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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는 Kixx, 주저앉는 정관장

등록일 2019.11.17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3경기
Kixx, 정관장 황진단에 3-2


마치 마라톤 레이스를 보는 듯하다. 중반의 초입에서 선두권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이번 시즌 KB리그 얘기다.

마라톤의 20KM 지점이라 할 6라운드까지는 한데 뭉쳐 달리는 통에 누가 앞으로 나오고 누가 쳐질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지점을 벗어난 7라운드부터는 대열을 이탈해 앞서 나가는 팀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선두권 그룹'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4승의 셀트리온과 한국물가정보, 수려한 합천이 이런 레이스를 앞에서 이끄는 대표 주자들.

16일 저녁에는 저력의 Kixx가 한발 늦게 4승 대열에 합류하며 앞서가는 주자들에 도전장을 던졌다. Kixx는 이날 열린 2019-2020 KB리그 7라운드에서 윤준상-정서준-김지석의 순으로 3승을 합작하며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눌렀다.

▲ 선두권 합류가 시급한 Kixx가 정관장 황진단을 5연패의 낭떠러지로 밀어넣으며 잰걸음을 이어갔다.


시작하자마자 Kix가 선제 2승으로 팀 승리를 예약했다. '새신랑' 윤준상 9단이 윤찬희 8단을 상대로 선취점을 올린 다음 2시간의 장고대국에서 5지명 루키 정서준 3단이 정관장 황진단의 장고전문주자 이창호 9단을 꺾었다. 여기에 진행 중인 1시간의 장고대국도 강승민 6단이 상대 1지명 이동훈 9단을 상대로 AI 승률 8대 2의 리드를 보이고 있어 Kixx는 3-0 승리도 내다보는 분위기였다.

이 위기를 이동훈 9단이 막아냈다. 끊임 없이 흔들고 끝내기에서 눈부신 추격전을 벌인 끝에 2집반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경기만은 이겨야 했던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사선을 반쯤 넘었다 온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 올 시즌 Kixx의 복덩이로 자리매김한 정서준 3단이 자신의 우상인 이창호 9단을 첫 대결에서 꺾었다. 초반 좌상귀가 승부처였고 승부가 끝나자 마자 이창호 9단이 손이 맨 먼저 향한 곳도 그곳이었다.


후반의 4국과 5국은 일찌감치 서로 1승씩 나눠 갖는 흐름이 펼쳐졌다. 4국은 정관장 황진단의 진시영 7단이 백홍석 9단을 상대로 AI 승률 그래프 7대 3 이상의 우세. 반대로 5국에선 김지석 9단이 박진솔 9단을 상대로 일찌감치 8대 2 이상의 우위를 보였다.

그리하여 진시영 7단이 먼저 백홍석 9단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스코어는 2-2. 하지만 최종국에서 김지석 9단이 박진솔 9단의 처절한 저항을 뿌리치고 승리하면서 밤 10시 30분 Kixx의 3-2 승리가 결정됐다.

▲ 지난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 상대 1지명 박영훈 9단과 나현 9단을 연달아 잡은 바 있는 강승민 6단(오른쪽). 이번에도 이동훈 9단을 거의 잡을 뻔하다가가 놓친 데에는 역시 상대전적의 트라우마(1승4패)가 작용한 걸까. "어떻게든 이길 걸로 생각하다가 후반에 눈물 나게 당했다"는 국후의 강승민.


Kixx는 3.4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 연승을 기록하며 4승3패. 반면 정관장 황진단은 개막 전 승리 후 5연패의 충격에 할 말을 잊었다. 올 시즌 보호 연한이 만료된 선수들을 내보내고 새롭게 팀을 꾸린 점을 감안해도 전기 준우승팀의 믿기 힘든 추락이다.

중계석의 목진석 해설자 역시 "장고판을 이기면 속기판에서 지고, 속기판에서 이기면 장고판에서 지고 이렇게 퍼즐이 안 맞을 수 있나요."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하며 "정관장 황진단의 퍼즐이 맞으려면 박진솔과 윤찬희, 두 선수가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한 촉구의 멘트로 6시간 반의 격전을 마무리했다.

▲ 장고A: 2시간, 장고B: 1시간, 속기 10분.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7일 포스코케미칼(2승4패)과 화성시코리요(3승2패)가 7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변상일-박정환, 최철한-원성진, 박건호-홍기표, 이창석-송지훈, 김세동-최재영(이상 앞이 포스코케미칼).

▲ 상대전적의 우위(5승2패)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힘으로 윤찬희 8단을 누른 윤준상 9단(왼쪽). 마땅히 끊어 싸워야 할 곳에서 윤찬희가 물러나는 순간 Ai 승률 그래프가 온통 흰색으로 뒤덮였다.


▲ 좌상쪽 백진에서 수를 내려다가 착각으로 모두 잡히고 만 백홍석(오른쪽). 모처럼의 완승으로 최근 3연패를 끊은 진시영(시즌 2승3패).


▲ 초반 2패로 출발한 후 3~7라운드까지 4승1패로 급회복하고 있는 Kixx. 다음 8라운드에선 한국물가정보와 대결한다,


▲ 2지명 박진솔과 5지명 윤찬희의 동반 1승5패가 뼈아픈 정관장 황진단. 다음 8라운드의 상대는 사이버오로다.


▲ 모처럼 예상과 결과가 일치한 KB익스프레스 화면. 하지만 해설진 전원 일치로 이창호와 백홍석의 승리를 예상한 대목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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