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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준, 353수 사투 끝 '반집 승'

등록일 2019.10.19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3라운드 2경기
한국물가정보, 정관장 황진단에 4-1 대승
한종진 감독 "4년 만에 8연패 끊었다"


걸핏하면 3백수가 넘어간다. 승부를 결정짓는 최후의 반패싸움이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진다. 마지막 패감 하나에 서로의 희비가 갈린다. 예년에 볼 수 없었던, 갈수록 격렬해지는 이번 시즌의 새로운 풍속도다.

18일 저녁 열린 KB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서는 이런 흐름의 결정체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물가정보 1지명 신민준 9단과 정관장 황진단 4지명 윤찬희 8단이 격돌한 제3국. 두 기사가 또 한 번 '반집'을 놓고 기나긴 패싸움을 하는 바람에 통속의 돌들이 바닥 났고, 결국 공배를 다 못 메우고 종국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 바둑판은 361로인데 진행된 수수는 363수. 결국 돌이 모자라 공배가 하나 남은 상태에서 두 기사의 손이 멈췄고, 이를 본 심판이 다가와 신민준 9단의 반집승을 확인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숨돌릴 틈이 없었다. 공배를 제하고도 장장 353수를 두었다. 지난 2라운드 4경기(박영훈-윤찬희 전)의 올 시즌 최장 수수기록(343수)을 갈아치웠다. 예전 기록을 조사해 보았다. 2017년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 이세돌-김정현이 389수를 둔 일이 있었다. 다음이 지난해 박정환-신진서 전에서 나왔던 379수. 역대 세 번째 기록으로 새겨졌다.

시작부터 '반집'이 양팀 검토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아찔한 위기를 넘긴 한국물가정보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거의 들어왔던 대박을 놓친 정관장 황진단은 아쉬움에 가슴을 쳤다. 기선 제압이 걸린 이 한 판의 결과가 팀 승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팽팽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국물가정보가 4-1 대승을 거뒀다.

▲ 지난 라운드에서 희비가 크게 갈린 두 팀. 한국물가정보가 2연속 4-1 대승을 거두며 영봉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관장 황진단을 연패의 수렁에 밀어넣었다.


선봉에 나선 신민준 9단에 이어 3지명 허영호 9단이 선제 2승을 합작했다. 이어 정관장 황진단의 '장고 붙박이' 이창호 9단에게 한 판을 내줬지만, 후반 속기전에서 안정기 5단과 강동윤 9단이 상대 투톱 박진솔 9단과 이동훈 9단을 차례로 물리치며 7시간의 격전을 또 한 번의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전열을 크게 가다듬은 한국물가정보는 1패 후 2연승을 올렸다. 팀의 원투 펀치인 신민준 9단과 강동윤 9단, 막내 5지명 안정기 5단이 팀 성적과 동행하며 기세를 탔고, 2패로 부진했던 3지명 허영호 9단이 첫승의 물꼬를 트며 상승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 '뜨는 루키엔 나도 있다'. 올 시즌 6명의 신입생 중의 하나인 안정기 5단(52위)이 랭킹 14위의 강자 박진솔 9단을 불계로 꺾고 결승점의 주역이 됐다. 데뷔 무대에서 박정환 9단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다음 2연승.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9일 Kixx(2패)와 화성시코리요(2승)의 3라운드 3경기로 이어진다. 개별 대진은 윤준상-원성진, 김지석-홍기표, 강승민-박정환, 백홍석-최재영, 정서준-송지훈(이상 앞이 Kixx).

▲ 제한시간: 장고A(2시간), 장고B(1시간), 속기 10분.




▲ 지난 라운드에 이어 연속 제한시간 2시간의 장고대국에 등판한 안조영 9단(오른쪽). 상대 허영호 9단의 장고판 등판을 예상한 맞춤형 오더(상대전적 7승3패)의 성격이 짙었으나 결과는 허영호 9단의 불계승.


▲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장고대국)에서 1승1패를 기록한 두 기사. 마치 결승전처럼 다시 만난 대국에서 이창호 9단(왼쪽)이 박하민 6단을 상대로 시즌 첫승을 거둔 것이 정관장 황진단의 유일한 승리가 됐다.


▲ 원래는 매인 판이 되었어야 할 이동훈-강동윤의 주장급 대결. 강동윤 9단(오른쪽)이 수수께끼와도 같은 중앙 공방전을 용케 견뎌내며 1집반승, 이동훈 9단에게 당한 4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 지난 시즌엔 박하민, 이번 시즌엔 안정기. "팀 성적에 관계없이 우리 팀의 5지명은 늘 좋았다"고 밝힌 한종진 감독(가운데).


▲ 지난 라운드 영봉패에 이어 다시 대패를 당한 정관장 황진단. 팀의 키맨인 박진솔의 연패가 아쉽다.


▲ "정관장 황진단한테는 지난 3년 간 8연패를 당해 왔다. 9번 만에 이긴 값진 승리인데 앞으로 많이 갚아줘야 할 것 같다(웃음)." (한종진 감독)

"중반 이후에 승기를 잡고 나서 형세를 지나치게 낙관하다가 많이 추격을 허용했던 것 같다. 마지막엔 반집을 이긴 건지 진 건지 헛갈릴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신민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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