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포스코케미칼, 벼랑 끝 싸움에서 부안 곰소소금 꺾고 첫 승
6월의 11일(목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포항 포스코케미칼(이영신 감독)과 부안 곰소소금(김효정 감독)의 4라운드 1경기가 펼쳐졌다. 두 감독 모두 자상한 배려의 마음으로 선수들을 이끄는 덕장이다.
전기 챔피언 팀과 상위 팀의 격돌이지만 두 팀 모두 뜻밖에 3연패를 당해 2020 여자바둑리그 개막 이전의 느긋한 분위기하고는 전혀 다른 상황, 한 팀은 반드시 패배의 늪에서 벗어나고 다른 한 팀은 4연패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
김진훈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이 경기의 오더를 보면, 장고대국으로 펼쳐지는 제1국부터 제2, 3국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1~3지명끼리 마주쳤다. 제1국은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3패)과 오유진(부안 곰소소금 1지명, 1승 2패)의 에이스격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한 걸음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가 되겠다. 상대전적은 오유진 기준으로 7승 3패.
제2국은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1승 2패)과 허서현(부안 곰소소금 2지명, 2승 1패)의 대결. 김다영은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상승세를 타던 허서현도 지난 경기에서 천적 조승아(인천 EDGC 1지명)에게 패하면서 주춤, 제동이 걸린 상태. 상대전적은 김다영 기준 2승 1패. 기량보다는 대국에 임했을 때의 컨디션, 기세 등이 더 큰 영향을 끼칠 싸움으로 보인다.
제3국은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 2패)와 이유진(부안 곰소소금 3지명, 2패)이 맞붙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팀의 기대를 모았는데 아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2패씩만을 안고 있어 승리의 갈증이 뜨겁다. 상대전적은 권주리 기준 3승 1패.
바둑TV 중계팀(진행-류승희, 해설-최명훈)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과 허서현(부안 곰소소금)의 2지명 대결.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과 오유진(부안 곰소소금)의 1지명 싸움은 장고대국이라 간간이 살펴보는 정도였는데 흑(오유진)이 상변에서 우상귀로 연계되는 큰 세력을 쌓고 백(박지은)은 우하귀의 실리와 하변 세력으로 우하 쪽 흑 일단을 은근히 위협하는 형태. 그러나 험악하지 않은 잔잔한 흐름으로 중반전을 넘어서고 있을 때 제2국이 끝났다.
제2국은 중반 초입, 우상귀 흑의 세력권으로 도전해간 백(허서현)의 기세와 의욕은 충만했으나 전술이 좋지 않았다. 중앙에 백의 단점이 남겨진 상태에서 좌하귀 쪽 접전으로 전환했다. 흑의 의도로 패가 발생한 상황에서 백이 우변의 절대팻감을 활용하지 않고 상변의 작은 팻감을 썼고 흑이 패를 해소하면서 AI의 승률이 흑(김다영)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상변에서 백이 사는 과정에서도 큰 실수가 나왔다. 안형을 확보해야 할 상황에서 그냥 뻗어 궁도를 넓히는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급소를 치중당해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고 흑의 안전운행에 힘입어 상변을 살린 뒤에도 중앙에서 또 한 번 자충의 실착을 범하는 바람에 대마가 위태로워졌다. 결국, 중앙 대마가 탈출불가에 이르러 허서현도 더 견디지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선승.
뒤이어 가장 늦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장고대국(제1국)이 제3국보다 먼저 끝났다. 균형이 잘 어울린 형세의 중반, 우상귀로 붙여간 백(박지은)의 취향에 문제가 있었다. AI는 안쪽으로 젖혀 귀살이를 하면 백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안내. 우상귀에서 바깥쪽으로 젖힌 백 일단이 미생마로 쫓기면서 흑의 우위가 굳어졌는데 박지은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좌상 쪽 절묘한 타이밍의 응수타진에 오유진(흑)이 곱게 받아주지 않고 반발했는데 그때 백이 내부에서 끊어 흑의 사활을 강요했으면 형세 역전이었다. 결국, 이 대국에서도 오랜 휴식기에서 돌아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박지은의 실전감각이 문제가 됐다.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놓고 한순간의 판단착오로 형세를 악화시켰다. 종반에는 우하귀 쪽 흑 대마를 위협하면서 중앙 흑 일단을 차단, 포획하는 데 승부를 걸었는데 여기서도 실수를 범해 별 대가 없이 흑 일단이 살아가면서 그대로 승부도 끝났다. 팀의 승부는 1승 1패 원점으로 돌아가 제3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제1국이 종반으로 치달릴 무렵 비슷한 속도로 종착역을 향하던 제3국이 난전에 난전을 거듭하며 10시 38분까지 늘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좌변, 좌하귀 쪽 마무리만 남겨진 상황에서 벌어진 중앙전이 벌어질 때만 해도 AI 승률 60~70%를 오르내리며 앞서가던 권주리(백)가 갑자기 상변 흑 대마와 얽힌 백 대마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난조를 보여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다. 쌍방 마지막 초읽기에 쫓겨 누가 더 큰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승부였다. 이유진(흑)의 승리가 굳어졌다고 생각한 순간 좌상 쪽 흑의 급소를 통타하는 치중수가 떨어졌고 형세가 요동치면서 다시 대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승부가 걸린 좌하귀 쪽 패를 통해 좌상 쪽 흑 3점을 선수로 크게 삼킨 권주리가 형세를 재역전시키며 팀의 승리까지 결정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네 번째 경기 만에 첫 승을 기록했고 부안 곰소소금은 4연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전기 챔피언 팀과 상위 팀의 격돌이지만 두 팀 모두 뜻밖에 3연패를 당해 2020 여자바둑리그 개막 이전의 느긋한 분위기하고는 전혀 다른 상황, 한 팀은 반드시 패배의 늪에서 벗어나고 다른 한 팀은 4연패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
김진훈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이 경기의 오더를 보면, 장고대국으로 펼쳐지는 제1국부터 제2, 3국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1~3지명끼리 마주쳤다. 제1국은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3패)과 오유진(부안 곰소소금 1지명, 1승 2패)의 에이스격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한 걸음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가 되겠다. 상대전적은 오유진 기준으로 7승 3패.
제2국은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1승 2패)과 허서현(부안 곰소소금 2지명, 2승 1패)의 대결. 김다영은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상승세를 타던 허서현도 지난 경기에서 천적 조승아(인천 EDGC 1지명)에게 패하면서 주춤, 제동이 걸린 상태. 상대전적은 김다영 기준 2승 1패. 기량보다는 대국에 임했을 때의 컨디션, 기세 등이 더 큰 영향을 끼칠 싸움으로 보인다.
제3국은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 2패)와 이유진(부안 곰소소금 3지명, 2패)이 맞붙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팀의 기대를 모았는데 아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2패씩만을 안고 있어 승리의 갈증이 뜨겁다. 상대전적은 권주리 기준 3승 1패.
바둑TV 중계팀(진행-류승희, 해설-최명훈)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과 허서현(부안 곰소소금)의 2지명 대결.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과 오유진(부안 곰소소금)의 1지명 싸움은 장고대국이라 간간이 살펴보는 정도였는데 흑(오유진)이 상변에서 우상귀로 연계되는 큰 세력을 쌓고 백(박지은)은 우하귀의 실리와 하변 세력으로 우하 쪽 흑 일단을 은근히 위협하는 형태. 그러나 험악하지 않은 잔잔한 흐름으로 중반전을 넘어서고 있을 때 제2국이 끝났다.
제2국은 중반 초입, 우상귀 흑의 세력권으로 도전해간 백(허서현)의 기세와 의욕은 충만했으나 전술이 좋지 않았다. 중앙에 백의 단점이 남겨진 상태에서 좌하귀 쪽 접전으로 전환했다. 흑의 의도로 패가 발생한 상황에서 백이 우변의 절대팻감을 활용하지 않고 상변의 작은 팻감을 썼고 흑이 패를 해소하면서 AI의 승률이 흑(김다영)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상변에서 백이 사는 과정에서도 큰 실수가 나왔다. 안형을 확보해야 할 상황에서 그냥 뻗어 궁도를 넓히는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급소를 치중당해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고 흑의 안전운행에 힘입어 상변을 살린 뒤에도 중앙에서 또 한 번 자충의 실착을 범하는 바람에 대마가 위태로워졌다. 결국, 중앙 대마가 탈출불가에 이르러 허서현도 더 견디지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선승.
뒤이어 가장 늦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장고대국(제1국)이 제3국보다 먼저 끝났다. 균형이 잘 어울린 형세의 중반, 우상귀로 붙여간 백(박지은)의 취향에 문제가 있었다. AI는 안쪽으로 젖혀 귀살이를 하면 백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안내. 우상귀에서 바깥쪽으로 젖힌 백 일단이 미생마로 쫓기면서 흑의 우위가 굳어졌는데 박지은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좌상 쪽 절묘한 타이밍의 응수타진에 오유진(흑)이 곱게 받아주지 않고 반발했는데 그때 백이 내부에서 끊어 흑의 사활을 강요했으면 형세 역전이었다. 결국, 이 대국에서도 오랜 휴식기에서 돌아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박지은의 실전감각이 문제가 됐다.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놓고 한순간의 판단착오로 형세를 악화시켰다. 종반에는 우하귀 쪽 흑 대마를 위협하면서 중앙 흑 일단을 차단, 포획하는 데 승부를 걸었는데 여기서도 실수를 범해 별 대가 없이 흑 일단이 살아가면서 그대로 승부도 끝났다. 팀의 승부는 1승 1패 원점으로 돌아가 제3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제1국이 종반으로 치달릴 무렵 비슷한 속도로 종착역을 향하던 제3국이 난전에 난전을 거듭하며 10시 38분까지 늘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좌변, 좌하귀 쪽 마무리만 남겨진 상황에서 벌어진 중앙전이 벌어질 때만 해도 AI 승률 60~70%를 오르내리며 앞서가던 권주리(백)가 갑자기 상변 흑 대마와 얽힌 백 대마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난조를 보여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다. 쌍방 마지막 초읽기에 쫓겨 누가 더 큰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승부였다. 이유진(흑)의 승리가 굳어졌다고 생각한 순간 좌상 쪽 흑의 급소를 통타하는 치중수가 떨어졌고 형세가 요동치면서 다시 대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승부가 걸린 좌하귀 쪽 패를 통해 좌상 쪽 흑 3점을 선수로 크게 삼킨 권주리가 형세를 재역전시키며 팀의 승리까지 결정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네 번째 경기 만에 첫 승을 기록했고 부안 곰소소금은 4연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