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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의 첫승으로 2021년 시작됐다

등록일 2021.01.02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6라운드 2경기

컴투스타이젬, 셀트리온에 '2패 후 3연승'
심재익, 대역전 발판...강승민 꺾고 리그 6연승


전날 2020년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이튿날 바로 2021년의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시즌부터 반상의 겨울리그로 변신한 KB리그의 새로운 풍속도다. 이제는 익숙해진 이런 휴식 없는 일정은 다음달 말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숨가쁘게 이어진다.

신축년을 맞는 첫 무대에서는 리그 1위를 수성하고자 하는 기존 팀과 한시 바삐 상위권으로 올라서고자 하는 신생팀이 만났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의 기억을 떨치고 이제부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갔으면 하는 심정의 두 팀이 2021년의 첫 경기를 벌였다.

▲ 새해를 여는 첫 경기에서 예상치 않은 '2패 후 3연승'의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시즌 두 번째의 '2패 후 3연승'이 나왔다. 지난 3라운드 1경기에서 바둑메카의정부를 상대로 첫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던 컴투스타이젬이 이번에도 주인공이 됐다(1일 저녁 KB국민은행 바둑리그 6라운드 2경기)

리그 1위면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셀트리온을 맞아 한승주 7단과 최정 9단의 연패로 패색이 짙었으나 '팀의 희망' 심재익 4단이 대역전의 발판을 놓은 다음 '원투 펀치' 나현.이영구 9단의 연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종료 시간은 밤 10시 49분.

▲ 1시간 장고대국에서 3시간 56분의 격전을 치른 두 기사. 원성진 9단(왼쪽)이 골인 직전에 맞은 대역전패의 위기를 용케 극복해내며 리그 6연승을 달렸다. 3년 전 KB리그에서 최정 9단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한 상대전적은 1승1패.


'갓재익'은 옛말...이제는 '심진서(?)'

수훈은 이번에도 팀의 막내이자 5지명인 심재익이었다. 전날 크라운해태배에서 설현준 6단에게 패해 22연승이 끊겼음에도 아랑곳 않고 2시간 장고대국에 처음 출전해 강승민 7단을 돌려세웠다. 팀이 초반 2패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대역전의 연결고리가 된 귀중한 1승이었다.

심재익 4단 개인으로는 시즌 6연승. 46위 허영호 9단, 19위 김명훈 7단, 13위 설현준 6단, 15위 최철한 9단, 33위 윤준상 9단, 20위 강승민 7단을 차례로 꺾었다. 최근의 눈부신 활약에 인터넷상에선 '갓재익'으로 불리는 심재익 4단이다. 이희성 해설자는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엔 컴투스타이젬의 5지명은 '심진서'라는 재치 있는 비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외의 인기를 전했다.

▲ '젊은 지략가'인 컴투스타이젬 안형준 감독의 전술의 핵이 된 심재익 4단. 이희성 해설자는 "필시 신진서 9단을 피해 2시간 장고대국에 출전시켰을 것이고, 여기서 이겨준다면 후반 역전이 가능하다는 안 감독의 작전이 딱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이날의 승인을 설명했다.


나아가 이날 후반에 팀의 원투 펀치인 나현.이영구 9단이 처음 승리를 합작한 데 대해 문도원 진행자는 "컴투스타이젬의 오랜 숙제가 한꺼번에 풀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라운드까지 나란히 1승4패에 머물며 체면을 구겨왔던 두 사람이기에 앞으로의 정상 가동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소리였다.

이날 승리로 3승3패가 된 컴투스타이젬은 5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반면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셀트리온은 4승2패. 일주일 만에 3위로 내려앉으며 보다 힘든 선두권 경쟁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됐다.

▲ 모두 일어서서 원성진 9단-최정 9단의 대국을 지켜보고 있는 셀트리온 검토실. 이 때만 해도 역전패라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분위기였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일 포스코케미칼(2승3패)과 한국물가정보(4승1패)가 6라운드 3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박건호-신민준(0:2), 이창석-강동윤(0:3), 최철한-허영호(12:4), 변상일-안정기(2:0), 김상천-박하민(0:0,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 장고A: 2시간. 장고B: 1시간(초읽기 1분 1회) 속기: 10분(40초 초읽기 5회)




▲ 무게감 있는 양 팀 2.3지명 대결에서 상대전적 4승1패의 우위를 앞세운 나현 9단(오른쪽)이 조한승 9단에게 2집반승, 초반 4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약간 불리한 국면으로 출발했지만 이후의 운영이 과감하고도 완벽했다는 중계진의 평가가 있었다.


▲ 이날 다섯 판 중에서 유일하게 완승으로 끝을 맺은 대국. 지명과 랭킹, 상대전적(5승1패)에서 모두 우위에 있는 이영구 9단(왼쪽)이 이태현 7단을 불계로 제압하고 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 팀이 거둔 3승 중 2승을 대역전극으로 마무리 한 컴투스타이젬. 그 중심에 역대 최연소 안형준 감독(32. 사진 오른쪽)과 심재익이 있다.


▲ "작년보단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세계대회에서 최대한 우승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으론 나가지 않은 바둑TV와의 인터뷰에서 새해 각오를 밝히는 신진서 9단.


▲ 같은 인터뷰에서 최정 9단이 남긴 말은 "작년엔 조금 부진했던 것이 사실인데 그 아쉬움을 발판 삼아 올해는 훨씬 더 멋있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것.


▲ '황소 3총사'의 일원으로 소띠해를 기분 좋게 출발한 원성진 9단.


▲ 말이 필요없다. 무엇이 이 순박한 청년을 이렇게 바꿔 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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