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농심신라면배] 위기의 한국 선수단, 비장한 각오의 출사표

등록일 2019.10.15

10월 14일 저녁 중국 베이징의 그랜드 밀레니엄 호텔에서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개막식이 열렸다.

농심신라면배는 ‘바둑 삼국지’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바둑대회로 한국, 중국, 일본 3국에서 5명씩 한 팀을 이뤄 연승전으로 우승을 가리는 단체전이다. 국가 대항 단체전이기 때문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속에 출전한다. 5명 단체전이므로 세계대회 개인전 우승보다는 상금이 적을 수밖에 없지만, 우승하면 모국에 우승컵을 안겼다는 명예와 긍지가 생기는 대회이다.

▲ 각 국가별 단장과 선수 대표가 기자 회견을 가졌다. 한국의 신진서 9단, 중국의 커제 9단,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이 선수 대표로 참석했다.(사진 제공=사이버오로)

최근 우리나라 선수단은 삼성화재배와 몽백합배에서 연속으로 조기 전원 탈락해서 자존감이 크게 떨어진 상태. 따라서 단체전인 농심신라면배만큼은 반드시 우승해서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는 각오이다.

이런 비장한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농심신라면배 우승을 위해서는 기세등등한 중국이라는 만리장성을 넘어야 하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동안 20번의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12회, 중국 7회, 일본 1회 우승했다. 우리나라의 우승이 가장 많지만 2014년 이후 최근 6년 동안의 우승을 보면 중국 5회, 우리나라 1회일 정도로 중국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올해 중국팀 선수 5명은 커제 9단을 비롯해서 모두 세계대회 우승 경력자들이다. 평균 연령은 22세로 3국 중에서 가장 어리다.

일본은 일본 내에서 절대 1인자인 이야마 유타 9단을 비롯해서 나름 최강의 멤버로 구성해서 참가했지만 한국과 중국과 비교하면 우승까지 노리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중국팀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올해 참가한 우리나라 선수단도 최강의 진용이라고 할 만하다. 한국 랭킹 1~3위인 신진서, 박정환, 이동훈 9단이 모두 출전한다. 그리고 경험이 많은 원성진 9단, 2018년 19회 때 한국팀 우승을 결정짓는 등 농심배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김지석 9단이 합류했다. 평균 나이는 26세로 전년도보다 1살 젊어졌다.

▲ 신진서 9단은 "최근 한국이 세계대회에서 성적이 부진한 것은 내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삼성화재배, 몽백합배와 같은 바둑을 두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난 19회 대회 때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대회는 우선 1승을 목표하겠다"는 임전소감을 밝혔다.

개막식에서의 추첨으로 부전은 중국팀이 뽑았고, 그 결과 한국팀과 일본팀이 1국에서 대결한다. 한국팀은 개막전 선수로 원성진 9단을 일본팀은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을 내세웠다. 1국의 승자가 중국의 선봉인 양딩신 9단과 2국에서 대결한다.

▲ 중국팀 위빈 단장이 '농심'을 뽑아서 1국 부전이 됐다.

원성진 9단은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과는 공식 대국 전적이 없고, 양딩신 9단과는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 21회 대회 개막전의 주인공인 한국의 원성진 9단(왼쪽)과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

농심신라면배는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5억원으로 우승팀에게만 상금이 지급된다. 우승 상금 외에 3연승을 하면 1천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고 이후 1승이 추가될 때마다 1천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 지급된다. 대회 규정은 제한시간 각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