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신라면배 1차전 결산] 한국 1승 2패의 성적, 그래도 개막전은 이겼다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본선1차전에서 한국팀은 1승 2패의 성적을 거두는 데에 그쳤다.
10월 15~18일 4일간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 특별대국실에서 1차전 1~4국이 치러졌다. 한국의 원성진 9단은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과의 개막전에서는 승리했지만, 중국의 양딩신 9단과의 2국에서 패했다. 이후 양딩신 9단은 야마시타 게이고 9단, 김지석 9단을 연파하고 3연승을 거두며, 1차전의 주인공이 됐다.
농심신라면배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연승전 방식으로 승부를 가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1국의 부전을 뽑는데,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부전을 뽑는데 실패했다. 우리나라가 부전을 뽑은 마지막 대회는 15회 때이다. 부전이 아니므로 16회 대회부터는 매번 개막전을 치렀다. 그리고 19회 대회 때만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19회 대회 당시 신민준 6단(당시)은 개막전 승리를 포함해서 6연승을 거둬서 한국팀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19회 대회 우승은 14회 우승 이후 5년 만의 우승이었다.
즉, 결과만을 놓고 역으로 얘기하면 개막전을 패했던 16, 17, 18, 20회 대회는 모두 중국팀이 우승했다. 따라서 비록 이번에 한국팀이 1차전에서 1승 2패에 그쳤지만 오래간만에 개막전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다. 징크스처럼 개막전 패배 이후 우승을 중국에 넘겨줬었는데, 이번에 그 징크스를 깨고 개막전을 이겼으므로 향후 부산의 2차전 및 상하이의 3차전에서 남은 선수들이 분투하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원성진 9단과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의 1국은 원성진 9단의 별명이 왜 ‘원펀치’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 바둑. 중반에 묵직한 펀치 한방으로 대마를 잡고 통쾌한 KO승을 거뒀다.
▲ 85년생인 원성진 9단(오른쪽)과 90년생인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의 대결에서는 원성진 9단이 관록의 승리를 거뒀다. [사진 제공=사이버오로]
그러나 원성진 9단은 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국에서 만난 중국의 양딩신 9단은 1998년생으로 올해 LG배 우승자이다. 바둑은 양딩신 9단이 조금 앞서 나갔지만 중반에 원성진 9단의 노림수가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초읽기에 몰리면서 원성진 9단이 결정타를 놓치고 실수까지 범해서 결국은 재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 중반 결정타를 놓친 원성진 9단이 복기하는 도중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제공=타이젬바둑]
▲ 양딩신 9단(왼쪽)은 98년생, 야마시타 9단은 78년생. 나이 차이가 무려 20살이다. [사진 제공=타이젬바둑]
양딩신 9단은 이번이 농심신라면배 첫 출전이다. 그래서인지 2,3국에서의 바둑 내용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두 판을 두면서 몸이 풀렸는지, 4국 김지석 9단과의 대국에서는 초반부터 앞서 나가다가 김지석 9단이 빈틈을 보이자 거대한 대마를 포획하며 그대로 승부를 끝냈다.
▲ 김지석 9단(오른쪽)은 이번 패배까지 양딩신 9단에게 승리 없이 4연패를 당했다. [사진 제공=타이젬바둑]
이로써 양딩신 9단은 3연승으로 연승 상금 1천만원을 확보했다. 앞으로 1승을 추가할 때마다 계속해서 1천만원씩의 추가 연승 상금을 받게 된다. 양딩신 9단은 인터뷰에서 “2차전이 열리는 부산은 처음 가는데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 관리를 잘 해서 연승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베이징에서의 1차전을 결산해 보면 중국팀이 3승, 한국팀은 1승 2패, 그리고 일본팀은 2패이다. 5~9국이 벌어지는 2차전은 22일부터 부산의 농심호텔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대국 순서에 따라 5국은 중국과 일본이 대결하는데 중국은 3연승 중인 양딩신 9단, 일본은 이치리키 료 8단이 출전한다.
▲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베이징 본선1차전 결과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 상금은 5억원으로 우승팀에게만 지급된다. 우승 상금 외에 3연승을 하면 1천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고 이후 1승이 추가될 때마다 1천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 지급된다. 대회 규정은 제한시간 각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이다.
■ 선수단 명단
한국 : 신진서, 박정환, 이동훈, 김지석, 원성진
중국 : 커제, 판팅위, 미위팅, 셰얼하오, 양딩신
일본 : 이야마 유타, 이치리키 료, 쉬자위안,야마시타 게이고, 무라카와 다이스케
■ 본선 일정
본선 1차전 (중국 베이징)
-10월 15일 ~ 18일 : 1국 ~ 4국
본선 2차전 (한국 부산)
11월 22일 ~ 26일 : 5국 ~9국
본선 3차전 (중국 상하이)
- 2020년 2월 17일 ~ 21일 : 10국 ~14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