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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물가', 선수들은 승리로 답했다

등록일 2020.12.04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1경기
한국물가정보, 킥스에 3-2 승


"한국물가정보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는데 오늘이 딱 그날이에요." (최유진)
"물가정보 선수들이 오늘은 특히나 집중해서 두겠네요." (송태곤)

다른 날은 몰라도 이런 날은 꼭 이기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겼다. 3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1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한국물가정보가 리그 최장수팀 킥스를 3-2로 꺾고 특별한 날을 자축했다.

▲ 지난 시즌 '그대로'인 한국물가정보와 이번에 감독 빼고 다 바뀐 킥스가 올 들어 최장인 7시간 40분 동안 공방을 펼쳤다.


1~3국을 연속 제압하며 스트레이트 승부를 냈다. 2라운드 들어 유일하게 성사된 신민준-안성준의 1지명 맞대결이 하이라이트였다. 99년생 랭킹 3위와 군복무를 마친 8살 위의 랭킹 9위가 팀 승패와 자존심을 어깨에 짊어지고 격전을 펼쳤다.

저녁 6시 반에 시작해 계가를 마친 시각은 8시 57분. 속기로 301수, 2시간 30분 가까이 펼쳐진 대국에서 신민준 9단이 지난 경기(최정 9단)에 이어 또 한번 지옥에서 부처님을 봤다. 완전히 넘어간 듯 보였던 국면을 노림수로 흔들고 뒤집었다. 마지막엔 쌍방 큰 실수가 오가면서 반집이 춤을 췄다.

▲ 최후에 반집승을 확인한 신민준이 아찔한 표정을 짓고 있다.


"또 패싸움을 해요(?)" 박영훈-강동윤 전 보던 중계석 비명

한국물가정보는 이보다 앞선 장고B에서 박하민이 박승화를, 뒤에 끝난 장고B에서 배테랑 허영호가 신참 백현우를 물리치며 3-0으로 일찍 승부를 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2라운드 첫경기를 잇는 개막 2연승.

킥스는 후반 속기전에서 돌아온 김정현이 안정기를, 2지명 맞대결에서 박영훈이 강동윤을 상대로 투혼의 반집 역전승을 거두는 등 선전했으나 앞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연속 3-2 패배. 시즌 초반의 행보가 매끄럽지 못한 전철을 다시 밟고 있는 킥스다.

▲ 밤 10시 조금 넘어 시계를 흘끗 봤던 박영훈(왼쪽). 그 정도로 바둑이 너무 나빠 던질까를 고민하던 찰나에 강동윤에게서 치명적인 실수가 튀어나왔다. 이후는 길고 긴 패싸움의 연속. 무려 330수를 두고 밤 11시 40분에 종료한 결과 끝내기의 박영훈이 딱 반집을 남겼다.


4일엔 셀트리온(백대현 감독)과 바둑메카의정부(김영삼 감독)가 2라운드 1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이태현-김지석(2:4), 강승민-박상진(0:1), 원성진-이원영(4:1), 신진서-설현준(4:0), 조한승-문민종(1:0,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 장고 A: 각 2시간, 장고B: 각 1시간, 속기: 10분, 40초 초읽기 5회


▲ 12년 차이 띠동갑인 두 기사. 대국 개시 4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100수를 넘길 정도로 느리게 진행된 2시간 장고대국에서 허영호 9단(오른쪽)이 백현우 2단을 상대로 고참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 양팀의 3지명 '허리대결'에서 박하민 8단(왼쪽)이 완승의 흐름으로 박승화 8단에게 불계승.


▲ 김정현 8단(오른쪽)을 상대로 공격의 나팔을 불다가 순간의 착각으로 요석을 뜯기며 거꾸로 쫒기는 처지가 된 안정기 6단. 승부도 그걸로 끝.


▲ 회사 창립 50주년 기념일에 축포를 쐈다.


▲ 두 경기 연속 아쉬운 패배를 맛봤다.


▲ '바둑리그의 이동국' 김정현 8단. 리그에서 승리를 맛보기는 3년 2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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