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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해상케이블카, 부산 KH에너지 꺾고 포스트시즌 불씨 반짝

등록일 2019.12.04

12월 4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특별대국실(바둑TV 스튜디오)에서 2019 시니어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 윤종섭 감독의 <삼척 해상케이블카>와 김성래 감독의 <부산 KH에너지>의 제1~3 대국이 전개됐다. 두 팀은 전반기 5라운드(통합경기)에서 만나 <부산 KH에너지>가 2-1로 승리했다.

2019 시니어바둑리그는 강력한 양강체제를 구축한 <부산 KH에너지>와 <김포 원봉 루헨스>의 선두다툼도 치열하다. 두 팀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라 챔피언결정전 직행이다. 3, 4위 팀들과 챔피언결정전을 두고 다시 싸워야 하는 2위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준우승을 확보하는 1위의 차이는 작지 않다.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노리는 <부산 KH에너지>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경기는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사전에 제출된 대진오더는 일단, <부산 KH에너지>가 좋다. 3년 전부터 ‘시니어리그 공공의 적’으로 등극한 <부산 KH에너지>는 ‘1지명이 셋’이란 농담이 사실로 인정될 만큼 빈틈이 없다. 최근 2지명 장수영이 3연패의 부진을 있으나 1지명 조치훈과 3지명 강훈이 나란히 8승을 기록하며 장수영의 부진을 막아주고 있어 어느 팀도 공략이 쉽지 않다. 상대전적도 <부산 KH에너지>가 <삼척 해상케이블카>에 앞선다. 제1국에 출전한 강훈(백, 부산 KH에너지 3지명, 8승 3패)조차 김일환(흑, 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 7승 4패>에게 15승 13패로 앞서 있다. 제2국의 조치훈(흑, 부산 KH에너지 1지명, 8연승)도 정대상(삼척 해상케이블카 2지명, 3승 8패)에게 3연승을 기록 중이고 제3국의 장수영(백, 부산 KH에너지 2지명, 5승 6패)도 김철중(흑, 삼척 해상케이블카 3지명, 4승 6패)에게 2연승했다.

바둑TV 해설진(진행-하호정, 해설-김영환)이 꼽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김일환과 강훈의 제1국. 김일환은 비교적 속기 취향이고 강훈은 제한시간의 마지막 초읽기 1회까지 알뜰하게 사용하는 장고파인데 접근전의 몸싸움에 능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대국은, 우하귀 쪽 접전 중 쌍방의 돌이 쫓고 쫓기는 형태로 우변과 중앙, 하변에서 좌하귀까지 들불처럼 번져나갔는데 초반에는 흑의 포위망을 째고 나간 백이 기분 좋은 흐름이었다가 접전의 와중에 백의 행마가 다소 느슨해진 틈을 노린 흑의 역습이 주효하면서 형세가 뒤집어졌다. 백 쪽에도 기회는 있었다. 우하 쪽 접전에서도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고 좌하 쪽과 중앙으로 거칠게 뒤엉킨 경합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는데 조금씩 늦추다가 놓쳐버렸다. 중앙 백 대마가 크게 잡히고 좌변, 좌상귀까지 흑이 파고들어서는 실리의 격차가 너무 커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 대국이 ‘흑의 승리’라는 종착역에 다다를 무렵 제2국이 먼저 끝났다. ‘살아있는 전설’ 조치훈은, 그렇잖아도 부진한 정대상이 넘어서기에는 벅찬 상대였다. 방송카메라가 하이라이트에 집중하는 사이, 해설진이 바둑판을 들여다볼 사이도 없이 끝나버린 이 승부는 아름다운(?) 복기검토로 이어져 다행히 몇 컷의 사진을 남겼는데 제3국에서 심상치 않은 흐름이 감지됐다. 방송카메라가 돌아갔을 때는 이미 (관계자들이)무난하게 승리하리라 예상했던 장수영의 패색이 짙어져 있었다.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져 있긴 해도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었고 그동안 쌓아온 관록으로 비교해도 장수영의 패배를 예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상황은 이미 끝나 있었다. 김철중은‘내가 유리한 상황인지 잘 몰랐고 좌변 삭감에 실수해서 불리해진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러고도 이긴 걸 보니 꽤 좋았었던 것 같다’며 겸손하게 웃었으나 되돌려본 대국내용은, 초반부터 종반까지 리드를 잃지 않은 완승이었다. 팀의 승부가 1승 1패, 원점으로 돌아갔고 김일환과 강훈의 제1국이 ‘결정판’이 된 셈인데 종반에 집 차이가 제법 커져 이미 <삼척 해상케이블카>로 기울어진 승부였다.

두 팀의 승패로 인한 각 팀의 순위는 변화는 없으나 <부산 KH에너지>는 12라운 4경기에 출전하는 <김포 원봉 루헨스>가 승리하는 순간 2위로 밀려나게 된다. 2019 시니어바둑리그는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3~8위 팀들의 각축전도 흥미롭지만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노리는 <부산 KH에너지>와 <김포 원봉 루헨스>의 1위 다툼도 흥미진진하다.

2019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지난 대회보다 1억 3000만원이 증액된 5억 4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5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65만원, 패자 35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영상으로 생중계한다.

▲ 2019 시니어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로 접어든 현재 각 팀 순위. 포스트시즌의 두 자리는 막판까지 안개 속에 숨어있을 예정이다.


▲ 1승이 간절한 <삼척 해상케이블카>인데 가장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 상대전적도 나쁘다. 믿을 건 '이긴다!'는 의지밖에 없다.


▲ 복기를 좋아하는 조치훈 선생님. 오늘도 <부산 kh에너지> 선수 대기실은 열공 중.


▲ 상대전적의 열세를 극복하고 이겨야 하는 김일환(흑, 삼척해상케이블카). 1지명이 패하면 팀도 이길 수 없다.


▲ 슬럼프인 건 맞는데 대진운도 지독하게 좋지 않다 또 상대가 1지명, 그것도 리그 최강 조치훈이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한탄이 나올 만한 정대상(백, 삼척해상케이블카).


▲ 부진의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그걸 모르겠어서 답답한 장수영(백, 부산 KH에너지).


▲ 바둑 TV 해설진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제1국(김일환-강훈). 서로 만만치 않다.


▲ 역시나 제2국(조치훈-정대상)이 가장 빨리 끝났다. 방송카메라가 하이라이트에 몰두하는 사이 순식간에! 그래도 복기가 있어 사진 몇 장 남겼다.


▲ 오랜만에 시니어리그에 등장한 김철중. 의외로 긴장감도 없이 뚜벅뚜벅 이겨준다. 3지명이 5승 6패면 감독은 춤을 춰야 한다.


▲ 왜 이렇게 안 풀리지? 공부 진짜 열심히 하는데..두다 보니 차이가 크다.


▲ 1지명 김일환이 해냈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간절한 힘으로 넘어섰다. 리그 최강팀을 꺾었으니 아직 가능성은 무궁하다.


▲ 그것 참..너무 낙관했나? 그럼요, 중앙 백 대마를 너무 쉽게 버렸고 좌하 쪽 접전도 좌상귀를 허용한 것도 상변을 지키지 못한 것도 다 낙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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