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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상 결혼한 날, '대역전승' 축포 터졌다

등록일 2019.10.28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Kixx, 수려한합천에 3-2


시즌 개막 16경기 만에 첫 '2패 후 3연승'이 나왔다. 대역전극을 완성한 팀은 Kixx. 27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생팀 수려한합천과의 4라운드 4경기를 3-2 승리로 장식했다.

저녁 8시 전엔 아찔했고, 이후는 짜릿했다. 오전 11시에 결혼식을 올리고 후반전에 출전한 윤준상 9단 스스로가 대역전에 1승을 보태며 이날을 평생 잊지 못할 날로 만들었다. 초반 2패로 고전했던 Kixx는 2연승을 달리며 활짝 기지개를 폈다.

▲ KB리그 3명의 해설진이 당일의 승부를 예측하는 'KB리그 익스프레스'는 Kixx의 3-2 우세를 예상했다. 결과만 본다면 맞았다. 하지만 개별대국에선 예상과 딴판의 결과가 속속 펼쳐졌다. 그만큼 어지러웠다.


개막 2연승의 기세를 탄(더구나 직전 경기는 5-0 영봉승) 신생팀과 1승이 절실한 우승후보팀의 격돌은 전반 내내 파란의 연속이었다. 가장 먼저 끝난 1시간 장고판에서 수려한합천 2지명 이지현 9단이 Kixx의 주장 김지석 9단을 꺾었다. 해설진 3명이 모두 김지석의 승리를 예상한 판이었다.

이어 끝난 속기 3국도 마찬가지. Kixx의 백홍석 9단이 승리할 것이라는 해설진의 의견합치를 비웃듯 '예비역' 박승화 4단이 승리하면서 수려한합천의 선제 2승이 스코어판에 그려졌다.

▲ 다음날 LG배에 출전하는 일정상 전반부 출전이 거의 확실시 됐던 김지석 9단(오른쪽). 이를 간파한 수려한합천에선 상대전적에서 대등한(3승3패) 이지현 9단을 내세웠고 보기 좋게 성공을 거뒀다(180수 백불계승). 종료시간은 저녁 7시 53분, 서둘러 돌을 쓸어담은 김지석 9단은 뒤도 안돌아보고 강릉으로 떠났다.


이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저녁 8시 25분에 끝난 2시간의 장고대국. 이번엔 Kixx의 4지명 강승민 6단이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장고판의 황제'로 통하는 수려한합천의 주장 박영훈 9단을 꺾으며 팀의 0-3 패배를 막았다.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장고판에 출전하며 안정적 1승이 기대됐던 박영훈 9단은 체면을 구겼다. 양 팀 1지명이 모두 패하는 기록적인 날이 됐다.

후반 4,5국은 극적으로 위기를 넘긴 Kixx 선수들의 집념이 빛을 발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4국에 출전한 윤준상 9단과 5국의 정서준 3단 둘 다 일찌감치 AI 승률 그래프에서 8대 2 이상으로 앞서며 '합천의 아이들'의 후반 추격을 따돌렸다. 윤준상 9단이 박종훈 3단을 상대로 318수 1집반승, 정서준 3단은 박상진 5단을 2집반차로 제압하며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 결혼 준비로 새벽 4시반부터 잠을 설쳤다는 윤준상 9단(오른쪽)이 굵은 신경줄로 박종훈 3단의 추격을 막아냈다. 당분간은 리그에 전념하고 신혼여행은 Kixx가 휴번인 9라운드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이로써 4라운드를 마친 KB리그는 유일한 무패팀이었던 수려한합천마저 패점을 안으면서 전승팀이 없는 혼전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1위는 3승1패의 한국물가정보. 하지만 2위~7위까지 2승팀이 6개팀이나 된다.

탐색전의 끝자락에서 서서히 열기가 고조되어 가는 KB리그는 내주 31일(목) Kixx-사이버오로의 대결을 시작으로 5라운드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인 다음 상위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순위를 다투는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 제한시간: 장고A(2시간),장고B(1시간),속기 10분.




▲ 랭킹과 지명은 낮지만 상대전적(4승2패)에서 앞서는 박승화 8단(왼쪽)이 중반 이후 백홍석 9단이 느슨해진 틈을 공략하며 역전승. 백홍석은 2승 후 2패. 박승화는 3연승으로 명암이 갈렸다.


▲ 지난 경기에 이어 연속 결승점을 올린 정서준 3단(왼쪽). 지명은 5지명으로 박상진(3지명)보다 낮지만 랭킹은 38위로 박상진(69위)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다. 그만큼 Kixx가 강하다는 반증일까.


▲ 4경기 연속 3-2 승부를 펼치며 초반의 험로를 통과하고 있는 Kixx. 한 번 탄력을 받으면 3~4연승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는 팀이다.


▲ 3연승의 문턱에서 멈춰 선 수려한합천. 2지명 이지현 9단과 4지명 박승화 8단이 나란히 3연승을 달리는 가운데 이길 때도, 질 때도 동반하는 합천의 아이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 전통의 강팀과 베일이 차츰 드러나는 신생팀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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