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불금의 대혈투...7시간 15분 만에 '원도풀' 부른 셀트리온

등록일 2019.10.05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2경기
셀트리온, Kixx 꺾고 두 경기 만에 마수걸이승
신진서 2연승, 최정은 5시간 사투 끝 반집패


이번 시즌은 기존 팀 가운데 지난 시즌의 주전을 그대로 보유한 팀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앞서 언급한 바 있다. 화성시코리요와 한국물가정보, Kixx가 여기에 해당하는 세 팀이다.
그리고 또 한 팀, 올 시즌의 우승 후보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팀이 있다. 바로 신생팀 셀트리온이다.

국내 굴지의 바이오시밀러회사인 셀트리온은 이번 시즌 많은 화제를 뿌리며 KB리그에 입성했다. 드래프트 1번을 차지한 추첨 행운으로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데려간 데 이어 70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이자 홍일점 리거인 최정 9단까지 보유했기 때문이다. 실력과 화제성을 동시에 갖춘 셀트리온은 가장 많은 감독들이 강팀으로 꼽고 있기도 하다.

▲ 앞서가면 따라붙는 흐름이 이어진 경기의 종국시간은 밤 11시 15분. 올 시즌의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KB리그 2라운드 2경기에서는 이 셀트리온과 전통의 강호 Kixx가 격돌했다. 둘 다 우승 후보면서 1라운드에서 나란히 패배의 아픔을 겪은 팀 간의 대결이었다.

Kixx로선 주장 김지석 9단이 중국리그 출전으로 빠지면서 열세를 각오한 경기였다. 신진서의 속기전 출전을 예상하고 팀의 주력인 2.3지명을 모두 장고판에 투입하는 전략을 썼다. 중계석에선 "주장이 빠졌음에도 그런대로 Kixx가 오더를 잘 짰다." 는 평이 나왔다.

뚜껑이 열리자 대국장은 연패를 당하지 않으려는, 기어코 첫승을 움켜쥐려는 양 팀 선수들의 의지가 정면충돌하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밀고 밀리는 사투가 장장 7시간 넘게 지속됐다.

▲ 올해의 목표를 '다승왕 정도'로 겸손하게 낮춘 신진서 9단(왼쪽)이 개전 1시간 13분 만에 160수의 단명국으로 정서준 3단(Kixx 5지명)을 돌려세웠다. 둘의 공식 첫 대결.


신진서 9단의 속기 3국을 메인판으로 중계하던 카메라는 승부가 싱겁게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최정-백홍석의 장고대국으로 방향을 돌렸다. 지난해 챌린지매치에서 최정이 1패를 당한 후 1년 만에 마주한 맞대결이었다. 최정이 백홍석의 돌주먹을 부드럽게 휘감았다. 미세한 국면에서 하변 패를 완강히 버티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5시간에 걸친 대국에 초읽기로만 1시간을 버티면서 막판 집중력이 크게 무뎌졌다. 포기하지 않는 백홍석의 집념에 질린 듯 크게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5시간 3분, 공배를 제하고도 장장 327수를 둔 끝에 반집의 아픔이 새겨졌다.

▲ 전날 여자국수전 8강전에서 막판에 크게 위험했던 최정 9단. 지금부터의 과제는 체력과의 싸움인지도 모른다.


1-1의 스코어에서 한상훈이 리드타를 날린 셀트리온은 천신만고 끝에 Kixx를 3-2로 눌렀다. 셀트리온이 앞서가면 Kixx가 따라붙는 일진일퇴 속에서 최종국을 이원도가 역전승했다. 김지석의 대타로 출전한 퓨처스 김상천의 화이팅에 몇 번이나 큰 위기를 맞았으나 굵은 정신줄로 이겨냈다. '원도풀'이란 별명대로 멋지게 첫승을 팀에 선사했다.

5일엔 포스코케미칼(1승)과 한국물가정보(1패)가 2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개별대진은 박건호-박하민(장고1), 이창석-신민준(장고2), 송태곤-안정기, 최철한-강동윤, 변상일-허영호(이상 앞이 포스코케미칼).



▲ 각자 1시간의 장고대국에 출전해 무려 4시간 15분, 339수를 둔 두 기사. 한상훈 8단(오른쪽)이 흑4집반승을 거두며 1라운드 막판의 뼈아픈 패배를 씻어냈다. 윤준상 9단과의 상대전적은 5승6패.


▲ 이희성 해설자가 "50번을 계가해도 모르겠다"고 토로할 정도로 난해한 반집 승부가 펼쳐졌던 4국. 공배가 다 메워진 후 하변을 가일수하면 반집패가 되는 상황에서 조한승 9단이 손을 뺐고, 정확히 수를 보고 있던 강승민 6단(왼쪽)이 패를 내면서 승리를 가져갔다(280수 백불계승). 강승민 6단은 조한승 9단에게 3패 후 첫승.


▲ '원도걸스' '원도풀'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이원도 6단이 새내기 김상천 초단에게 퓨처스 선배의 매운맛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 남여 랭킹 1위를 보유한 데다 세 명 배테랑 선수들의 전력도 탄탄해 '구멍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셀트리온.


▲ 허허실실. 초반은 그럭저럭 넘어가자는 Kixx. 리그 중후반에 무섭게 몰아치는 특성을 보인다.


▲ 지난해 말 자신에 이어 동생(김상인 초단)이 5일 뒤 입단하며 큰 화제를 뿌린 김상천 초단(20). 남매 프로기사 탄생은 김수진 5단-김대희 7단에 이어 두 번째며, 가족이 연이어 입단한 것은 한국바둑사상 처음이다.


▲ 2008년 티브로드 3지명으로 리그에 데뷔한 후 부침이 심했던 이원도 7단(30).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퓨처스 다승왕에 오르는 저력으로 다시 1부리거가 되는 기회를 잡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