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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종료...사이버오로, 후반기 희망 쐈다

등록일 2019.12.02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4경기
4승4패팀만 다섯...극도의 혼전 예고
신진서 8전 전승, '홍일점' 최정 4승3패


리그 초반을 3연패로 출발했던 사이버오로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5할 승률을 맞추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이버오로는 12월 첫날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4경기에서 홈앤쇼핑을 3-2로 꺾고 4승4패로 반환점을 돌았다.

개봉된 오더에서 사이버오로의 우세가 읽혔다. 5지명을 상대 1지명에 붙이는 대신 나머지 네 판에서 지명 우위를 가져왔다. 늘 오더 문제로 머리가 복잡했던 양건 감독이 처음으로 "맘에 든다"고 말했을 정도로 잘 짜인 대진이었다. 이 중 세 판에서 팀 승리에 필요한 3승이 만들어졌다.

▲ 나란히 3승4패를 기록 중인 신생팀 간의 대결에서 사이버오로가 홈앤쇼핑을 4연패의 수렁에 밀어넣으며 4승의 중위권 대열에 합류했다.


'사이버오로의 희망'이자 올 시즌 루키 돌풍의 주역인 문유빈 2단이 한태희 6단과의 첫 대결을 화끈한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태희는 2시간의 장고대국에서 4승1패를 거둬 '장고판의 황태자'로 불리는 홈앤쇼핑의 보루. KB리그 해설진 3인방이 모두 한태희의 승리를 예상했던 이 판을 가져오면서 사이버오로는 앞이 훤히 열렸다.

주장 나현 9단은 상대전적 2승2패에서 마주한 김명훈 7단을 백 불계로 제압하며 4연패 후 4연승을 달렸다. 모두가 승부판으로 주목한 이 판을 가져오면서 선제 2승을 거둔 사이버오로는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 "초반에 원하는 스타일로 풀려서 바둑도 괜찮았고 잘 풀렸다"는 국후의 나현 9단(왼쪽). 김명훈 7단은 후반에 나현 9단이 축을 착각하면서 생긴 절호의 기회를 그냥 흘려 보내면서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 했다.


3-0 스트레이트 패배의 위기에 직면한 홈앤쇼핑은 4지명 심재익 3단이 사이버오로의 젊은 강자 설현준 5단을 꺾으며 가까스로 한숨을 돌렸다. 4국은 주장 이영구 9단의 승리가 예상되는 만큼 5국의 한승주 6단이 희망이었다.

이런 기대감을 홍성지 9단이 일찌감치 무너뜨렸다. 재주 많고 톡톡 튀는 한승주 6단이 조화를 부릴 겨를도 없이 초장에 일찌감치 큰 우세를 확립했다. 2-1의 리드에서 밤 10시 24분 금싸라기 같은 팀 승리를 결정했다. 홈앤쇼핑은 최종 4국에서 이영구 9단이 송규상 4단을 꺾는 것에 그쳤다.

▲ 경기 전 홍성지 9단은 3승4패, 한승주 6단은 2승5패. 피차 부진 탈출이 시급한 상황에서 홍성지 9단(왼쪽)이 상대전적 2전 2승을 기록하며 한승주 6단을 4연패의 늪으로 밀어넣었다.


사이버오로는 4승4패, 6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작하자마자 3연패로 암담했던 시점을 떠올리면 놀라운 반전이다. 중계석의 이희성 해설자는 "나현 9단이 살아나니 팀도 절로 살아난다"고 했다.

여기에 5라운드부터 문유빈 2단을 장고판에 배치하면서 전반부의 안점감이 높아진 것이 상승 동력에 불을 지피고 있다. 나아가 7년 만에 리그에 복귀한 양건 감독이 혹독한 경험을 통해 이제서야 감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도 후반기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

▲ 3~5라운드까지 3연승을 달리다 이후 급전직하, 4연패의 수렁에 빠진 홈앤쇼핑 진영에선 웃음이 사라졌다.


9개팀이 더블리그로 총 18라운드 72경기 360국을 치르는 정규시즌은 이날 경기까지 딱 절반을 마쳤다. 9개팀 간에 한 차례씩 돌아가며 대결한 결과 수려한합천이 6승2패로 선두에 나섰고, 2위 한국물가정보 다음의 3위~7위까지는 다섯 팀 모두 4승4패로 초밀집대열을 이루고 있다.

올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부활되어 5위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만큼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 않는 극도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후반기는 휴식없이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속개된다. 그 시작인 10라운드 대진은 수려한합천-홈앤쇼핑(5일), 한국물가정보-화성시코리요(6일), 셀트리온-정관장 황진단(7일), Kixx-포스코케미칼(8일). 사이버오로는 휴번이다.

▲ 장고 A: 2시간, 장고 B: 1시간, 속기 10문.




▲개인 다승 상위


▲ 결과는 적중했지만 개별 대국에선 두 판이나 예상이 크게 틀어진 승부예측 화면, 이희성 해설자는 방송에서 "원래 생각대로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귀가 얇은 편"이라고 했다."


▲ 초반에 주로 상대 1~2명을 상대한 공통점이 있는 두 기사. 심재익 3단(왼쪽)이 지명과 랭킹의 열세를 딛고 설현준 5단과의 첫 대결을 승리하며 4연패 후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 랭킹 11위의 1지명 이영구 9단(왼쪽)과 54위의 5지명 송규상 4단의 첫 대결. 초반 실리 면에서 크게 뒤진 송규상이 중반 이후 거세게 판을 흔들어 갔지만 노련한 이영구는 요지부동이었다.


▲ 양건 감독(가운데)의 다양한 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의 사이버오로. 5승3패로 팀내 최다승자인 문유빈의 존재가 새삼 커보인다.


▲"일단 50% 승률로 마감하게 돼 다행이고, 전반기에 혹독한 공부가 된 만큼 후반기엔 선수들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조할 생각이다." (양건 감독)

"전반기엔 1~3국에서 많이 지니까 위축되기도 하고 뒤에 들어가는 사람이 부담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저도 50% 성적을 하고 있고 점점 더 좋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현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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