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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 부천 판타지아에 연패 안겨주며 꿀맛 첫 승

등록일 2019.10.15

10월 15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특별대국실(바둑TV 스튜디오)에서 2019 시니어바둑리그 2라운드 2경기, 양상국 감독이 이끄는 <부천 판타지아>와 한상열 감독의 <영암 월출산> 제1~3대국이 펼쳐졌다.

사전에 제출된 오더를 보면(앞쪽이 영암 월출산> 제1국 나종훈-박승문, 제2국 차민수-안관욱, 제3국 오규철-천풍조의 대치는 제3국 <영암 월출산>의 오규철이 천풍조를 상대로 6승 1패로 압도하고 있는 반면 제1국 <부천 판타지아>의 박승문이 나종훈을 상대로 9승 5패로 앞서 있고 제2국의 안관욱도 차민수를 상대로 1승을 거두고 있어 상대전적만으로 보면 조금이라도 <부천 판타지아>가 유리해 보이는데 약간의 변수가 있다.

시니어들은 대국기회가 많지 않고 오래된 상대전적은 자주 뒤집힌다는 것. 특히,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이 인간을 압도한 이후 시니어 중에서도 인터넷바둑을 즐기고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프로들이 생각보다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김포 원봉 루헨스>의 2지명 김기헌도 그런 시니어 중 한 사람이고 그가 1라운드 3경기에서 <의왕 인플러스>의 1지명 서봉수를 꺾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82세 고령에도 청년의 건강을 자랑하는 최창원 심판위원(한때 유행했던 TV 신체나이 조사에서 70대에 3,40대 중년의 신체를 가진 것으로 밝혀져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의 대국개시 신호에 따라 일제히 시작된 경기 중 바둑TV 해설진(진행-김지명, 해설-김만수)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1지명의 격돌, <부천 판타지아> 안관욱과 <영암월출산> 차민수의 제2국이다.

흑(안관욱)의 실리와 백(차민수)의 세력으로 갈리는 구도로 출발한 대국은, 초반 우상귀 쪽 접전에서 백이, 연결을 강요해온 흑의 압박에 반발하면서 중앙전으로 확대됐고 여기서 백이 조금씩 앞서나갔다. 백이 중앙에 두터운 빙벽을 쌓는 사이 흑은 우하귀를 크게 굳히며 박빙의 승부로 이어졌고 중앙 흑 석 점을 차단, 공격하면서 백의 우세가 굳어지는 듯했는데 패의 공방이 벌어지면서 엎치락뒤치락, 살 떨리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1지명의 격돌이 종반 패의 공방으로 늘어지는 사이에 제3국에서 <영암 월출산>의 ‘무등산검객’ 오규철이 <부천 판타지아>의 노장 천풍조의 실수를 찔러 일찌감치 승전보를 전해왔고 뒤이어 끝난 제1국에서는 <부천 판타지아>의 ‘영건’(?) 박승문(시니어리그에서 희귀한 60년대생)이, 호쾌한 ‘우주류’를 펼친 <영암 월출산>의 나종훈을 꺾어 양팀이 1승 1패를 기록했고 제2국, 1지명의 격돌에서 승부를 가름하게 됐다.

백의 중앙 공격이 실패하면서 백의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 시니어바둑의 승부가 대체로 마지막에 실수하는 쪽의 패배로 끝나듯이 이 대국의 운명도 그렇게 결정됐다. 백이 중앙 흑 일단을 단수했을 때 흑이 손을 돌려 좌변 백 일단을 잡으러 간 선택이 화근이 됐다. 집으로는 좌변 백을 잡는 것이 더 크지만 후수가 됐고 승부도 순식간에 역전돼버렸다. 이후 몇 차례 다시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 속출했으나 마지막에 우세를 확인하고 정리에 들어간 차민수가 잡혀있던 좌변 백을 생환하면서 승리 확정, 팀의 승리까지 결정했다. 첫 경기에 패한 <영암 월출산>이 꿀맛 같은 첫 승을 신고했고 아쉽게 패한 <부천 판타지아>는 연패로 추락했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82세라는 고령이 믿겨지지 않는 '청년' 최창원 심판위원. 한때 유행했던 TV 신체나이조사 방송에서 70대 고령에 청년의 신체를 가진 것으로 밝혀져 주변을 놀라게 했다.


▲ 제1국은 시니어리그의 '영건' 대결. <부천 판타지아> 박승문(백)은 64년생, <영암 월출산> 나종훈(흑)은 57년생이다.


▲ 제2국은 1지명 격돌. <영암 월출산>의 차민수(백)와 <부천 판타지아>의 안관욱(흑). 여기서 팀의 승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 제3국은 <부천 판타지아>의 백전노장 천풍조와 <영암 월출산>의 '무등산검객' 오규철의 대결. 단명국으로 끝나는 바람에 복기사진도 남기지 못했다.


▲ '우주류'를 방불케 하는 호방한 중앙 대세력바둑을 펼친 나종훈. 아쉽게 패했다.


▲ 박승문은 시니어리그 최연소 선수다. 시니어리그 초기에 연승가도를 달리며 1지명까지 올라서는 활약을 펼쳐 양상국 감독의 기대가 크다.


▲ 아쉽고 아쉽다. 안관욱에게도 기회가 많았고 종반에는 승리가 유력했었는데..


▲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박빙의 승부였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격전으로 팬들에게 볼거리를 많이 제공했다.


▲ 쑥스럽게 웃는 차민수. 졌어도 할 말이 없는 승부였는데 운이 좋았다는 의미겠다.


▲ 1지명의 어깨는 항상 무겁지만 그래도 승리는 기쁘다. 왕년의 인기가수 남진삘이 약간, 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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