이 김해에서 기원을 하시는데 갈 때마다 아저씨팬들로부터 기운을 받고 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송지훈 5단)


신예 송지훈 5단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1-1의 스코어에서 한국물가정보 주장 신민준을 잡는 개가를 올렸다. 확실한 1승카드인 박정환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승리가 사실상의 결승점이 됐다. 랭킹 3위의 강자 신민준은 송지훈(25위)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으로 앞서고 있어 승리가 유력해 보였으나 뜻하지 않게 체면을 구겼다.

송지훈의 파이팅에 예상밖으로 고전하던 신민준은 상변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흐름을 탔다. 상대에게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결과를 허용했다. 꿑내기에서 열심히 추격해 봤지만 결국 2집반의 차이를 좁히기 어려웠고, 계가 직전 돌을 거뒀다. 3지명이 1지명을 잡은 이 결과가 화성시코리요의 대승으로 이어졌다.

▲ 한국물가정보는 1시간짜리 장고대국에서 4지명 박하민 4단(왼쪽)이 농심배 대표 원성진 9단을 꺾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 1승에서 멈췄다.


팀이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박정환 9단이 예상대로 안정기 5단을 꺾으며 팀 승리를 결정지었고, 마지막 5국에선 5지명 최재영 5단이 상대 2지명 강동윤 9단을 반집차로 따돌리며 팀 개막전 대승을 완성했다.
나아가 박정환 9단을 제외하고 이날 화성시코리요가 거둔 3승은 대부분 상대전적과 지명그룹, 랭킹의 열세를 극복한 것이었기에 의미가 사뭇 달라 보였다.

29일엔 올 시즌의 신생팀 수려한합천과 홈앤쇼핑이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상진-한태희(장고1), 이지현-심재익(장고2), 박승화-이영구, 박영훈-한승주, 박종훈-김명훈(이상 앞이 수려한합천).



▲ 오후 4시부터 시작된 2시간짜리 장고대국에서 4지명 류수항의 대타로 출전한 퓨처스 홍기표 8단(왼쪽)이 큰 일을 해냈다. 간절히 출전하고픈 열망을 들어준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듯 상대전적(1승6패)과 지명그룹, 랭킹에서의 큰 열세를 극복하고 허영호 9단으로부터 항서를 받아냈다.

▲ 올 시즌 처음 1부리그 무대에 선 안정기 5단(왼쪽)은 톱랭커를 상대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일찌감치 모든 AI가 9대 1의 일방적인 스코어를 보여주는 가운데 박정환 9단이 165수 만에 불계승.


▲ 끈덕지기로 소문난 두 사람의 대결답게 막판 끝내기 공방이 볼만했던 5국. 올해 5지명으로 내려 앉은 최재영 5단(왼쪽)이 집념의 끝내기 맥점을 터뜨리며 강동윤 9단을 반집차로 따돌렸다.


▲ 창단 6년째인 올해 출발이 좋은 화성시코리요.


▲ 지난 시즌 창단 4년만에 첫 포스트시즌의 기쁨을 맛본 한국물가정보.


▲ 일주일 전 참저축은행배 결승에서의 패배가 아직 잔상으로 있는 듯.


▲ 안경을 벗고 라식수술을 했다.


▲ 성격 좋고, 공부 열심히 하고. 나무랄 데 없는 자세로 조금씩 조금씩 정상권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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