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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 8연패 탈출하며 팀 대승 견인

등록일 2019.11.10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6라운드 3경기
살아나는 사이버오로, 개막 3연패 후 2연승


초반 출발이 매끄럽지 않은 신.구 두 팀의 대결에서 사이버오로가 전년도 통합챔프 포스코케미칼을 꺾었다. 사이버오로는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6라운드 3경기에서 포스코케미칼에 4-1 대승을 거뒀다. 사이버오로는 3연패 후 2연승, 포스코케미칼은 2.3라운드에 이은 또 한 번의 연패로 양 팀의 명암이 갈렸다.

지난 라운드에서 1~5지명을 역순으로 1~5국에 배치하는 오더로 첫승의 기쁨을 맛본 양건 사이버오로 감독은 이번에는 상대팀 1지명 변상일 9단을 꼭 잡고 싶었다. 변상일이 주로 후반 속기전에 출전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3국에 1지명 나현 9단, 4국에 2지명 홍성지 9단을 배치하는 그물망을 짰다. 상대전적에서 나현은 변상일에 4승1패, 홍성지는 4승2패의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 KB리그 해설진 3인방의 예측은 이랬다. 4국 박건호의 승리에 의견 일치를 본 것이 크게 어긋났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포스코케미칼이 이것을 눈치채기라도 하듯 변상일 9단을 장고판으로 돌리면서 애써 짠 전략이 수포로 돌아갔다. 아차 싶었다. 하지만 곰곰히 뜯어보니 지금의 오더도 나빠 보이진 않았다. 특히 한시 바삐 연패를 끊어야 하는 나현 9단이 상대 3지명 이창석 5단을 만난 것이 맘에 들었다. 상대전적에서 나현이 4전 4승. 빗나간 오더였지만 이 판에서 나현이 연패를 끊은 것이 팀 대승의 결과로 이어졌다.

기대주 문유빈 2단이 변상일 9단에게 아쉽게 선취점을 내준 다음 예상대로 나현 9단이 승리했다. 특유의 두텁고도 간명한 페이스로 166수 만에 이창석 5단의 항서를 받아냈다. 직후 끝난 2시간의 장고대국에서 송규상 4단이 상대 퓨처스 박준석 5단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2-1로 앞서자 양건 감독은 승리를 예감한 듯 초밥과 치킨을 넉넉히 주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루키답게 변상일 9단의 대마를 막다른 코너까지 몰고 간 문유빈 2단(오른쪽). 하지만 여러 차례 잡을 기회를 놓친 것이 결국은 아쉬운 수상전 패배로 이어졌다. 잠시 용궁을 다녀온 변상일은 시즌 5승1패, 문유빈은 3승2패.


주장의 연패 탈출과 든든한 식사로 사기가 충만해진 사이버오로는 후반 4국과 5국에서도 연승의 기세를 이어갔다. 2지명 홍성지 9단이 완승의 흐름으로 박건호 4단을 제압했고 설현준 5단은 거함 최철한 9단에게 승리하며 스코어 차이를 벌렸다.

개막 3연패에 신음하던 팀의 놀라운 연승 반전이다. 중계석의 이소용 캐스터는 "사이버오로가 살아나네요"라고 말했고, 목진석 해설자는 "나현 주장이 첫승을 거둔 것이 설현준 5단의 파이팅을 이끌어내는 등 팀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 결과 2승3패와 2승4패가 된 두 팀은 7위와 8위로 순위를 맞바꿨다. 현 시점에서 선두는 3승1패의 한국물가정보, 최하위는 1승4패의 정관장 황진단.

▲ "첫승을 거둔 다음 정말 많은 분들이 사이버오로팀을 응원하고 마음 졸이며 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 (양건 감독)

"8연패 할 동안 바둑내용이 많이 안 좋아서 진 판은 별로 없었다. 그 보다는 중반에 실수하는 바둑이 많았는데 만만치 않을 때 잘 두자고 다짐했다." "(-주장으로서의 부담감이 있다고 봤는데) 그런 건 아니고, 2연패 하고서는 약간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 (나현 9단)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0일 셀트리온(3승2패)과 한국물가정보(3승1패)가 6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최정-강동윤, 한상훈-박하민, 조한승-신민준, 신진서-안정기, 이원도-허영호(이상 앞이 셀트리온)

▲ 제한시간: 장고A(2시간),장고B(1시간),속기 10분.




▲ 2014년 이후 5년 만에 KB리그 등판 기회를 잡은 박준석 5단(오른쪽). 송규상 4단을 상대로 크게 우세한 형세를 만들어 놓고도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마지막엔 대마 사활을 착각하며 허망한 불계패.


▲ 외유내강형의 닮은 꼴인 두 기사의 대결에서 홍성지 9단(오른쪽)이 박건호 4단을 일찌감치 압도하며 불계승, 상대전적의 격차를 4승1패로 벌렸다.


▲ '독사와 괴물의 만남'으로 이목이 집중된 대결에서 설현준 5단이 최철한 9단을 상대로 2패 후 첫승을 올렸다(302수 백4집반승). 중반까지 팽팽했던 형세에서 최철한 9단의 잇단 끝내기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 다음 7라운드에서 3연승을 놓고 수려한합천과 대결하는 사이버오로. (사진 오른쪽) 다음날 셀트리온과의 경기를 앞두고 절친 양건 감독을 응원 나온 한종진 한국물가정보 감독의 모습이 보인다.


▲ 승-연패-승-연패의 고단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믿는 퓨처스 김세동 6단과 박준석 5단의 잇단 패배로 5지명 자리에 대한 고민이 깊다. 다음 7라운드의 상대는 화성시코리요.


▲ 참가 9개팀 중 8개팀이 2패 이상을 떠안은 상태에서 유일한 1패팀인 한국물가정보의 다음 행보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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