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최정 대마 잡은 박정환

등록일 2020.01.04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
셀트리온, 화성시코리요 꺾고 3연승...7승 6패, 4위 부상
신진서, 개막 13연승...한 시즌 최다연승 신기록


2020년 새해를 여는 빅매치. 한국바둑의 남녀를 대표하는 두 기사의 대결에서 박정환 9단이 최정 9단을 이겼다.

2012년 9월 삼성화재배 본선에서 처음 만나 박정환 9단이 승리한 이후 좀처럼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두 사람이었다. 7년 4개월 만의 두 번째 만남이 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에서 이뤄졌다. 7년 전과는 위상이나 경험 면에서 확연히 달라진 최정 9단이 어떤 승부를 펼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두 팀. 6승 대열의 복판에서 4위와 5위로 이웃한 화성시코리요와 셀트리온이 7승 선점을 놓고 격돌했다.


최정 9단의 아킬레스건인 초반 포석의 약점이 이번에도 그대로 노출됐다. 박정환 9단이 이른 시기에 우세를 잡았다. 중계석의 이희성 해설자는 "최정 9단의 발이 묶인 느낌"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중원을 경영하는 박정환 9단의 보폭은 활달했다.

중반부터 두터움을 이용한 최정 9단의 추격이 시작됐다. 하변에서 전과를 올리면서 AI 그래프가 점차 호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위기감을 느낀 박정환 9단이 우변 승부처에서 칼을 뽑아들었다. 백 두 점을 내준 대가로 우상귀 흑 대마의 목을 겨눴다. 정확했다. 밖은 온통 백 천지라 흑은 몇발짝 가지 못했다. 개시한 지 1시간 17분, 176수 만에 대마가 잡히며 승부가 끝났다.

▲ 미리 절대 선수(빨간 세모) 자리를 교환했더라면 흑 대마는 안전했다. 최정 9단은 그 수가 혹시 공배를 채우는 자충이 될까 봐 망설였던 것인데, 그 빈틈을 박정환 9단이 정확하게 찔렀다.


최정 9단을 상대로 2승째를 거둔 박정환 9단의 승리는 이날 경기의 선취점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후의 네 판은 모두 셀트리온이 가져 갔다. 신진서 9단, 조한승 9단, 한상훈 8단의 릴레이 승리로 팀 승리를 결정한 다음 최종국에서 이호승 4단이 격차를 벌렸다.

'리그 제왕' 신진서 9단은 송지훈 5단을 재차 불계로 제압하고 개막 13연승을 달렸다. 13연승은 자신이 두 차례나 기록한 12연승을 넘는 한 시즌 최다연승 신기록이다. 9연승으로 마친 지난 시즌을 합한 연승 숫자는 22연승. 19연승부터 신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6라운드부터 이어진 6연패에 신음하던 한상훈 8단이 홍기표 8단을 꺾고 마침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중반까지 좋았던 홍기표 8단의 패인은 우변 백 대마를 지나치게 추궁한 것.


이 밖에 셀트리온은 한상훈 8단이 혹독했던 6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퓨처스 이호승 4단은 전반기에 이어 다시 원성진 9단을 꺾는 등 잇단 경사에 환호하며 4연패 후의 3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혼돈의 6승 대열을 벗어나 7승에 안착하며 7위까지 밀렸던 순위도 4위로 끌어올렸다. 2위 Kixx(7승5패)와는 불과 반 게임차. 백대현 감독은 "선두 물가정보 외에는 승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2위를 목표로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4일 포스코케미칼(5승7패.7위)과 수려합합천(6승5패.3위)이 14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건호-박종훈, 최철한-박영훈, 변상일-이지현, 이창석-박승화, 김세동-박상진. 전반기엔 수려합합천이 3-2로 승리한 바 있으며 변상일-이지현(승), 김세동-박상진(승)은 리턴매치다.

▲ 장고 A: 2시간, 장고B: 1시간, 속기 10분.




▲ 속기에서 2시간 장고대국으로 자리를 바꾼 전반기의 재대결에서 신진서 9단(오른쪽)이 송지훈 9단을 다시 꺾고 상대전적 3승을 기록했다. "초반엔 좀 안 좋았는데 하변 접전에서 백돌을 잡으면서 이길 수 있었다"는 국후 소감.


▲ 랭킹과 지명, 상대전적(3승) 등 모든 면에서 앞선 조한승 9단(왼쪽)이었지만 올 시즌의 최재영 5단은 사람이 달라진 지 오래다. 시종 밀고 당기는 샅바싸움이 오간 끝에 조한승 9단이 반집을 남기는 것으로 낙착.


▲ 전반기에 원성진 9단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했던 이호승 4단(오른쪽)이 이번에는 돌 수만 44개에 달하는 매머드급 백 대마를 포획하며 팀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 시즌 초반의 좋았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셀트리온. 다음 15라운드는 1위 한국물가정보와 대결한다.


▲ 지난 라운드를 쉰 후 연승의 흐름이 끊긴 화성시코리요. 다음 상대는 수려합합천이다.


▲ "작년에는 기대보다는 좋은 성적이 나왔는데 올해는 노력해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신진서 9단)

"(다음 라운드 상대인) 물가정보와는 전반기에 겨뤄 승리를 했었고 최근에 신진서 선수의 연승, 이호승 선수가 살아나고 있고 한상훈 선수도 연패를 끊어서 좋은 승부를 펼치도록 하겠다." (백대현 감독)


▲ 올 시즌 12승1패로 순항 중인 박정환 9단. 이달 말 KB리그의 정규시즌이 끝나면 2월에는 신진서 9단과 치르는 LG배 결승과 농심배 마지막 라운드, 춘란배 등 굵직한 일정들이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2월 한달은 거의 매일 대국을 해야 할 판.


▲ 2년 만에 복귀한 이번 시즌에서 4지명으로 6승6패를 기록 중인 최정 9단. 그녀를 기다리는 무대, 지지옥션배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