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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꺾은 변상일의 '6전7기'

등록일 2019.11.18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4경기
포스코케미칼, 화성시코리요에 3-2
박정환에게 첫 패점 안긴 변상일, 신진서와 다승 공동선두


자유오더제로 치러지는 KB리그에서 주장대결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다. 올해는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 한 번씩. 4라운드 이후로는 통 없다가 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와서야 세 번째 대결이 성사됐다. 3라운드 1경기의 신진서-나현전 이후로 무려 19경기 만이다.

톱랭커 박정환 9단과 3위 변상일 9단이 만났다. 랭킹 차이가 가장 근접한 대결이었고, 2시간의 장고대국으로 치러진 첫 주장대결이었다. 모처럼 제대로 된 승부판의 냄새가 났다. 본방송에서 죽은 판 취급을 받았던 2시간 장고대국이 끝날 때까지 풀로 중계된 것도 올 들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변상일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로 선취점을 올린 것이 포스코케미칼의 승리로 이어졌다. 포스코케미칼은 17일 저녁 바둑TV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4경기에서 팀의 1~3지명인 변상일.최철한.이창석이 3승을 합작하며 화성시코리요를 3-2로 눌렀다.

▲ 3승2패의 화성시코리요와 2승4패의 포스코케미칼이 7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였다. 이 경기를 지면 3연패와 더불어 최하위권으로 밀려나는 포스코케미칼 선수들의 투지가 절절했다.


세 판의 동지명 대결에 나머지 두 판도 거의 동급대결. 대진표는 자체로 격전을 예고했다.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 5대 5 승부가 많은 이런 경기는 모든 판이 승부판이다. 자칫 한쪽의 일방적인 스코어도 나올 수 있다."라는 박정상 해설자의 오프닝 멘트가 경기 전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변상일 9단과 최철한 9단의 연승으로 앞서 나간 포스코케미칼은 홍기표 8단에게 반집으로 한 판을 실점했지만 4국에서 이창석 5단이 송지훈 5단을 꺾고 3-1 팀 승리를 결정했다. 최종 5국에서 김세동 6단이 패했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 처음 주장을 찬 올해 6승1패로 맹활약하고 있는 변상일 9단. 6전 전승의 신진서 9단과 다승 공동선두다.


박정한에게 6전 6패로 눌려왔던 변상일이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단단히 칼을 갈고 나온 듯했다. 타협해도 충분한 상황인데도 만족하지 않았다. 기어이 결단의 칼을 뽑아들었고 완벽한 수읽기로 명맥을 끊었다. 3시간 47분, 158수의 단명국으로 박정환의 항서를 받아냈다. 이번 시즌 이지현에게만 패했던 변상일은 6승1패. 박정환은 첫 패점을 안으며 5승1패.

지난 라운드의 박영훈 9단에 이어 연속 '황소대결'을 펼친 최철한 9단은 원성진 9단과의 37번째 대결을 이겼다. "초반에 워낙 나빴는데 상대가 비관하는 바람에 기회가 왔다."는 국후 소감. 또 1승3패로 부진했던 이창석 5단은 동문 수학에 입단 연도도 비슷한 송지훈 5단과의 자존심 대결을 완승의 내용으로 장식했다.

▲ 위험해 보였던 흑대마를 기막힌 수읽기로 타개해 내며 원성진 9단과의 통산전적(21승16패) 격차를 벌린 최철한 9단(오른쪽). 최철한은 시즌 5승2패, 원성진은 최근 4연패 포함 1승5패로 명암이 크게 갈렸다.


두 팀의 공통적인 난제는 5지명 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 화성시코리요의 경우 퓨처스 홍기표 8단이 2승2패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고 있으나, 포스코케미칼은 송태곤 9단을 대신한 퓨처스 김세동 6단이 이날 또 패하는(4전4패) 바람에 경기를 이기고도 시름이 깊어졌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21일) 셀트리온-수려한합천의 대결을 시작으로 8라운드를 속행한다. 2019-2020 KB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 장고 A: 2시간, 장고 B 1시간, 속기 10분.




▲ 예상과 결과가 뒤바뀐 결정적인 원인이 변상일의 승리에 있음을 알 수 있는 승부예측 화면.


▲ 끝내기에서 불안감을 보였던 박건호와 뒤로 갈수록 냉정해졌던 홍기표(오른쪽). 결과는 홍기표의 반집 역전승.


▲ "모든 3지명들은 저한테 맡겨 주세요"를 슬로건으로 내건 송지훈(왼쪽). 그러나 정작 3지명과의 첫 대결에선 이창석에게 뼈아픈 패배.


▲ 지난해 3지명에서 올해 5지명으로 밀려나면서 절치부심이 느껴지는 최재영 5단(오른쪽). 김세동 6단을 4연패의 수렁으로 밀어넣으며 거둔 5승1패(최근 4연승)는 지난해(3승10패)와 비교하면 같은 사람의 것이라 믿기 힘든 성적. "최재영이 없었으면 화성시코리요가 어땠을까"라는 소리가 나올 만도 한 이유.


▲ 하나의 큰 고비를 넘기고 다음 주 휴식에 들어가는 포스코케미칼. 9라운드에선 셀트리온과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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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승의 선두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화성시코리요. 다음 8라운드에선 홈앤쇼핑과 대결한다.


▲ 중계석에서 "오늘 치열한 수읽기로 끝냈는데 어떤 전략이 있었는가"를 묻자 "그런 건 모르겠고, 초반에 나빠서...안 풀려서...나중에..." 라고 답한 변상일 9단과 "변상일선수가 잘 해줘서 저는 받치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최철한 9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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