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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판타지아, 서봉수 빠진 의왕 인플러스 꺾고 중위권 안착

등록일 2019.10.24

10월 24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특별대국실)에서 2019 시니어리그 4라운드 4경기, 양상국 감독이 이끄는 <부천 판타지아>와 박종열 감독의 <의왕 인플러스> 제1~3대국이 펼쳐졌다.

<부천 판타지아>는 준우승 3회를 기록할 만큼 매년 상위권을 유지해온 명문인데 개막전부터 연패하다 통합경기로 치른 3라운드에서 조치훈이 빠진 <부산 KH에너지>를 꺾으며 한숨 돌렸고 신생팀 <의왕 인플러스>는 첫 경기에서 신생팀 <김포 원봉 루헨스>에게 리그 최강자 서봉수를 비롯한 선수 전원이 패하는 충격의 영패를 당한 뒤 2, 3라운드에서 연승하며 전열을 가다듬은 상황.

사전에 제출된 오더에 따라 돌을 가린 결과 <부천 판타지아>의 선공. 박진열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제1국(앞쪽이 부천 판타지아) 안관욱(1지명)-조대현(2지명), 제2국 강만우(3지명)-유병호(4지명), 제3국 박승문(2지명)-김종준(3지명)의 대국이 동시에 시작됐다. <부천 판타지아로서는 제1, 3국의 안관욱과 박승문이 각각 조대현, 김종준에게 6승 4패로 앞서 있어 1지명 서봉수가 해외원정으로 자리를 비운 <의왕 인플러스>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제1, 3국의 우위가 상대전적의 근소한 차이인 데다 제2국의 강만우가 유병호에게 상대전적 2승 6패로 밀리고 있어 의외로 만만치 않다.

바둑TV 해설진(진행-김지명, 해설-김만수)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안관욱(흑)-조대현의 제1국. <부천 판타지아>의 주장 자리를 지켜온 안관욱은 ‘신사’라는 별명 그대로 균형감 좋은 포석과 잔잔한 행마로 복잡한 전투 없는 국면을 선호하는 기풍이고 서봉수 대신 1지명의 역할을 떠안은 <의왕 인플러스>의 조대현은 호방한 세력바둑을 구사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한국형 우주류’ 스타일.

대국 초반은 서로 큼직한 세력을 나누는 구도로 전개됐다. 흑은 우상귀를 널찍하게 굳힌 뒤 좌하귀와 하변 세력을 단단하게 구축했고 백은 우하귀를 지키고 좌상귀와 좌변 일대 세력을 확장했다. 이런 세력대결은 조대현의 취향을 따르는 것 같지만 안관욱 역시 격렬한 몸싸움 없이 서서히 전국을 결정해가는 이런 그림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초반은 호각지세. 승부처는 우하 쪽 패로부터 발생했다. 흑이 먼저 요처를 선점하고 붙여가 우위를 점한 장면에서 백이 패를 결행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패는 빌미였을 뿐 진짜 승부처는 중앙이었다. 패의 공방 중에 누가 중앙 대세의 요처를 먼저 차지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몇 차례 실랑이 끝에 백이 먼저 중앙을 키우면서 흑 쪽으로 확연하게 기울었던 승부의 균형이 다시 엇비슷하게 맞춰졌다. 이후 진행은 서로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끝내기싸움. 시종 실리부족으로 밀리던 백은 이 과정에서 딱 한번 우위를 점했으나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바로 재역전, 초읽기에 여유가 있었던 안관욱이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고 이 승리는 팀의 승리로 직결됐다.

제1국이 패의 공방으로 길게 늘어지는 사이 제2국이 가장 먼저 끝났다. 백전노장의 관록에 젊은 패기로 맞선 강만우가 상대전적 2승 6패의 열세를 뒤집었다. 첫 출전에서 종반까지 승리가 유력했던 바둑을 뒤집혀 아쉬움을 남겼던 강만우는 우상귀 쪽 백 일단을 버리고 좌상 쪽에서 중앙까지 흘러나온 흑 대마를 포획하는 과감한 바꿔치기로 낙승, 팀의 승리에 디딤돌을 놓는 귀중한 1승을 기록했다. 뒤이어 박승문-김종준의 제3국도 결과가 드러났다. 시종 치열한 난타전으로 일관한 이 대국에선 코뿔소 같은 뚝심으로 밀어붙인 김종준이 팀의 영패를 막으며 리그 개인전적 3승 1패, 팀내 다승 선두로 올라섰다. 승리한 <부천 판타지아>는 2패 후 2승으로 중위권에 안착했고 선두권 진입을 노렸던 <의왕 인플러스>는 아쉽게 중위권을 유지했다. 다음 5라운드는 30일(수요일) 오전 10시 한국기원에서 통합경기로 진행된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양팀의 오더. 상대전적은 <부천 판타지아>가 약간 우위. 승부는 박빙이고 변수는 제2국이다.


▲ 반칙들 하지 말고 정신 차려서 잘들 두라고! 박진열 심판위원.


▲ 10시 정각에 규정을 설명하고 대국 개시를 선언한다.


▲ 제한시간 각 30분, 40초 초읽기 5회. 제1~3국이 동시에 진행된다.


▲ 제1국은 흑을 쥔 안관욱이 6승 4패로 앞서 있으나 승부는 박빙.


▲ 제2국은 백전노장 유병호의 흑. 상대전적 6승 2패로 강만우를 압도해왔는데..


▲ 제3국은 <부천 판타지아> 박승문이 6승 4패로 약간 우위지만 승부는 역시 예측불허.


▲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대국이 끝나가는 것 같다는 해설진의 말에 지하 스튜디오로 달려내려갔으나 이미 돌을 거두고 일어서는 중. 강만우가 상대전적 열세를 딛고 승리했다.


▲ 리그 초반이지만 <의왕 인플러스>의 김종준은 주목대상. 3지명이지만 2지명을 꺾고 3승 1패, 팀내 다승1위로 올라섰다.


▲ <부천 판타지아>는 아쉽게 패한 박승문이 키플레이어다. 양상국 감독의 목표 4위 이상을 해내려면 박승문이 원년에 보여준 활약을 재현해야 한다.


▲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을 정리하고 팀의 승리를 결정한 안관욱. 이겼지만 쉽지 않았다.


▲ 서봉수 대신 <의왕 인플러스> 1지명의 중책을 맡은 조대현의 아쉬운 패배. 좀 더 호방하고 적극적인 중앙바둑을 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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